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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실패는 새로운 발견을 위한 과정이다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박호석

    실패는 새로운 발견을 위한 과정이다

    우리 대학 총동창회는 2019년을 기점으로 13억 원의 기금을 조성해 뛰어난 연구 실적을 인정받고, 노벨상 수준의 잠재력을 지닌 교수들에게 성균노벨상을 수상하고 있다. “세계적인 석학들과 활발한 글로벌 네트워킹을 통해 지속적으로 연구성과를 창출해 우리 대학의 위상을 더욱 제고해 달라”는 윤용택 총동창회장의 말과 함께 2023년 성균노벨상의 기쁨은 박호석 교수에게 돌아갔다. 그는 우리 대학 화학공학 / 고분자공학부에 재직 중이며 에쓰오일과학문화재단 차세대과학자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표창,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수상했고 SKKU-Fellowship 교수 13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Q. 성균노벨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과분한 상을 주신 성균관대학교, 학교 법인, 특히 기금을 마련해주신 학교 동창회 분들께 깊은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열정을 다해 좋은 연구 성과를 내준 연구실 제자들과 연구원들 그리고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좋은 환경과 아낌없는 지원을 해주신 성균관대학교와 학부 교수님들, 동료 연구자들에게도 수상의 영광을 돌립니다. 특히, 연구자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도록 언제나 저에게 큰 힘이 되어준 아내와 아들, 딸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는 말을 전하고 싶어요. 수상의 기쁨만큼이나 연구자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한편으로 느끼기도 합니다. 빠르지는 않더라도 한 걸음 한 걸음 초심을 잊지 않고 묵묵히 정진하겠습니다. Q. 현재 진행하고 계신 연구가 궁금합니다. 저는 주로 에너지 저장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특히 2차원 반도체로 그래핀을 대체할 수 있는 신소재로 주목 받는 포스포린(phosphorene)의 나노 구조화 및 화학적 표면 제어를 통해 기존의 포스포린으로 달성할 수 없었던 새로운 에너지 저장 메커니즘을 규명했어요. 이를 통해서 포스포린의 새로운 물성 구현과 기존 소재의 한계를 극복하는 데 기여하기도 했습니다. 포스포린은 2600mAh/g 정도로 상용 흑연 대비 7배 정도의 고용량을 가지고 있고, 흑연에서 그래핀으로 박리하는 것과 같이 층상 구조에서 2차원 포스포린을 나노구조로 제조하면 특이한 물리적 성질을 보여주어 신소재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고용량 소재들과 유사하게 300% 이상의 큰 부피팽창과 낮은 전기전도로 인해서 충전·방전 안정성과 율속 특성이 저하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 2차원 포스포린의 표면 구조를 원자 레벨로 정밀하게 제어해 기존의 alloying/dealloying 배터리 가동이 아닌 빠르고 가역적인 분자 레벨 표면 레독스 에너지 저장 거동을 보여주는 것을 실시간 고도 분석 기술과 이론적 계산을 통해서 규명했습니다. 이를 통해 고효율·고출력·고안정성의 포스포린 기반 에너지 저장 신소재를 개발했어요. Q. 성균노벨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이 상을 받기까지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요. 저를 포함한 모든 연구자는 동일한 루틴을 반복합니다. 어떤 문제를 해결할 것 인지 정의하고 이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해결 방안을 찾는 거죠. 좋은 해답을 찾기 위해서는 문제 정의에 대한 질문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해답을 찾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한 아이디어가 남들보다 얼마나 뛰어난지를 고려하기보다는 남들과 어떠한 차별성이 있는지 항상 고민하곤 해요. Excellence, 우수성보다는 Originality, 독창성에 우선순위를 두고 연구하고 있습니다. Q. 학창 시절 어떤 학생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지금은 영광스러운 상을 받았지만, 학창 시절 특별한 학생은 아니었습니다. 그저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요즘은 어린 학생들 사이에서 과학자가 장래희망 선호도 중 순위가 아주 낮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 한창 꿈을 키워나갈 친구들과 같은 나이었을 때, 또래들 사이에서 장래희망으로 과학자가 제일 인기가 많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저도 어렸을 때 항상 과학자가 되고 싶다고 쓰기도 했고요. 어떤 사명감이 있어서 과학자라고 했던 것은 아니었어요. 무언가 제 적성과 잘 맞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스스로하고 잘 맞는 분야를 찾게 된 것은 큰 행운인 것 같습니다. Q. 연구를 진행하며 인상 깊은 에피소드가 있었나요? 포스포린 연구 결과는 그전에 발표한 그래핀에 인(phosphorus) 원자를 도핑하는 일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처음 아이디어와 달리 인 원자가 그래핀 표면에서 쉽게 산화가 되었기에 연구 초기엔 이번 실험이 실패했다 생각하기도 했어요. 실패했다고 생각하던 중, 산화된 인 원자가 오히려 그래핀의 에너지 저장용량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실패한 결과에 대한 원인을 찾고, 왜 그런지에 대해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얻게 된 우연한 결과이지요. 연구자에게 실패라는 것은 새로운 발견을 위한 과정인 것 같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더욱 저의 신념에 맞는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발전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앞서 Originality, 독창성을 지향한다고 말씀드렸지만, 냉정하게 현재까지 저의 연구 결과를 돌아보면 Excellence, 우수성을 독창성보다 추구하는 결과를 주로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저 자신에게 뿐만이 아니라 동료 연구자들에게 객관적으로 인정받는 독창적인 연구 분야를 개척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웃음) Q. 연구하면서 힘든 점이 있으신가요? 저만 느끼는 힘든 점이라기 보다 많은 교수분이 느끼고 계실 연구 과정 중의 어려움이 살짝 있긴 합니다. 연구실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연구비를 수주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 연구원을 모집해서 지도해야 합니다. 끊임없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야 하기도 하고요. 이 일을 계속해서 반복해야 하는 것이 모든 연구책임자가 느끼는 스트레스라고 생각합니다. 연구를 중단하지 않는 한, 이러한 굴레를 벗어날 수 없으니까요. 가능하면 연구와 일, 개인적인 시간을 분리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본인만의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불안감을 떨쳐내기 위한 저만의 방법을 천천히 찾아나갔기에 어려움을 마주할 때마다 이겨내고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과학인이 되기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제가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이런 조언을 할 자격이 있는지 모르겠지만, 혹시나 도움이 될 수도 있으니 제 경험과 느낀 바에 대해서 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성균관대 학생들은 충분한 역량과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연구에 대한 열정을 잃지 않고 작은 것들을 하나씩 꾸준하게 이루다 보면 자신감이라는 게 어느 날 생기게 될 거예요. 그렇게 실력이 쌓이다 보면 어느 순간인가 미래에 대한 비전도 보이기 시작합니다. 위기를 헤쳐 나갈 수 있는 것도,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없앨 수 있는 것도 결국 자기 실력이에요. 이러한 실력은 절대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불안하더라도 쉽게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목표를 놓지 않는다면 분명 원하던 바를 달성할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파이팅 하시길 바랍니다. 성균웹진 윤지민 기자

    • No. 33
    • 2023-05-23
    • 7088
  • 도전과 개척을 통해 얻는 성취감

    국정전문대학원 전희정

    도전과 개척을 통해 얻는 성취감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행정학과 전희정입니다. 저는 2010년에 미국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해외 대학에서 근무하다 2015년 성균관대학교에 와서 강의를 진행 중입니다. <사회적 가치와 주택 정책>, <도시 행정론>, <지역문제 해결 캡스톤>과 같이 도시와 관련된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들이 궁금합니다. 구체적으로 하나만 설명 부탁드립니다. 건강과 도시 환경의 관련성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첫 번째로, 저는 요즘 우리나라 지역 불균형 문제에 관심이 많아요.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격차가 계속해서 심해지고 있잖아요. 그리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행정중심복합도시 개발, 혁신 도시 개발 등 다양한 정책적인 노력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정책의 효용을 건강 격차의 측면에서 연구하고 있어요. 우선 지역 간 건강 격차를 조사하기 위해 GIS(공간 분석 기법) 등을 활용해서 분석했습니다. 예상대로 수도권 지역은 상대적으로 사망률이 낮고, 건강 지수가 높은 지역끼리 클러스터가 형성되는 경향이 있었어요. 비수도권 지역은 반대로 건강 지수가 낮은 지역끼리 클러스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이 격차는 조금씩 완화되긴 하지만, 정부의 의도대로 크게 완화되지는 않아서 이런 연구에 관심이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과 관련해서 관심을 가진 분야도 있습니다. 코로나 시기 전과 후에, 도시 환경 요인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아직 초기연구이긴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의 사람들은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 인구 밀도가 낮은 지역에서는 스트레스 수치가 낮다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Q. 과거와 현재의 연구가 달라진 부분이 있다면? 과거에는 주거환경 만족도, 근린환경, 주택가격 변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을 연구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제 분야를 좀 더 넓혀 도시환경과 공중보건 분야의 융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얼마전에 주거 빈곤이 청년들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를 국제학회에서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새로운 연구 방법을 적용해 왔습니다. 소프트웨어학과의 교수님과 협업해서 인공지능, 딥러닝을 활용한 교통사고 다발 지역을 예측하는 등의 새로운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Q. 도시 및 주택정책 연구실 페이지에 들어가 보니 정말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 오셨던데, 가장 기억에 남는 연구와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우리나라에 대림동이라는 지역이 있어요. 중국 동포들의 최대 밀집 지역입니다. 거기에서 직접 질적 연구, 그러니까 대림동 거주민들과의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연구는 역발상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사회적 자본이 커뮤니티의 활성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하는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습니다. 저는 이 관계가 역으로도 성립하지 않을까 하는 발상을 했습니다.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한 노력들이 대림동 거주민들 간 사회적 자본을 증진시킬 수 있다는 것이죠. 쓰레기 무단 투기나 안전문제 등 주거 환경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개발 활동이 사회적 자본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선순환적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연구가 기억에 남는 이유는 ‘커뮤니티 개발 활동들이 어떻게 사회적 자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또 사회적 자본이 커뮤니티 활성화에 어떻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그 선순환적 관계로서 다문화사회에 대비할 수 있는 framework를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직접 발로 뛰며 연구를 진행해서 힘들긴 했지만 그만큼 더 기억에 남는 연구였던 것 같아요. Q. 교수님의 연구 대부분이 도시환경, 정책에 관한 내용입니다. 해당 주제들이 교수님의 연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행정학이란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책을 다루는 학문입니다. 그런데 저는 그중에서도 도시 환경에서 일어나는 문제점들, 도시와 인간의 상호작용에 관심이 많았어요. 다양한 특성을 가지는 도시들이 존재하고 그 내부에서 도시와 인간의 상호작용 또한 다양하게 이루어져요. 이러한 상황들이 저에게는 매우 흥미로워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그러다 보니 도시 환경 측면에서 정부가 어떤 대안을 제시해야 소위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는지에 관심이 가더라고요. Q. 교수님이 생각하는 해결이 시급한 도시 문제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주택 정책을 전공해서 그런지, 인간에게 필요한 의식주 중에 ‘주’를 중요시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연구와 같은 맥락인데, 주거 안정화 문제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택이 우리의 삶의 질에 매우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가 많이 관심이 있는 분야이기도 하고요. 주거 시설, 주거 비용의 문제해결 뿐 아니라 개별주택 주변의 근린환경의 활성화 방법에 관하여 고민하는 편입니다. Q. 이번 학기 <지역문제 해결 캡스톤> 수업을 진행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주제와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되었는지 소개해 주세요. 학생들이 학부생일 때 실질적 문제 해결 경험을 해보면 좋을 것 같아서 이 수업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제 전공 분야가 도시 정책이니 지역문제 해결 캡스톤 수업으로 자연스럽게 주제가 정해진 것 같아요. 지역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을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대안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수업이 진행됩니다. 학교 주변에도 많은 지역 문제가 있어요. 통학이 어려운 학생들은 지속적으로 오르는 주거비용 때문에 고민이 많고, 코로나 이후 상권이 많이 쇠퇴하기도 했어요. 이러한 다양한 문제 중 하나를 학기마다 선정하고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제시합니다. 이번 학기에는 우리 대학 캠퍼스 내 보행 환경을 분석하고, 그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도록 했습니다. 시험은 없고, 학생들끼리 조를 구성해서 직접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불편한 점을 제시하고, 다른 보행자들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문제와 대안을 제시합니다. 캡스톤 수업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제게도 효능감을 줍니다. 모든 대안이 모여 하나의 계획이 되고, 수업 마지막에는 결과물이 제시되는 수업이기 때문이에요. 결국 학생과 교수 양방의 입장에서 모두 얻는 것이 많은 수업인 것 같습니다. Q.앞으로 이 수업이 계속 진행된다면, 이번 학기 진행된 수업과 어떻게 달라지고 발전해 나갈까요? 아직 학기 중이라 크게 보완해야 하는 점은 눈에 띄지 않습니다. 그것보다는, 이후 학기에 이 수업이 다시 개설되면 지자체와 협력해서 지역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시도를 해보고 싶어요. 학교 안에서 했던 활동들을 확장해 나가는 거죠. 실제로 제가 미국에 있을 때 조지아주 뉴난시의 Chalk Level이라는 쇠퇴해 가는 동네를 재생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력하고 문제를 해결했던 경험이 있어요. 이 경험을 수업에서 유사하게 진행하면서 수업의 지평을 넓히고 싶습니다. Q. 행정학 연구자로서, 향후 어떤 목표를 갖고 계신가요? 예전에는 연구자로서 실적을 많이 쌓아야 한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지금은 제가 하는 연구를 통해 정책적 대안, 정책적 함의를 제시하고 그것이 실질적으로 이용되어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Q. 인간 ‘전희정‘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도전을 통해 얻는 성취감’인 것 같습니다. 기존에 잘 알지 못하던 방법론을 배우기 위해 도전하고, 다른 분야의 교수님들과 협업하여 새로운 분야를 개척해서 얻는 성취에 재미를 느낍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스트레스도 받지만, 그걸 해결하고 나서 얻는 ‘한 단계 올라가는 느낌’이 저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라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학생들, 그리고 행정학 연구자의 길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다양한 것들을 경험하는 것이 좋아요. 20대 때 많은 것을 경험할 여러 기회들이 주어지는데, 학생들이 그걸 활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우리 대학에도 ‘우수 학부생 연구 학점제’ 등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이렇게 학교 내부의 프로그램을 활용해도 좋고, 학교 외부 공모전에도 다양하게 참여하는 것이 좋아요. 저는 다양한 경험이 언젠가 미래에 도움이 되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 그래서 학생들을 볼 때마다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해보라고 말해주는 편입니다. 성균웹진 이채은 기자

    • No. 32
    • 2023-05-09
    • 6484
  • 고민보다 실행

    경제학과 12, 유진영 동문

    고민보다 실행

    Q.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유진영입니다. 저는 지난해 우리 대학에서 경제학과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지금은 경제학과 경제연구소에서 박사 후 연구원(post-doctor)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경제학 연구자의 길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원 이후 어떤 진로를 선택할지 고민중이었어요. 그러다 석사과정 중 류두진 교수님의 ‘금융시장 미시구조’ 수업을 수강했습니다. 경제학 이론을 다루면서 빅데이터 분석 경험까지 쌓을 수 있었습니다. 이 수업이 연구자의 길을 선택하는 계기로 작용했습니다. 저는 데이터 자체를 살펴보고 분석하는 데에 특히 재미를 느껴요. 그 수업이 흥미로웠던 이유도 직접 데이터를 정제해서 배운 이론을 검증했기 때문입니다. 이 수업을 수강한 이후, 본격적으로 경제학 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앞으로도 데이터 분석과 관련된 일을 하면 내 커리어를 흥미롭게 쌓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 수업이 많은 부분에서 도움이 되는 유익한 수업이었던 것 같습니다. Q. 현재까지 다양한 경제학분야 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유진영 박사님께 경제학, 그리고 경제학 연구란 어떤 의미인가요? 경제학이란 희소한 자원을 사회구성원에게 할당하는 방식을 연구하는 학문입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는 희소한 자원을 ‘효율적으로’ 할당하는 방식을 연구하는 학문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처음 경제학 논문을 읽어보신 분들은 아실거에요. 경제학 논문을 처음 읽으면 빼곡한 수식에 당황할 수도 있고, 소개되는 이론들이 모두 뜬구름 같다고 느낄 수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흐름을 따라 읽어가다 보면 결국 대다수 연구의 함의가 실생활에 닿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러한 경제학의 특성은 제가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금융시장 미시구조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게 말하면 호가 및 체결단위 데이터를 사용하여 금융시장의 구조나 자산의 가격형성, 유동성, 투자자의 거래행태 등을 살펴보는 분야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직접 주문의 접수 및 체결을 세밀하게 연구해서 “어떤 투자자가 정보를 갖고 거래하는 지,” “정보거래자의 거래 행태가 공휴일이나 정책 도입/변화 등 시장상황에 따라 어떻게 변화하는지,” “유동성 부족으로 인한 위험을 측정할 수 있는지” 등의 현실에 맞닿은 주요한 주제를 다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제게 경제학이 흥미로운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연구를 통해서 시장참여자들의 실제 금융생활이나 금융시장 정책 등 현실적 문제에 대한 학술적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경제학이라는 분야가 제게 주는 큰 의미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Q. 2020년에 “우리학교 경제학과 박사출신으로 최초로 해외 명문대학에 임용되는 것에 도전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셨다 들었습니다. 포부가 현실이 되었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감사한 마음이 가장 먼저 들었습니다. 학부시절부터 항상 좋은 멘토이자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자처해주신 지도교수님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김성현 학장님을 비롯해 필요할 때마다 조언과 지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경제학과 교수님들, 그리고 낯선 해외시장 지원에 큰 도움을 주셨던 Global Finance Research Center의 Robert Webb 교수님과 Jonathan Batten 교수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기약 없을지 모르는 박사과정을 응원하고 지원해준 가족들에게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이 결과가 믿어 주셨던 많은 분들의 기대에 대한 부응인 것 같아 안도감이 드네요. 같은 분야에서 저와 비슷한 길을 가려는 분들께 작게나마 나쁘지 않은 선례가 생기는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이전에도 했던 말인데, 저는 좋은 선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박사 과정을 겪는 모든 분들이 고민하는 부분이 앞으로의 진로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마찬가지였어요. 거의 50군데 넘는 곳에 지원서를 쓰는 불안정한 상태를 겪었습니다. 그저 상황이 잘 맞아서 좋은 기회를 얻은 것 뿐이지만, 어쨌든 불안정한 대학원 생활을 잘 마친 하나의 선례를 만든 것 같아 안도감이 듭니다. 저는 이제 목표하던 궤도에 첫발을 내디딘 초보 연구자라 생각합니다. 조금 더 노력하고 더 성장해서, 더 나은 연구자가 되고 계속해서 새로운 길을 터 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Q. 여름부터 시안교통-리버풀대에서 강의를 시작하신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요즘 우리 대학에서는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현재는 우리 대학 경제 연구소 소속 박사 후 연구원(post-doctor)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제가 박사과정을 하면서 기획만 하고 마무리하지 못한 연구주제들이 많습니다. 본교에 더 머무르면서 이 주제들을 정리하여 가시화하고 의미 있는 연구로 발전시켜 나가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여름에 출국을 하기 전까지는 이 작업에 집중할 것 같아요. 이번 학기에는 운 좋게도 학교를 떠나기 전 강의를 하나 맡아 경제학과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금융경제학 수업을 하고 있습니다. 항상 강의를 듣는 입장이었는데 막상 전달하는 입장이 되니 느낌이 남다르네요. 학부 때부터 10년 넘게 배움을 얻은 모교에서 강단에 선다는 것이 아직 생소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역시 새로운 경험이라 흥미로운 것 같습니다. 매주 강의를 준비하는 작업이 지금은 즐겁습니다. [Finance Lab 세미나] Q. 경제대학의 학석사 연계과정, 석박 통합과정을 적극 활용하여 빠르게 학위를 취득하셨다 들었습니다. 해당 프로그램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도움이 됐는지 조금 더 설명해주세요. 가장 큰 이점은 수업기간을 물리적으로 단축시킬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석사 연계과정은 현재 학부에 등록된 학생이 석사과정 coursework로 인정 되는 강의를 미리 들을 수 있는 제도입니다. 저 역시 학부 마지막 학기에 조금 남는 학점을 이용해 석사과정 강의 2개를 미리 수강했습니다. 이를 통해 대학원 내 수업 부담을 조금 줄일 수 있었습니다. 석박 통합과정 역시 석사 및 박사과정을 하면서 수강할 과목의 학점을 줄여주어, 조금 더 빠르게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준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는 석박사과정을 모두 수료할 계획이었어요. 이왕 석박사 두 과정 모두 진행할거면 한번에 빠르게 진행하고 싶어서 석박사 통합과정을 선택했습니다. 재정적 지원 역시 적지 않습니다. 대학원 진학 고민에서 재정적인 문제를 빼놓을 수 없어요. 저는 학교에 다니는 동안 ‘BK21’ 등의 사업뿐 아니라 학석연계나 석박통합 등의 교내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항상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런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학비를 절약하면서 대학원 과정을 마칠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이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요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Q. ‘대학원 생활은 끝이 어렴풋한 긴 터널과도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유진영 박사님은 대학원 생활 도중 어떤 어려움을 겪으셨는지, 그리고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가장 큰 난관은 외로움인 것 같아요. 정서적으로 외로운 느낌보다는 연구자로서 혼자 느끼는 학술적인, 또 물리적인 외로움이요. 가족, 친구, 동기 등 주변 사람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고민을 나누더라도 결국 연구실 모니터 앞에서 혼자 고민하는 생경한 순간이 있습니다. 연구 내용에 대해 글을 쓰고 판단하는 일련의 과정은 모두 연구자 개인이 혼자 진행하기 때문이에요. 연구를 진행할수록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생기고 스스로에 대한 검증이 고프지만, 이를 해소할 창구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처음 대학원에 들어와서는 어디에서,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질문해야 할지 몰라 헤맸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이 고민을 주로 연구실 활동을 통해 해소했던 것 같습니다. Finance Lab에 들어온 이후로는 지도교수님께서 직접 참여하시는 랩 세미나가 매주 적어도 한 번은 있었고, 주 3~4회 연구노트를 통해 연구 진행상황을 랩 인원들과 공유했습니다. 이를 반복하며 의문점을 적시에 해소할 수 있었고, 혼자라면 발견하지 못했을 실수를 지적 받고 수용하는 일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게는 연구실에서의 논의가 어려움을 해소하는 창구로 작용한거죠. 저는 흔들릴 때마다 매번 그 흔들림을 쫓아가면 사람이 지치게 된다고 생각해요. 저는 ‘일희일비하지 말자’의 태도로 임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에서 연구자로서 연구할 때 흔들리지 않는 것이 강점으로 작용해요. 예를 들어 학술대회에 나갔을 때, 당연히 항상 좋은 평가를 받을 수는 없습니다. 혹평을 받을 때도 있습니다. 저는 이때 낙담도 많이 했지만, 성격상 하루 정도 지나면 다 잊어버려요. 이런 태도가 대학원 생활을 하는데 장점으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Q. 인간 ‘유진영’을 움직이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그냥’ 하는 태도가 원동력인 것 같아요. 이 일을 할까 말까 고민하지 않고, 일상적이고 관성적으로 움직이는 태도요. 그냥 ‘당연히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고민을 많이 하다보면 일 하기가 싫어지거든요. 연구하다 보면 양자택일의 상황이 오기 마련인데, 이 상황에서 저는 그냥 둘 다 해버리는 편입니다. 자꾸 이 일의 가능성과 미래를 고민하는 것보다 그냥 둘 다 하겠다고 생각해버리는 게 편한 것 같아요. 연구할 때도 저는 마찬가지예요. 경제학에서 실증적인 분석을 할 때,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저는 고민하지 않고 모두 다 하는 편입니다. 고민 없이 ‘그냥’ 하는 것이 제 원동력이라고 생각해요. Q. 끝으로 성균관대 대학원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주변에 대학원 진학을 고민하는 사람들이 요즘 유난히 많은 것 같습니다. 긴 학위과정과 불확실성이 걱정되어 망설이게 되는 것 같습니다. 이미 이 두려움을 넘어 대학원에 진학하셨다면 그것만으로 이미 큰 한 걸음을 내디딘 셈이 아닌가 합니다. 금융시장에서 잘 알려진 투자전략으로 “buy and hold”라는 전략이 있습니다. 단기적 시장상황에 흔들리지 않고, 투자한 자산을 계속 보유하고 기다리는 투자방식입니다. 대학원 역시 큰 맥락에서 장기투자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대학원이라는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면 작은 일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본인이 보유한 자산을 믿어 보시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습니다. 성균웹진 이채은 기자

    • No. 31
    • 2023-04-24
    • 8656
  • K-수묵 대표 화가

    미술학과 91, 류재춘 동문

    K-수묵 대표 화가

    한국화 화가 류재춘(미술학과 91)은 대학에서 수묵산수화를 전공하면서 미술공부를 시작했다. 석사 박사를 졸업하고, 30여 년이 넘게 한국화 화가로 활동하고 있다. 류재춘 작가의 한국화는 예술혼과 창의적 회화 정신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며 전통적이고 아름다운 우리 문화 뿌리를 표방하기 위해, 한국적 예술성과 특유의 심미적 조형성을 표현하고 있다. 그의 화풍은 대담함, 직설적, 시원함 그리고 거침없음과 필력에 힘이 있고 호방한 것이 특징이며, “전통의 창조적인 계승”을 통해 한국화 작품 세계를 대표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류재춘 작가는 특히 전통에 머물지 않고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한국 수묵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한지에 먹으로 그린 수묵화를 LED조명을 활용해 전시하면서 전통문화와 ICT 기술을 융합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류재춘의 대표 실물작품 ‘월하시리즈’를 디지털 NFT로 변환한 ‘월하 2001’ NFT의 에디션 200개는 업비트에서 10분만에 완판되는 놀라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류재춘의 이러한 전통과 기술의 결합은 한국 전통 수묵화가 디지털 기술에 힘입어 세계 미술계에서도 그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는 성공적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Q. 기존 한국의 전통적인 수묵화를 넘어 각종 새로운 시도를 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 이런 ‘현대적인 새로운 시도들’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전통에 머물지 않고 독특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한국 수묵화의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수묵화를 LED조명을 활용해 전시하면서 전통문화와 ICT 기술을 융합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는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Q. 결정적인 아이디어, 혹은 계기가 있었는지 매일 밤늦게까지 그림을 그리고 밖을 나가면 화려한 조명들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 조명들이 유난히 아름답게 보여서 제 그림에 그 빛을 담고 싶었습니다. 방법을 고민하다가 LED수묵화를 만들게 되었고 이후 ICT와 연동, NFT, 더 나아가 메타버스등으로 확장되어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Q. 이름이 좀 생소한데 ‘K-수묵’이란 이름은 어떻게 탄생하게 되었나요. 한국 전통 회화인 수묵화 기법과 현대 미술 기법을 접목해 새로운 느낌의 작품을 일컫는 말입니다. ICT 기술을 접목한 작품으로 한국 수묵화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Q. 새로 분야를 시도하는데 어려웠던 점은? 새로운 시도는 언제나 용기와 끈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새로움을 받아들이는 것은 예술가에게 언제나 큰 영감과 발전이 되기에 항상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편입니다. 수묵산수화라고 하면 전통의 오래된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림의 재료가 먹과 한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일 뿐 시대성을 훌륭하게 담아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말처럼 새로움을 시도해 좋은 기회를 통해 한국 수묵화의 우수성을 국내외로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Q. NFT 수묵산수화 국내 최초 발행(200점 10초 완판)의 신화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한지에 먹으로 그린 수묵화를 LED작품화 하는 것을 넘어 NFT수묵 산수화 국내 최초 발행. CJ올리브네트웍스와 협업으로 두나무의 NFT(대체불가토큰) 거래 플랫폼인 업비트 NFT에 전통 수묵화를 내놔 완판시켰습니다. 작품 ‘월하2021’ NFT 에디션 200개는 역경매 방식인 더치옥션으로 0.014BTC(약 100만원)에 시작해 완판됐습니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회사와 AI 미디어 기술을 활용, 류 화백의 대표 연작인 월하(月河)를 디지털 콘텐츠로 재탄생시켰다고 밝혔습니다. 수묵 산수화 최초 국내 NFT라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Q. 대표작 월하는 어떤 작품인가요 월하는 국내 최초로 AI가 만든 한국화로 NFT가 10초 만에 완판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아주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월하는 몽환적인 꿈을 소재로 산수의 그릇을 빌려 표현한 연작입니다. 새벽녘을 마주했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탄생시킨 보랏빛은 붉은색에 청색을 더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습니다. 먹선은 짧고 굵게, 과감한 획들로 꿈꾸는 듯한 세계를 보여줍니다. 작품 월하는 미래와 꿈을 담아냈습니다. 그렇기에 더욱 화려하고 과감하고 따스하면서도, 쉽게 다가가기 힘든, 무엇이든지 될 수 있는 꿈의 세계를 좀 더 자유롭게 표현 할 수 있었습니다. 초현실주의의 그림처럼 난해하지는 않지만 절제된 한국화의 형식을 바탕으로 아무 제약 없는 꿈의 세계를 표현하는 것은 아이처럼 즐거운 일이었습니다. 작품 월하는 보라색 산수의 산수연작이라는 줄기위에 피어난 꽃처럼 느껴졌습니다. 붉음과 푸름을 한 데 우려낸 달님의 얼굴은 울고 있는지 웃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저 행복한 꿈을 꾸고 있다는 것 밖에는 Q. 작품세계 자연을 그리는 화가로서 자연의 본질을 이어받아 마음으로 다가오는 느낌들을 순수하게 담아내고자 했습니다. 저는 제 작품들을 ‘한국화를 소재로 한 현대미술’이라고 표현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작품에 무엇을 담을 것인지, 무엇을 표현할 것인지 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에 집중하다 보면 형식으로부터 오히려 자유로워지는 것을 느꼈었죠. 제 작품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 드리면 자연관, 조형관으로 자연을 재해석하고 또 그것을 가지고 현대적인 기법과 방법 등을 통해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담함, 직설적 시원함, 그리고 거침없음과 필력에 힘이 있고 호방한 것이 특징이며, “전통의 창조적 계승”을 통해 한국화 작품 세계를 대표하고 있습니다. Q. K-수묵 미디어 류재춘 전시회에서 보여주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요 21세기가 되면서 현대사회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예술이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보았을 때, 화가로서 표현 할 수 있는 기술과 재료가 늘었다는 것은 큰 축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수묵화만이 가지고 있는 매력과 과학기술이 결합된다면 대중들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고 수묵화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생각에 미디어와 결합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Q. 코엑스 K POP SQUARE에 월하작품과 코엑스 내 미디어 파사드에 펼쳐진 바위꽃 작품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월하작품은 위에서 말씀드린 작품을 미디어화해서 보여드렸고요, 바위꽃 작품에 대해 설명드리면 바위 꽃이라는 말을 떠올렸을 때, 그동안 찾아 헤매던 정답을 찾은 기분이었습니다. 제주도에서 무작정 해안도로를 달리다가 어딘지 모를 해변에 멈춰서 넋 놓고 바라본 파도와 돌들에서 바위 꽃이 떠올랐습니다. 마치 오랜 친구였던 것처럼 반가웠죠. 그 파도가 부서지는 일련의 과정들이 하나하나 기억하기 힘든 찰나의 순간들이었지만, 마치 바위가 살아서 꽃을 피워내는 것 같았습니다. 자연의 초상에서 재현에 가까운 작품들을 그리다보니 저 순간을 어떻게 담아내야 할 까 싶었는데 이번에는 또 하나의 초상으로 역동성을 담아낸다는 것에서 굉장히 설레었어요. 처음에는 바위 꽃을 단순히 파도에 부서지는 바닷물들과 바위의 형상에서 착안하였지만 점점 말 그대로 바위 꽃의 본질을 탐구해나갔습니다. 문득 제가 그리는 돌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 무엇일까 의문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피사체를 단순히 공감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더 나아가 그것을 진심으로 사랑하여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찾아주는 것 또한 예술가의 사명이라고 느껴졌습니다. 식물이 열매를 맺기 위해 평생의 아름다움을 담아낸 것이 꽃이 되듯이 조금은 어렵지만 바위의 꽃을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수 만,수 천 년의 퇴적이 쌓인 바위의 결과, 인고의 시간. 깎이고 깎여 만들어내는 매번 다른 물줄기들. 발 디딜 틈 하나 없는 깎아지른 절벽에 위태롭게 자리 잡은 소나무들. 별거 아니라고 지나쳤을 풍경들이 담고 있는 노력과 시간들을 헤아려 보고나니 바위 꽃을 떠올렸을 때 왜 정답을 찾은 기분이었는지 조금 알 것 같았습니다. 산의 골격이 되는 큰 바위의 아름다움을 작은 것으로 부터 찾기 시작한 후로 그림이 변하는 것을 느꼈죠. 바위 꽃 바위 꽃은 그냥 바위가 아니다. 강산에 수많은 바위가 있지만 아름다움을 위해 피어난 바위야말로 바위 꽃이 될 수 있다. Q. K-수묵의 무한한 가능성과 확장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계획과 포부를 말씀해 주세요. 기존의 작품 전시회는 그대로 진행하면서 이와 함께 미디어 수묵화의 전시회도 진행할 계획입니다. 그리고 K-수묵 발전을 위해 글로벌 기업과 협업중입니다. 위대한 한국화 K-수묵의 세계적인 발전이 목표입니다. K컬처를 위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한국화와 협업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고, 또 예정된 프로젝트들이 많이 있습니다. Q. 2021년 ‘자랑스러운 성균인상’을 수상하셨는데 그 소감과 성균관대 재학시절 류재춘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성균인의 한사람으로서 명예로운 상을 받게 되어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었고요. 이후 더 열심히 하라는 채찍으로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재학시절은 눈에 띄지 않는 그림 그리는 조용하고 얌전한 여학생이었습니다. 늘 혼자 그림만 그리고 있었어요. Q. 항상 건강하시길 바라며 끝으로 동문으로서 모교발전을 위해 어떤 기여를 하고 싶으신가요. 성대동문의 한사람으로 또 문화 예술인 화가로 제 분야에서 좋은 모습으로 성대 미대생들에게 작게나마 미술 분야에 희망을 줄 수 있으면 좋겠고요. 더 나아가서는 모교의 졸업생으로 우리나라 문화 예술 분야의 인재가 되어 성대 발전에도 힘을 보탤 수 있길 바랍니다. *주요약력 • 성균관대학교 미술대학 동양화학과 및 동대학원 졸업. •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박사. • 밀알 복지재단 굿윌스토어 홍보대사 • 동북아 경제협력 위원회 문화 교류단장 • 중국 동북아 미술관 관장 • 한국 미술협회 국제교류 위원장 • 동서 미술학회 부회장 • 동북아 경제연구원 문화예술 교수 • LED작품관련 특허출원 * NFT 수묵산수화 국내 최초 발행(200점 10초 완판)

    • No. 30
    • 2023-04-10
    • 6469
  • 안녕, 나의 그르메

    무용학과 99학번 정보경 동문

    안녕, 나의 그르메

    무용학과 출신 정보경 동문은 작년 12월 대학로 무대에 <안녕, 나의 그르메>를 올려 따뜻함의 온기로 사랑을 전하고자 했다. 본 극은 서울문화재단 2022년 예술지원사업 선정작 518 작품 중 무용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였다. Q.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예술대학 무용학과 99학번 정보경입니다. 반갑습니다. 현재 한국춤이라는 분야에서 안무작업을 하고 있으며, 제가 하는 작업의 방향은 한국춤컨템포러리입니다. 한국춤컨템포러리는 한국춤에 근본을 둔 지금 이 시대의 예술을 의미합니다. Q. 유년 시절 무용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성균관대학교에 진학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아주 어렸을 때부터 말보다 춤을 먼저 추기 시작했다고 해요. 서너 살부터 춤추는 것에 흠뻑 빠져 음악이 들리는 곳이라면 어디든 몸을 이리저리 움직였다고 합니다. 특히나 마이클 잭슨에게 열광하며 알아듣지도 못하는 팝에 춤추는 것을 즐겨 마이클 잭슨 같은 사람이 되겠다고 했었죠. 일곱 살 때는 리틀엔젤스에 입단하며 한국무용을 처음 배우게 되었고, 춤의 또 다른 매력에 푹 빠지게 되었어요. 제 유년 시절에서 춤을 뗄 수 없습니다. 아홉 살 때부터는 해외 공연을 다니며 국위를 선양하는 꼬마 외교관이었어요. 리틀엔젤스 생활은 제 춤의 모습을 만들기 시작한 첫걸음이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선화예중, 선화예고를 거쳤고 대학을 선택해야 하는 시기를 맞이했습니다. 그때 임학선 교수님이 성대에 부임하셨다는 소식에 고민 없이 성대를 선택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 시절부터 안무작업에 관심이 많던 저에게 전임 선생님께서 임학선 교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려주셨거든요. 대학에 진학하면 안무하는 방법을 정통으로 배울 수 있을 거라고 해주셨어요. 그 꿈을 안고 스스로 입시 작품을 만들어 성균관대학교에 입학했습니다. 교수님은 그런 저를 용기 있고 가능성이 많은 아이로 대해주셨고요. 존경하는 분께 칭찬받고 싶어서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아요. Q. 성균관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정보경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저는 안무작업에 대한 궁금증이 무궁무진하게 많은 학생이었어요. 운이 좋게 대학에서 한국창작춤 1세대이신 임학선 교수님을 만나게 되며 자연스레 창작춤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답습된 춤이 아닌 새로운 춤을 만들고 그 안에 이야기를 담아내는 작업을 하는 것이 너무 재밌었어요. 게다가 우리 무용사 속에서 하나의 사조를 만들어 낸 분이 저의 은사님이 되었다니 얼마나 흥분되는 일이겠어요. 선생님께 배워 나가는 하루하루가 가슴 뛰었습니다. 아마 1학년에 재학 중이던 때의 일이었을 거예요. 아무것도 모르는 꼬맹이가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프로단체와 함께 공연하게 됐어요. 임학선 교수님께서 그 당시 시립무용단 예술감독이셨거든요. 저는 그 광활한 무대에서 제가 어디 있는지 아무도 모를 꼬마별이었어요. 그런데도 그 무대에 섰던 때가 너무나도 생생해요. 저 자신이 자랑스러웠고, 성균인이라는 사실이 행복했죠. 교수님께서 제게 학창 시절부터 안무자에 대한 꿈을 키워주셨어요. Q. 임학선댄스위에서 활동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임학선댄스위에서의 경험은 동문님께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임학선댄스위는 성균관대학교 동문 무용 단체에서 시작되었지만, 현재는 서울시에서 지정한 전문 무용 단체가 되었습니다. 대학에서의 배움은 자연스럽게 우리 대학에 대한 소속감과 자긍심으로 다가왔습니다. 동문 단체에서의 활동이 무엇보다 저에게 큰 원동력이 되었어요. 선후배들과의 작업 안에서 서로 돕는 마음과 예술적 교류는 저를 더욱 좋은 예술가로 성장할 수 있게 해주는 발판이 되었죠. 나이 들수록 제 활동의 경계가 커졌지만, 단체의 울타리라는 것은 여전히 소중하고 귀하게 여겨집니다. 지금은 임학선댄스위의 상임 안무가이자 정보경댄스 프로덕션을 꾸려나가며 크고 작은 작업으로 서로 시너지를 내는 방법을 찾고 있습니다. 임학선댄스위는 단순한 단체가 아닌 저에게 ‘집’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따뜻한 곳이자 안식처입니다. Q. 대학 졸업 후에 어떻게 지내셨나요? 저는 학교를 오래 다녔어요. 2016년에 박사 과정을 마쳤으니 1999년부터 17년을 다닌 셈이네요. 석사 과정을 9년 만에 졸업했어요. 2007년에 안무자로 데뷔한 이후 작업하는 것이 좋아 푹 빠져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논문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있어 스페인에 공연하러 가는 트렁크 속에도 논문을 쓰기 위한 노트북과 자료를 잔뜩 넣어 갔던 기억도 납니다. 성균관대학교는 저에게 졸업의 전과 후를 구분 지을 수 없을 정도로 꽤 오랫동안 머무른 곳이에요. 수많은 작품을 만들기도 하고 연습하기도 하며 국내외 활동을 꾸준히 했거든요. 수선관이 그립습니다. Q. 안무가로서의 일은, 무용인으로서 활동하실 때와 무엇이 다른가요?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한 시대를 바라보는 시선을 예술로 해석하며 미래의 고전을 만드는 일이에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기억이 되는 무언가를 만들어 낸다는 것과 제가 만든 것이 예술 속에서 흐름이 된다는 사실을 개인적으로 굉장히 멋지다 생각합니다. 저는 안무자이자 무용수이기도 하고 무용수이자 안무자이기도 해요. 그 어느 하나도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입니다. 평생 함께하는 거죠. 무대에 오른다는 건 제가 만드는 작업과 함께하는 무용수들에 대한 저의 태도와 예의인 것 같아요. 몸이 허락하는 한 계속 무대에 오르며 그 마음을 지켜 나가고 싶습니다. Q. <안녕, 나의 그르메>를 기획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가요? 바이러스 시대가 도래하면서 공연예술계도 많은 것들이 변했습니다. 코로나19로 빛을 발하지 못하는 작품들을 보며 우리의 예술은 무엇으로 존재해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어요. 결국 예술은 결핍되고 결여된 무언가를 채우고, 회복시키고, 치유하는 무언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무대를 통해 찾고 싶었던 것은 ‘따뜻함’이었어요. 따뜻함의 온기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예술의 가치란 내가 삶을 잘 살아가고 잘 지켜내는 것과 같이 아주 당연한 것들이 의미 있는 이유가 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르메>가 사람들에게 따뜻한 기억의 온기로 남아 있었으면 하는 마음에 기획하게 되었어요. Q. <안녕, 나의 그르메>를 제작하며 특별히 신경 쓰신 부분이 있나요? 내러티브 (narrative)를 특별히 신경 쓴 것 같습니다. 동화적 요소들을 의도적으로 드러내고 싶었지만, 그것들을 유치하거나 설명적이지 않게 극의 내러티브를 가져가고 싶었어요. <안녕, 나의 그르메>는 상상을 참 많이 해 탄생한 작품입니다. 상상은 꿈을 현실로 만들 수 있기도 하고 이와 반대로 현실을 꿈으로 만들 수도 있는 초월적 힘이라 생각해요. 이렇게 상상을 통해 구현된 이미지들을 무대 위에 그림책처럼 하나씩 꺼내 놓았습니다. 그것들을 전부 무대에 올릴 수는 없었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들은 어느 정도 극에 넣을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안녕, 나의 그르메>에 나오는 ’안녕‘이라는 말에는 중의적인 의미를 담았어요. 따라서 관객의 감정 상태에 따라 그 ‘안녕’의 의미가 다르게 해석이 될 것 같아요. 저의 이번 ‘안녕’은 반가움의 안녕이었습니다. 다음에는 또 다른 의미의 안녕을 담아 속편을 만들어보고 싶습니다. Q. 생소한 소재인 그르메를 선택하게 된 스토리가 있나요? 그르메는 그림자의 우리 옛말입니다. 처음엔 제 아버지의 모습을 반영해 그르메를 기획하게 되었지만, 기획 이후로는 그르메에 아버지의 모습을 투영하지 않았어요. 때로는 영감을 얻는 것과 풀어나가는 방식이 늘 동일 하지는 않거든요. 그림자처럼 저를 지켜주고 있는 아버지의 그늘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을 때, 그 그림자가 더 시간이 지나 사라지기 전에 지금의 시간으로 더욱더 진하게 남겨보면 어떨까 하며 이번 작품과 그르메를 구상하기 시작했어요. 유독 이번 작품은 무대의 장면들이 영화의 필름처럼 머리에 떠올랐어요. 영화적인 연출을 포함해 그림의 크기, 명암, 대비 등 빛의 이미지를 이용해서 작품을 풀어나가고자 했습니다. Q. 10년 뒤의 인간 정보경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길 바라시나요? 10년 뒤의 저는 후회도 용기 있게 할 수 있고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랍니다.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인의예지의 실천적 학문을 하는 성균인들이 무엇을 하든 가슴이 움직이는 삶을 살아갔으면 좋겠어요. 지금 당장은 하고자 하는 것이 뚜렷하지 않더라도 마음을 다해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본인의 길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공자의 말씀 중에 ‘어디를 가든 마음을 다해서 가라’라는 말이 있듯 가슴 뛰는 삶을 위해 온 마음을 다해 행한다면 분명 방향이 생기고 그것이 진정한 길이 될 것입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마세요. 실패의 아름다움을 알고 우리의 마음을 들여다보며 하루하루 도전하는 삶을 살아가길 바랍니다. 저 또한 노력하겠습니다. 성균웹진 윤지민 기자

    • No. 29
    • 2023-03-20
    • 7921
  • 시리아에서 온 하마드 코티바 교수

    신소재공학부 하마드코티바

    시리아에서 온 하마드 코티바 교수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제 이름은 하마드 코티바(Kotiba Hamad)이고 39살입니다. 시리아에서 10년 전에 한국에 왔습니다. 현재 SKKU 신소재공학부 조교수로 재직 중이며, 신소재 프로세싱 및 신소재 강도와 관련된 여러 과목을 가르치고 있어요. Q. 교수님의 고향을 소개해주세요. 제 고향 시리아는 서쪽의 지중해, 북쪽의 터키, 동쪽과 남동쪽의 이라크, 남쪽의 요르단, 그리고 남서쪽의 팔레스타인, 레바논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서아시아 국가예요. 기원전 10,000년 경부터 시리아는 신석기 문화의 중심지이자 농업과 목축업이 처음 나타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문명 중 하나였어요. 시리아의 기나긴 역사 때문에 "모든 사람은 두 개의 조국을 가지고 있다. 바로 자신이 태어난 나라, 그리고 시리아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죠. 시리아 레반트에 위치한 크라크 데 슈발리에 / © Silvan Rehfeld 시리아에는 크라크 데 슈발리에(기사의 성채), 살라딘 요새, 팔미라(도시 유적), 보스라 고대 도시, 알레포 성채 등 탐험할 수 있는 매혹적인 장소가 많습니다. 오랜 역사 외에도 시리아는 키베, 야브라끄, 샤와르마와 같은 놀라운 요리들로 유명해요. Q.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셨나요? 한국은 기술 선진국 가운데 선두주자임을 보여줬어요. 한국의 전자 산업은 한국의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하고 있습니다. 첨단 전자 기업의 존재는 기술력을 가진 사람들을 전세계에서 끌어모으고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훌륭한 교육 수준과 명문 대학에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러한 환경에서 일함으로써 저의 연구와 교수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Q. 한국의 첫인상을 들려주세요. 한국은 제가 처음으로 방문한 선진국이어서 공기의 질, 도로, 교통, 인프라에 정말 놀랐습니다. 한국에서 가장 좋았던 점은 자연환경과 많은 산들의 존재였어요. Q. 성균관대학교를 선택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성균관대학교는 세계 최상위권 대학 중 하나이고 신소재공학과로는 세계 50위 안에 들어요. 제가 교수로서 성장하기에 완벽한 곳이라고 생각했습니다. Q. 성균관대학교에서 교수로 일하시면서 느낀 점이 있나요? 대학에서 교수로 일한다는 건, 특히 성균관대와 같은 훌륭한 대학에서 총명한 학생들과 함께한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에요. 성균관대에서 강의하는 동안 항상 아주 좋은 기운을 받습니다. 이 일을 함으로써 학생들이 자신의 방향을 찾고 밝은 미래를 건설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요. Q.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강의 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을 것 같아요. 학생들 개개인과의 상호작용이 어려웠어요. 저는 이 점이 학습 과정의 효율성을 감소시킨다고 생각했어요. 예를 들어 오프라인 수업에서는 학생들이 보통 강의 내용에 대해 많은 질문을 하는데, 온라인 강의에서는 그런 경우가 매우 드물죠. Q. 진행 중이거나 최근 완료하신 학술적 연구가 있나요? 요즘 제 연구팀은 첨단 신소재 과학 및 공학 분야에서 인공지능과 데이터 마이닝의 적용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는 인공지능과 그 기술에 의해 이루어진 물질 발견에 대한 여러 논문들을 권위 있는 저널에 발표해왔어요. Q. 앞으로의 특별한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 알려주세요. 저는 가까운 미래에 AI 기반 신소재 과학 분야의 연구 활동을 확장하기 위해 한국의 여러 재단에 연구 자금을 신청하려고 계획 중이에요. 또한 교육을 중심으로 한 짧은 프로그램들에 참가해서 교육 커리어를 발전시키고자 하는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Q.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나요? 항상 수업에 집중해주고 공부에 열중하는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배움에 대한 사랑이 언젠가 저 멀리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이 되어줄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 No. 28
    • 2023-03-02
    • 4336
  • 인문 지식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 ▼'논문 읽어드립니다'서 기후변화의 경제학 논의

    글로벌리더학부 문병걸

    인문 지식 유튜브 채널 사피엔스 스튜디오 '논문 읽어드립니다'서 기후변화의 경제학 논의

    Q. 만나서 반갑습니다.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현재 글로벌리더 학부장 겸 국정전문대학원 행정학과에서 학부생들과 대학원생을 가르치는 문병걸입니다. 저는 행정고시에 합격해서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다 경제학을 전공한 후 대학에 와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경제정책, 재정정책, 머신러닝을 활용한 정책 분석 그리고 지속가능성 분야를 연구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정책 연구자이자 교육자의 길을 걷고 계신데, 어떤 계기로 학교에 오셨나요? 저는 관료 생활을 하면서 공공, 재정 그리고 국제금융 분야에서 근무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정책 연구자에게는 다양한 정책의 수립과 효과에 대하여 이해하고 이를 분석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아가 조금 더 넓게 보았을 때, 행정부뿐 아니라 학계가 같이 활동하고 고민하는 과정을 거쳐야 복잡한 정책운영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을까 고민했어요. 그러한 고민을 하던 중 훌륭한 글로벌리더 학부생들, 국정전문대학원생들과 같이 교류하며 연구할 감사한 기회가 생겨 즐거운 마음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Q. ‘논문 읽어드립니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하셔서 올바른 사회과학 연구자에게는 자신의 논리를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재반박할 수 있는 자질이 꼭 필요하다 말씀하셨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어떤 학문 분야든 마찬가지겠지만, 사회과학은 경제, 정책, 정치, 사회 등 광범위한 주제에 대하여 다양한 시각과 방법론을 가지고 자신의 주장을 펼칩니다. 어쩌면 그 과정에서 다양한 시각을 가진 전문가들로부터 자신의 주장과 연구에 대하여 건설적 비판을 받게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일 것입니다. 학자로서 그러한 상호 교류와 비판의 과정에서 자신의 논점이 어떠한 논리와 근거로 주장되었는지를 설명하고, 비판에 대해 자신의 논점을 건설적으로 수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논문 읽어드립니다’ 채널에서 대학원생들이 자신감을 가지고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언급했어요. 이는 앞서 언급한 학자가 논점을 굳히는 과정이 연습과 훈련을 통해서 가능하며 대학원생들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거치길 바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Q. 프로그램에서 소개하신 범세계적 환경 문제를 해결하는 경제학적 방안 외에도 건강보험, 장기 요양보험 등 국가 재정을 통해 운영되는 경제 사업에 관심을 두고 연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재정’, ‘경제’ 등의 논제가 교수님의 연구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저는 기획재정부에서 근무하며 경제∙사회 분야의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 과정에서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재정의 역할과 경제 정책의 활용을 직접 경험했습니다. 이후 학계로 나와서는 정책의 설계, 평가, 분석을 하면서 향후 발생할 문제들에 대한 정책의 방향성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제가 걸어온 길에서 저는 경제적 제도와 수단이 인간이 가진 본성에 부합하고자 노력하면서, 또 한편으론 행동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점에서 정책과의 연계성이 높다고 생각했어요. 현재 ‘재정’, ‘경제’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자 노력하게 된 이유도 이와 같은 맥락입니다. Q. 연구자에게 가장 중요한 자질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연구하는 학자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호기심’과 ‘말하기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학자는 사회 문제와 변화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의문점을 도출하고, 의문점을 바탕으로 분석합니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의 근간에는 ‘호기심’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이 도출한 논점과 해결책 등에 대해 관심을 환기하고, 이를 상대방에게 설득하는 과정에서 글을 쓰는 것을 포함한 ‘말하기 능력’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자질을 형성하는 습관을 기르기 위해서 저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프로그램에서 소개한 사회적 문제 외에, 교수님이 최근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고 계신 다른 분야나 앞으로 학생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다른 분야가 있나요? 저는 사회과학 분야에서 빅데이터, 머신러닝 등 새로운 기술과 방법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하여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광범위하고 다양한 방법과 프로그램을 통한 효율적인 분석과 예측이 가능해지는 상황에서, 사회과학은 이 분석과 예측을 어느 분야에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사회과학은 복지, 범죄, 경제정책 등의 효과에서 기존의 방법론이 제시하지 못하는 분석의 방향을 이끌어요. 나아가 사회과학은 빅데이터나 머신러닝을 활용하며 발생할 수 있는 정보 보안 등의 문제에 대해 사전적으로 규율할 수 있기에, 관련 분야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이란 어떤 것인가요? 정책은 사후적으로는 빠르게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발견되고 분석된 점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사전적 대응을 하는 일련의 과정입니다. 그래서 정책은 근시안적이고 단발적인 대응보다는 사회 전체 흐름과 변화에 대한 ‘insight’를 바탕으로 이에 대응하는 중요한 사회수단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일방의 주체로서는 이루어질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정책은 학계, 정부, 정치권 등 여러 주체가 항상 합심하는 과정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글로벌리더학부 학부생들 내에서 ‘인기 교수님’으로 통하고 계신거로 알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학생들에게 어떤 교육자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우리 글로벌리더 학생들의 명석함과 성실함에 매번 감탄하고 또 제가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 학생들이 가고자 하는 길이 사회적으로 보았을 때 어렵고 힘든 길이라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저는 학생들의 생각과 고민을 들어주는 친구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어려운 상황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대안을 고민해보고, 또 멋진 성취에 대하여 같이 기뻐해주고 더 멋진 앞날을 응원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어려운 길에 내 편이 있다는 것이 힘이 된다는 것을 알기에 편한 내 편 같은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 성대 학생들이 가진 명민함과 세상을 대하는 멋진 태도는 저를 매번 감탄하게 합니다. 여러분이 가진 꿈을 이루기 위한 과정들이 생각보다 거칠고 어떨 때는 여러분을 힘들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다시 한번 차분히 tangible 한 목표, 이성적인 수단, 차분한 결단 그리고 합리적인 계획을 통해 앞으로 전진하는 학생들이 되길 희망하며 그 옆에 저를 포함한 성대 교수님들과 직원 분들이 함께 하리라 믿습니다. 무엇보다 항상 감사합니다! 취재 : 성균웹진 이채은 기자

    • No. 27
    • 2023-02-08
    • 5749
  • 2023년도 첫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

    신소재공학부 김윤석

    2023년도 첫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수상

    Q. 교수님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신소재공학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재료의 미세화에 따른 전기적, 기계적, 전기화학적 물성을 연구하는 김윤석입니다. Q.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은 것을 축하드립니다. 수상소감 부탁드립니다. 2023년 첫 번째 이달의 과학기술인상을 받게 되어 매우 영광입니다. 좋은 연구결과를 이룰 수 있게 항상 열심히 해준 연구실 학생들 그리고 같이 고민하면서 연구를 도와주신 공동연구자분들께도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Q. 이번 연구에 대하여 소개해주세요. 강유전체라는 것은 메모리소자의 소재로써 사용되고 있습니다. 요즘 스마트폰의 크기가 점점 작아지고 얇아지는 만큼 스마트폰 내부의 메모리소자뿐만 아니라 소자를 구성하는 소재 자체도 얇아지고 작아져야 합니다. 이렇게 메모리소자를 제작할 때 사용하는 소재 중 얇아질 수 있는 소재가 발견됐지만, 얇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여전히 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저는 이러한 소재가 얇음에도 어떻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지 이번 연구에서 밝혔습니다. Q. 평소에 연구하는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요. 학기 중에는 강의 준비하는 데 시간을 많이 보냅니다. 하루 일과 중 강의 준비하는 시간을 제외한 나머지 시간들 대부분은 연구하는 데 쓰고 있습니다. 종강 이후에는 딱히 연구 시간을 계산해 본 적이 없어서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학교에 있는 시간은 대체로 연구를 합니다. Q. 연구자의 길을 선택한 계기가 있으신가요. 학창 시절의 저는 언어적 소질이 좋은 학생은 아니었다고 생각됩니다. 수학이나 과학을 특별하게 더 좋아했던 건 아니지만, 문과적 성향을 지니고 있는 것은 아닌 듯하여 이과를 선택했던 것 같습니다. 이과를 선택하고 어떤 분야를 공부할지 고민하던 시기에는 제가 잘하는 것 보다는 저랑 맞지 않는 것들을 먼저 생각했습니다. 이렇게 맞지 않을 것 같은 분야를 제외하다 보니 신소재공학을 공부하게 됐습니다. 그렇게 대학교에 진학한 이후 졸업을 위해 발표 과목을 수강하게 되었을 때 우연히 메모리소자를 주제로 고르게 됐습니다.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메모리소자를 구성하는 신소재와 반도체에 대하여 알게 되었으며 이에 대한 흥미가 생겨서 자연스럽게 대학원에도 진학했습니다. Q. 이번 연구를 진행하며 겪은 어려움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제 마음처럼 연구 진행이 안될 때 답답했습니다. 논문을 제출하고 이에 대한 심사를 받을 때 심사자들이 추가로 실험을 더 요청하거나 부가적인 질문들을 일반적으로 하게 됩니다. 이번에 심사 의견을 받았을 때 생각보다 추가 실험을 수월하게 끝마칠 수 있을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실험을 진행하던 중 실험 장비들이 고장 나는 경우도 있었고 함께 일하던 분들이 이직하는 상황도 있어서 실험이 마음처럼 진행이 안됐습니다. 그렇지만 우여곡절 끝에 이런 문제들이 순차적으로 해결되면서 무사히 논문을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Q. 성균관대학교에 부임한 뒤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궁금합니다. 제가 성대에 온 것은 학교가 꾸준히 발전하기 때문입니다. 성균관대학교는 끊임없이 성장하고 있어서 저도 함께 발전하고 싶은 마음에 여기서 교직 생활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성대에 갓 부임하여 처음 맡았던 학생이 성장하는 모습을 바라봤던 순간이 가장 인상 깊습니다. 제가 처음 연구실을 꾸렸을 때 들어온 학생에게 처음에는 세세한 것 하나까지 가르쳐야 됐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스스로 연구하고 나중에는 사회의 구성원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뿌듯함을 느꼈습니다. Q. 연구를 수행하고 주제를 선정할 때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연구를 수행하고 주제를 선정할 때 먼저 생각하는 것이 ‘과연 하고 싶은가?’입니다. 말 그대로 궁금하거나 하고 싶은 주제 위주로 연구를 많이 하는 편입니다. 다음에 고려하는 것은 제가 맡은 학생들의 흥미입니다. 학생들이 흥미가 있다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서 같은 연구주제라도 학생들이 연구에 흥미를 느끼는 것으로 방향을 잡고 있습니다. 더불어 연구하는 과정에서는 소통을 중시하고 있습니다. 연구는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 여럿이 함께 하므로 저와 학생들 그리고 학생들간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Q.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으신 분야가 있으신가요. 지금으로서는 새롭게 도전 하기보다 현재 하고 있는 연구를 좀 더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연구는 거의 학술적인 연구에 치중된 편입니다. 그러나 연구에 사용하는 장비는 산업적으로도 쓰일 수 있어서 제 연구가 산업면에서도 실용적으로 활용될 수 있게끔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Q. 10년 뒤 인간 김윤석은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길 바라시나요. 생각해 보지 못했던 어려운 질문이네요. (웃음) 10년 뒤의 인간 김윤석은 학생들과 더욱 활발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길 바랍니다. 그러한 소통을 바탕으로 연구를 보다 완성도 있게 수행할 연구자로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학교와 학생들에게 봉사하는 교육자의 면모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도 있는 것 같습니다.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한말씀 부탁드립니다. 연구자의 꿈을 키우고 싶은 학생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찾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많은 학생들이 단순히 매체에 자주 비춰지는 분야를 자신의 연구 분야로 선택하여 진로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인기 많은 주제를 선택하기보다는 본인이 좋아하는 것을 진로로 삼았으면 합니다. 유행은 항상 바뀌기에 단순히 시대를 따라가게 된다면 시간이 흘렀을 때 후회 하게 될 수도 있거든요. 그러니 꼭 연구자의 길을 택한 학생들뿐만이 아니라 모든 학생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쫓길 바랍니다.

    • No. 26
    • 2023-01-30
    • 5691
  • Inspiring Future Grand Challenge

    제22대 유지범 총장

    Inspiring Future Grand Challenge

    유지범 신임 총장이 성균관대학교의 계묘년 새해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 1월 2일, 인문사회과학캠퍼스 600주년기념관 새천년홀에서 제22대 유지범 총장의 취임식이 열렸다. 행사에는 김준영 이사장, 신동렬 전 총장, 윤용택 총동창회장, 조재연 대법관, 이영진 헌법재판소 재판관, 최재형 종로구 국회의원, 황교안 전 국무총리, 류덕희 전 총동창회장을 비롯한 많은 귀빈들이 참석했다. 신임 총장 약력 소개를 필두로 행사가 시작되었다. 유 총장은 서울대학교 금속공학과 학사, 동 대학교 금속공학과 석사,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재료공학과 박사 과정을 거쳐 2005년부터 현재까지 공과대학 신소재공학부 교수로 재임 중이다. 2011년 공과대학 학장,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자연과학캠퍼스 부총장 겸 산학협력 단장으로 LINC사업을 주도했다. 유 총장은 625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우리 대학을 선택한 청년들이 “마음껏 배우고, 성장하고, 발전하도록 연구 능력의 강화와 확장을 최고의 가치로 삼도록 뒷받침하겠다”며 취임사를 시작했다. 그가 취임사에서 밝힌 ‘인류와 미래 사회를 위한 담대한 도전을 위한 4가지 지향점은 다음과 같다. ▲교육시스템의 혁신과 데이터 및 융합교육 시스템의 견고한 구축 ▲인문사회과학과 자연과학간의 다차원적 융합을 통한 새로운 지적 가치의 창출과 신산업을 선도하는 플랫폼 구축 ▲산학 생태계 시스템 강화 ▲열정과 상호존중의 가치 경영. 성균인을 위한 유 총장의 담대한 열정은 어떻게 시작될까. 유지범 총장을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유지범 총장 인터뷰 - Q1. 총장님께서 인류와 미래사회를 위한 담대한 도전 ‘Inspiring Future Grand Challenge’를 천명하셨는데, 어떤 의미인지 구체적으로 설명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이 취직과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주로 생각하고 있어요. 물론 앞으로 내가 사회에서 어떤 일을 하고,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지에 대한 내용이니 중요한 문제임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학생들이 월급과 같은 지극히 개인적이고 단기적 문제와 해결에 치중하여 ‘학생 성공’의 의미가 단순히 취직이 되어버린 것이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인류와 미래사회를 위한 담대한 도전’에는 사회, 더 넘어서 전 지구적인 문제를 염두하여 학생들이 미래 계획을 세우길 바란다는 의도가 담겨있습니다. 개인적인 문제에 치중하지 않고 ‘사회 구성원 모두가 어떻게 더 나은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어야해요. 학생들이 더 멀리, 더 넓게 생각하는 눈을 키워서 당장 눈 앞에 보이는 성과만을 ‘학생 성공’의 의미로 해석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해보자는 의도가 ‘Inspiring Future Grand Challenge’에 녹아 있는 것입니다. Q2. 성균관대학교는 지난 수년간 AI, 인공지능과 관련한 다양한 교육 시스템을 구축해왔으며, DS과목 등을 학생들이 필수로 이수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취임사에서 앞으로 이러한 데이터 및 융합교육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 언급하셨는데, 이와 관련하여 신설되는 커리큘럼, 필수 이수 교양과목등에 관한 계획이 있으신가요? 전임 신동렬총장께서는 데이터 및 융합교육시스템 구축을 위한 큰 기틀을 닦으셨습니다. 저는 신동렬총장께서 닦으신 큰 틀 내에서 좀 더 내실을 다지고자 합니다. 현재 DS과목에서 배우는 내용이 너무 많아서 학생들이 불편을 느낀다면 해소하고 과목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죠. 필요하다면 관련 과목을 신설하고 넓혀가고 싶습니다. 사실 현재 배우는 과목들은 쉽게 공부할 수 있는 내용들이에요. 부족한 부분들이 분명히 있을 거고 필요한 부분들을 내실화하고 추가할 것입니다. 당연히 그 과정에서 커리큘럼의 신설과 변화도 있을 것이고 필수 이수 교양과목의 다양화도 진행될 예정입니다. 학생들이 느낄 수 있는 교육상 변화가 있을 거예요. 데이터 및 융합교육시스템을 통해 굳이 부전공하지 않고서도 원하는 분야의 실력을 쌓을 수 있는 교과과정이 제공되어 학생들의 입장에서 공부의 다양한 ‘옵션’이 생길 수 있도록 해줄 예정입니다. 필수 이수 교양과목들과 커리큘럼이 심화되고 넓어질 수 있는 충분한 주변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Q3. 전략적 캠퍼스 운영을 통한 산학협력과 창업의 상생발전을 핵심과제 중 하나로 구상하고 계시는데, 구체적으로 어떻게 진행할 예정이신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인문사회과학캠퍼스 근처 대학로에는 무려 12개의 대학, 72개의 소극장이 있습니다. 문화예술적으로 굉장히 잘 발달되어 있어요. 이 점을 활용할 것입니다. 인사캠 근처 대학로는 ‘문화예술 융복합 센터’가 될거에요. 다양한 문화 예술 분야에 진출하여 문화예술 융복합적 특성을 가지는 곳이 될 예정인거죠. 자연과학캠퍼스의 경우 가까운 곳에 판교가 있고 현재 판교에도 캠퍼스가 있습니다. 이곳에 반도체/소프트웨어/AI등과 관련한 캠퍼스를 신설하여 주변에 있는 많은 관련기업과 산학협력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판교뿐만 아니라 송도에도 캠퍼스를 신설할 예정입니다. 송도에 있는 바이오단지를 활용하여 바이오 분야에 특화된 산학 연구를 하는 또 다른 캠퍼스가 신설될 예정입니다. 송도 ‘삼성 바이오로직스’, ‘삼성 바이오에피스’ 등 다양한 제약회사가 있는 바이오단지의 특성을 활용하는거죠. 취임사에서도 언급했다시피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캠퍼스가 위치별로 재구조화 될 것입니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인근으로 나아가면서 캠퍼스의 특성을 살리는 것입니다. 더 나아가 장기적으로 학생들의 창업과 산학협력을 핵심 과제로 구상하고 있습니다. 대학의 재정 건전성은 등록금과 기부금으로 유지될 수 있습니다. 산학협력을 기반으로 한 학생들의 창업을 통해 기부금이 확대되면 학교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할뿐 아니라 창업이 해당 산업에 직접적으로 기여하는 경제적인 효과도 발생하는 상생발전이 이루어집니다. 오랜 시간이 걸리겠지만 이것이 전략적 캠퍼스 운영을 통한 산학협력과 창업의 상생발전 과정 계획입니다. Q4. 마지막으로 향후 성균관대의 역할과 나아갈 방향, 그리고 학생들이 느낄 새로운 변화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리 학교는 존경받고 품위있는 대학이 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실력과 경제력뿐만 아니라, 가장 중요한 ‘인의예지(仁義禮智)’와 ‘수기치인(修己治人)’의 덕목을 갖추고, 그것이 모든 학생들의 몸에 배이도록 해야합니다. 이를 위한 것이 취임사에서 언급한 4가지 목표입니다. 우리 사회는 학벌로, 이념적으로, 경제적으로 굉장히 분열되어 있어요. 이러한 분열이 나타나는 이유는 타인에 대한 배려와 믿음, 그리고 ‘인의예지(仁義禮智)’가 없기 때문입니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다름을 인정하면서 또 같아지는 방법을 배워야 사회가 분열되지 않습니다. 우리 학교에서 이런 방법과 덕목을 가르치면서 학생들의 몸에 배이도록 할 때 성균인만의 특색이 생길 것입니다. 이것이 성균관대의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성균관대가 역할을 다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느낄 변화 중 하나는 ‘학교가 나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일 것입니다. 학교의 커리큘럼이 다양해지면서 학생들이 다양한 것들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학교는 학생들을 ‘Teaching’하지 않고 ‘Coaching’하면서 학생들이 스스로 문제를 찾고 풀어갈 수 있도록 옆에서 조언과 가이드를 해주는 역할을 해야합니다. 그게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해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우리 대학이 그러한 역할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내가 학교에서 케어받고 도움받고 있구나’라는 느낌, 그리고 ‘내 뒤에는 학교가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유지범 총장의 축사에는 프랑스 소설가 앙드레의 격언이 담겨있었다. “오랫동안 꿈을 그리는 사람은 마침내 그 꿈을 닮아간다.” 성균관대를 이끌며 ‘성대다움’의 브랜드 임팩트를 창조하고자 하는 유지범 총장의 담대한 꿈을 엿볼 수 있는 격언이었다. 유총장의 열정과 담대함은 성균관대에 어떤 역사를 남길지 그 행보가 기대된다.

    • No. 25
    • 2023-01-13
    • 8778
  •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활용한 혁신적인 연구

    물리학과 카르스텐로트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활용한 혁신적인 연구

    Q.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카르스텐 로트(Carsten Rott)입니다. 저는 독일에서 왔고, 현재는 성균관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천체물리학 교수이며 우주에서 발생하는 역동적인 과정을 이해하고 새로운 현상을 찾기 위해 고에너지 중성미자를 활용한 혁신적인 연구에 힘쓰고 있습니다. Q. 고향은 어떤 곳인가요? 독일의 하노버라는 도시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비록 독일에서 산 세월은 20년이 채 안 되지만, 가족과 친구들을 보러 독일에 가는 것은 항상 설레는 일입니다. Q. 어떤 계기로 한국에 오게 되었는지 궁금해요. 성균관대학교에서 연구팀을 꾸릴 기회를 얻게 되어 한국에 오게 되었습니다. 2013년부터 현재까지 총 9년 동안 성균관대학교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아이스큐브 중성미자 관측소(IceCube Neutrino Observatory)에서 가장 큰 국제연구팀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한국에 온 것은 인생의 흥미진진한 여정이 되었습니다. Q. 한국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요? 처음 한국을 방문한 때는 17년 전이었습니다. 한국의 문화, 자연 그리고 역사가 담겨있는 장소들이 매력적이라고 느꼈습니다. 또한, 한국의 빨리빨리 문화가 인상깊었습니다. 이제는 한국에 산지 오래되었지만 아직도 무엇이든 빠른 한국의 모습에 감탄하곤 합니다. 처음 방문했을 때와 현재를 비교하면 엄청나게 달라진 한국의 모습 역시 놀랍습니다. Q. 한국에서 기억에 남는 장소가 있나요? 평소에 여행을 좋아해 한국의 많은 곳을 방문할 수 있어서 기뻤습니다. 그중에서도 설악산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설악산 숲 한 가운데에 있는 절에 머무른 것은 등산을 좋아하는 저에게 정말 잊을 수 없는 행복한 경험이었습니다. Q. 성균관대학교에 오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앞서 말한 한국에 오게 된 계기와 같습니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성균관대학교의 빠른 발전과 일류 대학이 되겠다는 포부가 인상 깊었습니다. 대부분의 주요 대학들 역시 비슷한 열망을 마케팅하고 있지만, 성균관대학교는 선도대학이 되기 위해 진심으로 올바르게 노력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Q. 성균관대학교에서 가장 인상 깊은 기억이 궁금해요. 제가 가르친 학생들이 졸업하는 순간 순간이 기억에 남습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조직한 국제 여름 학교와 결합된 국제 워크숍도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행사는 3주간 진행되었고 다소 힘들기도 했지만, 성균관대학교에 많은 국제 연구자들을 모집하고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와 협력자들을 발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습니다. Q. 최근 교수님이 속한 연구팀이 좋은 결과를 냈다고 들었습니다. 이에 대한 소감과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해요. 제 연구팀이 참여하고 있는 국제공동연구단이 먼 거리에 있는 활동은하에서 방출된 고에너지 중성미자의 증거를 최초로 발견했고, 이러한 내용을 과학기술분야 국제학술지인 ‘사이언스’(IF: 63.83)에 발표했습니다. 수년간 노력해서 얻은 결과이며, 중성미자를 이용해 우주를 연구하는 꿈을 현실로 만든 이정표입니다. 앞으로 우주를 관찰하는 과정에서 중성미자를 활용해 완전히 새로운 통찰력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연구팀은 2000개 이상의 카메라를 가진 새로운 카메라 기반 보정 시스템을 구축해왔으며, 이를 아이스큐브 검출 현장에 배치할 계획입니다.

    • No. 24
    • 2023-01-04
    • 3481
  • 70%는 가슴으로 30%는 이성으로

    화학과 류도현

    70%는 가슴으로 30%는 이성으로

    Q. 만나서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화학과의 류도현 교수입니다. 2005년에 교수직에 부임하여 근무한지 어느덧 17년이 다 되어가네요. 현재 교육부에서 지원하는 카이랄소재 분석센터 센터장을 맡고 있으며 ‘카이랄 유기화합물의 효율적인 촉매 합성법’을 연구하고 강의하고 있습니다. 저희 연구실과 실험실은 전망 좋은 우리 학교 화학관 6층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Q. 벌써 2022년의 끝자락이네요.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카이랄소재 분석센터를 통해 화학과에 새로운 분석 장비인 초임계유체 크로마토그래피(SFC)와 고해상도 질량분석기(Q-TOF Mass)가 12월에 들어올 계획입니다. 이 장비들의 설치를 위해 전담 연구원들과 함께 공간 및 환경 조성을 하고 있습니다. 대학원생들과 촉매반응 연구와 과제 수주를 위한 프로포잘 준비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Q. 한국유기합성학회(KSOS) 학술상 수상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수상하신 소감 전해주세요. 유기합성학회는 유기화합물을 다양한 방법으로 합성하는 연구자들과 함께, 이를 사용하는 생물학, 의학, 약학, 농학, 재료공학, 화학공학, 환경공학 등 관련 분야의 학계, 산업계, 연구계의 전문가들이 참여하고 있는 학회로 2010년에 출범했습니다. 이번 논문으로 학술상을 수상함으로써, 제가 연구하는 카이랄 촉매 기술이 학계뿐만 아니라 연구계와 산업계에 크게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우리 연구실에서 함께 열심히 연구했던 졸업생 그리고 현재 함께 하고 있는 학생들과 수상의 영광과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Q. 수상 논문에 대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이번 수상 논문은 유기촉매를 이용한 카이랄분자의 비대칭 합성 연구 분야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카이랄 화합물은 의약, 농약 및 향수 등 다양한 미래소재로 그 시장이 확대되고 있는데요. 화이자사의 코로나 치료제인 팍스로비드는 3종의 카이랄 화합물들이 결합한 분자이며, 미래 신약은 카이랄 화합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따라서, 이런 분자들을 쉽고 값싸게 만드는 기술은 미래의 기초기반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저희 연구실에서는 카이랄 유기촉매들을 개발하여 다양한 유기 반응들에 응용하였고 지금까지 합성이 불가능했거나 어려웠던 화합물을 쉽게 얻을 방법들을 개발하여 논문으로 보고했습니다. 카이랄 유기촉매 합성법은 작년에 노벨화학상으로 선정될 만큼 많은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기술이기도 합니다. Q. 연구에서 교수님의 관심분야는 무엇인가요? 저는 유기 분자를 3차원으로 조립하는 기술에 관심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필요한 유기분자는 2nm이하의 작은 사이즈인데요. 유기분자의 초미세구조를 만들기 위해 1nm정도의 기계가 필요하며 이 기계는 정교하게 3차원으로 작동해야 됩니다. 이러한 기계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카이랄 촉매이며 반복적으로 3차원 분자를 조립함으로써 연구자가 원하는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3차원 분자조립의 반복적인 작업을 회전율(turnover number)이라고 하는 데 회전율이 높으면 높을수록 필요한 촉매량은 적어지게 됩니다. 따라서 카이랄 촉매의 회전율을 높이는 것과 촉매의 기능성을 추가로 부여하여 차세대 촉매로 발전시키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Q. 최근 연구 이외에도 다양한 유기화학연구를 진행하셨습니다. 그중 대표 연구 한 가지만 소개해 주세요. 유기합성 기술을 적용하면 다양한 유기화합물을 만들 수 있는데, 염료감응형 태양전지를 위한 유기염료를 합성한 연구가 기억납니다. 박막형 태양전지에 유기염료를 사용할 경우, 얇게 유리창에 코팅하여 태양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연구실에서 유기합성으로 새로운 유기염료들을 합성하여 그 당시 박막태양전지의 최고효율을 달성한 성과를 거두었기에 가장 인상깊은 연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 류도현 교수 연구실의 표지논문 Q. 유기합성과 관련된 많은 연구를 진행하셨는데요, 관련 연구가 우리 사회에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나요? 현재 유기합성기술은 기능성을 가진 유기화합물을 싸고 쉽게 얻을 수 있는 기술로, 우리나라와 선진국과의 격차가 가장 적은 기술이라고 평가받고 있으며 그중에서 최첨단 기술이 카이랄 분자 촉매합성 기술입니다. 이러한 기술을 바탕으로 탄생한 유기화합물들이 의약학을 포함한 바이오 분야 이외에도 유기 태양전지, 유기반도체 등 전자재료 분야로도 많이 응용되고 있어 미래 기반기술로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관련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인력양성과 투자가 이루어지길 바라며, 저 또한 연구를 이어나가 국내 유기합성기술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Q. 연구자로서의 길을 걸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순간은? 저는 대학 졸업 후 하버드대 화학과에서 박사후연구원을 지냈는데, 이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이때 하버드 화학과의 유기합성의 대가이며 노벨상 수상자이신 코리 교수님과 연구하며 카이랄 촉매 합성기술을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습니다. 교수님과 진행했던 첫번째 프로젝트는 선배연구자가 해결하지 못한 반응에 대한 원인을 분석해서 오류를 해결하는 것이었습니다. 반응의 수율은 높았지만 입체선택성이 낮았고 지도교수님은 원인이 촉매라고 생각하셔서 계속 촉매구조만 변형해 가며, 연구에 진전이 없던 상황이었습니다. 두 달간 촉매구조에 매달려가며 허송세월을 보낸 후, 원인을 다른 쪽에서 찾아보고자 교수님 몰래 반응물의 구조를 바꾼 시도를 했고, 입체선택성 100%를 달성하는 결과를 얻었습니다. 밤을 새워 결과를 얻은 것을 휴일에 출근하신 지도교수님께 보여드려 깜짝 놀라게 해드렸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때 제가 얻은 교훈은 “연구자는 남의 것은 믿지 말고, 자기가 한 걸 믿고 사고를 유연하게 해야 한다” 였습니다. 이 문장은 아직까지도 연구과정에서 난항을 겪을 때, 저에게 해답을 제시해주곤 합니다. Q. 연구자 ‘류도현’을 움직이게 하는 힘은 무엇인가요? 저는 새로운 연구와 그 연구과정을 통한 성장에 가장 큰 보람을 느끼며, 이는 저를 끊임없이 연구실로 이끄는 원동력이 됩니다. 특히, 카이랄 촉매로 새로운 3차원 분자를 탄생시키는 결과를 좋은 논문으로 보고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한, 하나의 유의미한 연구결과를 얻기 위해서 저를 포함해 많은 학생들의 노력이 들어가는데, 유기화학을 전혀 모르던 학생이 점점 성장하여 훌륭한 연구자가 되는 모습을 보게 될 때 뿌듯함을 느낍니다. 바로 이 즐거움이 저를 움직이게 하는 힘입니다. Q. 연구자의 길을 먼저 걸은 선배로서,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학생들이 연구자 길을 갈 때 선택의 길에서 많은 고민을 하게 됩니다. 예를 들면 ‘전공은 무엇을 하나? 학위는 어디까지? 어디에서 하는지?’ 등을 말이죠. 저 또한 이러한 선택의 기로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이때, “남이 하지 않는 것을 해라”는 중학교 은사님 말씀이 도움이 되었고, 이후 선택할 때는 “70%는 가슴으로 30%는 이성으로” 판단하며 저 자신에게 끌리는 것을 운명처럼 했습니다. 그 선택의 결과가 바로 연구자의 길이었습니다. 저는 이렇게 연구자의 길을 걸어왔고, 앞으로도 계속 걸어가려고 합니다. 여러분도 본인에게 끌리는 것이 운명처럼 나타날 때, 그 길을 선택하여 훌륭한 연구자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 No. 23
    • 2022-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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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이버 수사국의 경찰, 대학교수가 되다

    과학수사학과 김기범 교수

    사이버 수사국의 경찰, 대학교수가 되다

    -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안녕하세요 김기범입니다. 저는 1997년 경찰대학을 졸업한 이후 23년간 경찰로 일했고, 2014년에 경찰대학과 치안대학원에서 사이버 크라임과 디지털 포렌식 범죄 수사를 가르치며 처음 강단에 섰습니다. 좋은 기회로 2020년부터는 성균관대학교 과학수사학과에서 함께하고 있습니다. - 벌써 2022년의 끝자락입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요즘은 진행중인 연구과제 마감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학생들 졸업 논문도 열심히 봐주고 있고요. 저희 과학수사학과는 학부가 없고 대학원만 있다 보니 교수님들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우리 학생들 논문지도를 많이, 또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것은 없고요, 그저 강의 하고 연구도 하며 지내고 있습니다. - 교수님의 주요 연구분야가 궁금합니다. 저는 디지털 포렌식과 사이버 크라임을 연구합니다. 큰 틀에서 보면 ICT(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ies)를 이용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모든 범죄의 수사를 연구하는 것인데요. 많은 분들께서 종종 들어보셨을 해킹, 랜섬웨어, 다크 웹, 디지털 성범죄, 저작권 침해, 개인정보 침해, 보이스피싱 등이 모두 제 연구분야에 속하는 범죄 유형들입니다. 이와 같은 범죄들의 증거를 찾아내고, 그 증거가 어떤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데 있어 유의미한 것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저희 연구의 목적이죠. - 디지털 포렌식이란 무엇이며, 디지털 포렌식을 연구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디지털 포렌식이라는 말이 조금 어렵게 들리긴 하지요? 디지털 포렌식이란 디스크나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매체에서 데이터를 추출 · 복구 · 분석 하여 유의미한 증거를 만들어내는 일련의 과정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법과학의 영역에 속하는 한편 컴퓨터과학의 영역에 속하기도 하는, 상당히 융합적인 분야인데요. 과거에는 이 디지털 포렌식이 범죄 수사에만 활용이 되었지만, 이제는 행정소송 · 민사소송 등 다양한 사건에 폭넓게 활용되는 추세입니다. 이를테면, 개인정보 침해, 탈세, 회계 부정 사건 등의 사실관계를 밝혀내는 데 디지털 포렌식이 사용되기도 한다는 겁니다. 디지털 포렌식이 수사 방법론 그 이상의 역할을 하게 됨에 따라 디지털 포렌식의 연구도 발전해왔고, 발전하는 중입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음성 메시지의 위조 여부를 밝히는 것을 넘어 해당 음성 메시지가 위조된 것이라면 어떤 방식으로 위조가 되었는지, 누구의 목소리를 위조한 것인지를 밝혀내는 단계까지 디지털 포렌식의 몫이 되었다는 거죠.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디지털 포렌식의 범위는 꽤 넓고, 이 분야에 대한 연구도 그에 발맞추어 진행되고 있습니다. - ‘교수 김기범’ 이 아닌 ‘경찰 김기범’ 의 모습이 궁금해지는데요. 경찰로 재임하셨을 적의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때는 2000년, 컴퓨터도 잘 알지 못하는데 서울청에서 사이버 수사를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사이버 수사가 처음이었지만, 당시엔 너도 나도 사이버 수사가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사이버 수사국과 같은 조직을 그때 모두 만들고 정리했습니다. 그렇게 이 분야에 대해 열심히 배워가다 보니 어느새 대학원에 다니고 있더라고요. 저는 아무런 기반이 없는 분야에 ‘맨땅에 헤딩’ 한 터라, 스스로에게 공백을 많이 느꼈고 그 공백을 채우려 부단히 노력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조금 자리를 잡고 난 이후에는 대학에 사이버 수사 석사과정을 만드는 일, 조직 법제를 정리하는 일과 같은 전반적인 ‘틀 잡기’ 프로젝트를 약 8년간 진행했습니다. 그러던 중 뜻밖의 재미있는 일도 있었는데요. SBS에서 방영했던 드라마 <유령> 아시나요? 인터넷 및 SNS의 파급력에 대한 경고를 담고 있는 사이버 수사물 드라마인데요. 제가 그 드라마의 기획 과정에 직접 참여했습니다. 그때 김은희 작가, 김형식 감독님과 시나리오 설계도 함께하고, 극본이 나오면 다 같이 모여 먼저 리뷰도 했었죠. 개인적으로 참 재미있는 경험으로 기억되는 일입니다. - 23년간 몸담으셨던 직장을 떠나 학자(學者)가 되셨습니다. 어떠한 계기로 ‘이직’을 결정하게 되셨는지요. 글쎄요. 특별한 계기가 있었다기 보다는 그냥 자연스럽게 흘러왔던 것 같습니다. 제가 학부는 행정학과를 졸업했고, 사회에 나와 일을 하면서 공학 박사 학위를 취득 했거든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술 분야에 대한 학문적 호기심이 생겨난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약 6년 정도 경찰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었는데, 당시에는 학생들의 교육에 좀 더 몰두 해서 늘 충분치 못한 연구활동이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성균관대학교에 오게 되면 보다 편안하고 자유로운 환경에서 평소 하고 싶었던 연구에 열중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매우 만족하고 있습니다. 저희 학생들의 스펙트럼이 넓거든요. 엔지니어들이 많은 편이긴 하나, 법학, 경찰학, 공학 등 전공이 각양각색이에요. 이 친구들과 함께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재미있는 연구를 하고 있는 지금, 너무 즐겁고 행복합니다. - 앞으로 어떤 교수자, 어떤 연구자가 되고 싶으신가요? 어떤 형태로든 우리 사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자 합니다. 우리 사회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 수 있는 훌륭한 연구 성과물을 내놓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고요. 우리 학생들을 잘 교육시켜 사회로 내보내는 것도 제가 우리 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들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교수자와 연구자의 역할을 굳이 나눌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어쨌든 목표하는 바는 하나니까요. 우리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그렇게 형성된 인적 자원을 기반으로 대한민국의 사이버 수사 역량을 키우고, 해당 역량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게 되는 것. 그것이 제가 교수자이자 연구자로서 그리는 미래입니다. - 지금껏 참 많은 성과를 이루어 오셨습니다. 인간 김기범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저는 목표가 없는 사람입니다. 이런 자리에서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지만 저는 썩 주체적인 사람도 아니에요(웃음). 인사발령, 이직과 같은 제 인생의 터닝포인트들은 사실 대부분 제 선택이 아니었어요. 그저 주변에서 제게 기대하는 것들을 하나씩 해내며 살아왔습니다. 나쁘게 말하면 목적의식이 없는 것이고, 좋게 말하면 늘 준비된 사람이라는 뜻이겠지요. 대학원 시절, 제 지도교수님께서 저에게 어떤 지시를 내리시면 저는 항상 제 마음대로 가능과 불가능을 판단했습니다. 당시 제가 불가능이라고 판단한 것들이 하기 싫어서 안하고자 한 것은 아니었고, 아직 부족해서 하면 안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지도교수님께서 그런 저에게 역정을 내시더라고요. ‘내가 너를 알고 충분히 해낼 수 있으니까 하라고 시키는 건데, 도대체 왜 그러냐’는 것이었어요. 저는 나름 겸손하려 한 것인데 말입니다. 아무튼 그날 이후로 저는 예스맨이 되었어요. 무조건 받아들였고 무조건 해냈습니다. 아마 그 과정들이 쌓이고 쌓여 지금의 저를 만든 것이겠지요. 일단 도전 해보는 거에요. 특히 새롭게 태동하는 분야에서의 도전은 그 자체로 의미 있는 것이고, 틀리는 것도 성과가 돼요. 포석을 많이 해두면, 반드시 하나의 큰 자산이 되어 온다는 사실을 저는 의심하지 않습니다. - 끝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전하고 싶은 말이 꽤 많은데요. 사회에서 어떤 사람을 평가할 때 그 사람의 능력이 물론 가장 중요하지만, 그 능력의 허들을 일단 넘으면 그 뒤로는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해집니다. 예의나 성실 같은 것들 말이에요. 앞서 도전을 많이 해보라고 이야기했었는데, 이 말은 ‘작은 성공’을 많이 거두어 보라는 이야기입니다. 도전이라는 것이 절대 대단하고 거창한 것일 필요 없거든요. 작은 성공이 많아야, 새로운 도전이 계속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성공과 도전이 맞물리기 시작하면 매일이 즐겁습니다. 매일이 기대가 되지요. 여러분이 매일을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우리 성대 학생들 정도 되면 더이상 나 혼자의 성취와 성장만을 고려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한발짝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 기여하는 바, 더 넓게는 세계에 기여하는 바를 찾아낼 수 있어야겠지요. 여러분은 충분히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화이팅입니다!

    • No. 22
    • 2022-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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