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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교육과 민무홍 교수(컴공 03)
교수보다 동행자, 함께 꿈꾸는 성균인
언제나 학생들 곁에 있으려는 교수가 있다. 교내는 물론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매체에서 따뜻한 인간미를 전하는 컴퓨터교육과 민무홍 교수(컴퓨터공학과 03)는 늘 학생들의 시선과 트렌드에 깊이 공감하며 발맞추고 있다. 정보보안과 인공지능을 전문으로 연구하며, 도박 중독 및 예방에도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민무홍 교수는 현재 ‘AI 기초와 활용’ 수업에서 인문사회과학캠퍼스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2003년 학부생으로 학교를 찾았던 그가 어느덧 교수로 교정을 거닐고 있다. 그의 행보는 온통 학생들을 위한, 학생들에 의한 활동으로 채워져 있다. 애교심 가득한 그가 들려주는 성균관대학교와 학생들을 향한 사랑 이야기를 들어보자. “컴퓨터교육과 민무홍 교수입니다. 우리 대학에서 컴퓨터공학과 03학번으로 학부를 졸업하고 석사 과정 10학번으로 대학원 과정을 마쳤습니다. 이후 고려대학교에서 정보보호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현재는 모교로 돌아와 학생들을 가르치고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어요.” | 학부생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오신 만큼 학교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실 것 같아요. 대학과 처음 인연을 맺은 지도 어느덧 20년이 지나가네요. 과거 유행했던 싸이월드에 학교 이야기가 담긴 사진들을 많이 올렸었는데 지금은 보여드릴 수 없다는 게 아쉽습니다. 분당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해서 자연과학캠퍼스행 셔틀버스가 지나다니는 것을 자주 봤습니다. 그래서 저는 입학 전부터 우리 학교에 관심이 많았어요. 원서를 내는 시점에도 자연스럽게 우리 학교를 지망했고, 정보통신계열로 입학했습니다. 오랫동안 꿈꿔왔던 대학에 입학하게 되어, 재수나 반수는 한 번도 고려해 본 적이 없었고 바로 대학 생활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고교 시절 막연하게 눈길이 갔던 셔틀버스를 실제로 타게 되니 편리함을 넘어서 특별한 감회가 느껴졌습니다. 덕분에 대학 생활에 대한 전반적인 만족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합격자 발표 날부터 '여기가 내 학교다'라는 마음가짐이 우리 학교 애정의 시작인 것 같네요. 저는 우리 학교 축제를 좋아하는데요. 주변에서는 축제가 재미없는 학교라고 놀렸지만 전 재미있었습니다. 재미는 스스로 느끼는 것이니까요. 축제를 좋아하는 몇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응원단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보다 흥이 많은 편이거든요. 저는 어렸을 때 응원단에 들어가 보고 싶었지만, 기회가 닿지 않아 해보지 못했어요. 회귀물이 유행이던데 제가 만약 스무 살로 돌아갈 수 있다면 로또를 사는 게 아니라, 반드시 응원단 면접을 볼 거예요. 축제 때 나눠주는 학교 굿즈를 열심히 모으는 편입니다. 2003년부터 기회가 될 때마다 모아 둔 티셔츠와 후드 티를 아직도 가지고 있고요. 입학식 때 처음 발급받은 학생증, 학교에서 매년 나눠주던 다이어리도 갖고 있습니다. 임용된 이후인 지금도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날에는 평소에 모아둔 용돈을 화려하게 소진하곤 합니다. 기회가 될 때마다 상당히 많은 학교 옷을 구매했는데요. 우리 집 옷장 하나가 학교 옷으로 가득 차 있답니다.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는 날에 기분 전환 겸 학교 잠바와 후드 티를 입고 나오는 일이 종종 있습니다. | 지난 2월, 컴퓨터교육과 홍보부와 함께 올린 릴스가 학생들 사이에서 뜨거운 반응을 얻었어요. 인기짱 교수님으로서 소감이 어떠세요? 인스타그램 릴스 영상 말씀이군요! 다시 찾아보니 제가 찍힌 두 동영상의 조회수가 각각 14만 5천, 9만이나 되네요. 어쩐지 오가는 길이나 셔틀버스에서도 학생들이 엄청나게 인사를 해주더라고요. 매우 기분이 좋았습니다. 어설프지만 학생들이 그런 모습까지도 재미있게 봐줬다는 게 오히려 감사할 따름입니다. 학과에서 홍보를 위해 찍어달라는 요청이 들어와서 찍게 되었는데요. '인기짱 교수님'이라는 수식어는 아직 어색합니다만, 이런 소통 방식이 학생들과의 거리를 좁히는 데 도움이 된다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하여 찍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학생들 사이에서 화제가 될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저야 다 준비된 판 위에서 열심히 춤을 췄을 뿐이고, 컴퓨터교육과 홍보부 학생들이 기획하고 편집하느라 고생이 많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고맙다고 이야기하고 싶어요. ▲ 컴퓨터교육과 홍보부(@com_on_skku) 릴스 | 성균관대학교 공식 유튜브 ‘스꾸인터뷰’ ASMR 영상에 출연하셔서 친근하고 인간적인 매력을 보여주셨어요. 특별한 촬영이었을 것 같은데, 어떤 경험이었나요? 영상학과 진빛남 교수님과 함께 진행한 ASMR 촬영은 새롭고 흥미로웠습니다. 평소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마주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경험이었죠. ASMR을 즐겨보던 편이 아니어서 어떻게 하는지 정확히 모르는 까닭에 현장에서 학생들의 안내를 받아 가며 참여했습니다. 슬라임을 만지는데 손에 녹듯이 묻더라고요. 제가 손이 따뜻한 편이고, 용암 손이라는 을 알게 되었습니다. 촬영도 재미있었고, 촬영 후 학생들이 많이 알아봐 주셔서 뿌듯했습니다. 덕분에 ‘MBC 생방송 오늘 아침’에도 출연하게 되었습니다. 제게는 너무나 행복하고 멋진 경험이었습니다. 이렇게 친근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아주 조금 망설인 부분도 있었지만, 학생들이 교수를 더 인간적으로 느끼고 친근감을 갖는 데 도움이 된다면 분명 의미 있는 시도가 될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학문적 지식을 전달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감과 소통도 교육의 중요한 부분이니까요. 앞으로도 이런 색다른 소통의 기회가 있다면 언제든 참여하고 싶고요. 저는 뭐든 시켜만 주시면 더 열성 있게 참여할 자신 있습니다. 많이 섭외해 주셔요. | 민무홍 교수님의 유튜브 채널, ‘로그몬 민무홍’ 이야기를 해볼까요. 로그몬은 어떤 의미이고 ‘무홍이의 브이로그’는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처음부터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고자 했던 것은 아닙니다. 수업 조교들을 통해 제가 맡고 있는 대규모 사전 녹화 강의는 대부분의 학생이 단순히 틀어 놓고 수업에 집중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온라인 전용 수업이다 보니 제가 어떻게 가르치든 지루해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제 수업에 재미의 요소를 넣어보고 싶었습니다. 좀 더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학생들과 거리감을 줄일 방법을 고민하다가 대학 브이로그가 유행이라는 말에 저도 브이로그를 촬영하여 아이캠퍼스에 업로드했습니다. 콘텐츠를 고민하다 매주 금요일마다 인사캠 학생들이 자과캠에 가서 수업을 듣는다는 사실을 전해 듣고 제가 잘 알고 있는 자과캠을 소개해 줘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동제가 열리는 자과캠에 가서 브이로그를 촬영했고, 바로 이어서 인사캠 대동제도 TA들과 함께 촬영해 업로드 했습니다. 신선한 시도여서 그런지 입소문이 났고 반응이 괜찮았습니다. 다만 이 영상이 아이캠퍼스에서 제 수업을 듣고 있는 학생들에게만 열려 있다 보니, 모두가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라 아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앞선 촬영 섭외를 부탁한 친구들조차도 브이로그를 본 적이 없고, 촬영장에서 아이캠퍼스에 접속해서 영상 한 번만 보여달라는 부탁을 듣고 나니, 전에 아이캠퍼스에 올려둔 영상들을 유튜브에 올려 관심 있는 학생이 모두 볼 수 있게 해야겠다는 생각에 채널을 개설하게 되었습니다. ▲ 로그몬 민무홍 유튜브 채널 로그몬이란 로그와 몬의 합성어입니다. '로그(Log)'는 컴퓨터공학에서 프로그램이 동작하는 동안 상태를 기록한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여기에 포켓몬스터의 '~몬'이라는 접미사를 붙였습니다. ‘몬’은 보안에서 사용하는 모니터링의 약자기도 합니다. 그렇게 로그몬이라는 이름이 붙었답니다. 앞으로는 채널 내 영상 콘텐츠를 다양하게 제작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있습니다. 현재는 축제 영상이 전부지만 취미 생활도 올려보고, 연구실에서의 일상, 논문 쓰는 과정, 학회 참석기 등의 내용을 담아보고 싶어요. 미리 찍어둔 영상들도 있는데 아직 편집을 못 했습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저와 유튜브를 함께 운영해 볼 친구들을 구하고자 합니다. 편집과 기획, 촬영에 관심 있는 친구들은 연락 주면 좋겠습니다. 저와 함께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면서 우리 학교 학생들과 소통하는 데 동참할 친구들을 찾고 싶어요. | 민무홍 교수님을 축제 기간에 학교에서 만나면 굿즈를 주신다고 들었어요. 굿즈에 있는 교수님 시그니처 캐릭터의 탄생 비화가 궁금해요. 수업 시간에 아이캠퍼스를 통해 공지 사항을 올릴 일이 있었는데 공지만 올리는 건 너무 심심해 보였어요. 간단한 캐릭터를 하나 곁들여 봐야겠다는 생각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근데 이 캐릭터도 점점 진화하면서 몇 가지 버전으로 변형되었는데요, 다양한 캐릭터를 활용하여 공지를 띄울 행사 포스터도 만들어보고, 명절 축하 인사도 만들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캐릭터를 가지고 뭔가 다른 것을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고요. 제 캐릭터를 활용한 굿즈는 학생들과 소통하기 위해 재미 삼아 작은 스티커 아이템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축제 때 저에게 다가와 인사하고 사진을 같이 찍거나, 브이로그 촬영에 함께 해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의미로 굿즈를 나눠 주었습니다. 지금은 메모 패드, 캐릭터 집게 등으로 확장되었고, 메모 패드 이미지는 굿노트 템플릿으로도 제작되어 연구실 홈페이지(https://swlab.skku.edu)에 공개 배포 중입니다. 이런 캐릭터와 굿즈들은 저와 함께 살고 있는, 전 직장 후배인 아내 머릿속에서 대부분 나옵니다. 디자인부터 여러 굿즈들을 기획하여 학생들에게 무엇을 나눠주면 좋아할지 같이 고민해 보고요. 올해도 축제 기간에 선보일 신상 굿즈를 기획하고 있으니 많이 기대해 주세요. 조금 더 욕심을 내보자면 제 캐릭터인 ‘무홍이’가 우리 학교 마스코트인 ‘명륜이’, ‘율전이’와 함께하게 될 날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협업 굿즈를 만들 기회를 주신다면 영광으로 알고 동참하도록 하겠습니다. | 작년 10월, 인문사회과학캠퍼스 금잔디 광장에서 경제대학X사회과학대학 연합 문화제 ‘추(秋)억을 걷는 시간’에서 퀴즈쇼 ‘문제해결과 알쏭달쏭’을 진행하셨어요.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고, 어떤 행사였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학생들이 요청하면 못 할 것이 없죠. 사과대 학생회에서 연락을 주셨고 결국 금잔디 무대 위까지 진출하게 되었습니다. 학생회에서 제게도 의견을 물어봐 주셔서 당초에는 저와 학생들이 컴퓨터 게임이나 콘솔 게임을 즐기는 콘텐츠도 제안했는데요. 게임처럼 빠른 동작은 당시 설치되는 장비를 통해 실시간으로 송출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프라인 퀴즈 형태의 무대가 포켓몬 맞추기, 티니핑 맞추기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여 소통과 재미를 추구하는 형태로 기획되었습니다. 제가 이전에 ‘문제해결과 알고리즘’이라는 과목을 강의했거든요. 이 강의 이름을 조금 변형하여 '문제해결과 알쏭달쏭' 퀴즈쇼가 만들어졌습니다. 단과대 행사였음에도 감사하게 생각보다 많은 인원들이 함께 해주었습니다. 학생들의 행사에 교수가 무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영광스러운 일이었고 의미 있는 경험이었어요. 학생들로부터 응원을 받는 것이 진심으로 행복했습니다. 개인적으로 게임 콘텐츠를 진행하기 어려워 아쉬웠지만, 언젠가는 꼭 E 스포츠 게임 대회가 금잔디에서 열렸으면 하는 소망이 생겼습니다. 제가 사회를 보든 참여하든 응원하든 뭐든 할 테니 꼭 불러주세요. | DS교과목을 운영해 오시면서 좋았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이 있으신가요? 좋았던 점은 다양한 학과 학생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인문사회과학캠퍼스 전체 학생들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너무 행복한 일입니다. 특히 저는 시험을 오프라인으로 치고, 시험 시작 전에 한 번씩은 인사를 해왔는데요. 이번 학기에는 수강생이 1,200명이나 되다 보니 그게 가능할지 잘 모르겠습니다. 아쉬웠던 점은 운영하기 쉬운 과목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DS교과들은 전공이 아닌 교양 수준에 맞춰서 수업이 설계되므로, 이미 중고교 시절에 개인적으로든 교과 과정으로든 어느 정도 배우고 입학한 학생들에게는 매우 쉬울 것입니다. 반대로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친구들에게는 굉장히 어려운 수업일 수 있습니다. 이 난이도를 조절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만약 전공자에게 가르치는 과목으로 설계되었다면 강의 내용에 중점을 둘 수 있지만 교양 수준의 지식 함양을 목표로 한 과목들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특히 인공지능의 중요도가 높아지면서 DS교과에 관심도가 높아지고 이를 반드시 이수해야만 졸업이 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러니 학생들이 느끼는 피로도와 부담, 그리고 불만이 있을 수밖에 없고요. 워낙 빠르게 변화하는 분야라 학기마다 과제가 새롭게 개편되고, 족보의 거래를 막기 위해 시험 문제가 변경되어 출제됩니다. 일부 유사하거나 겹치는 문항이 존재할 수는 있지만 유형 또한 바꿀 수 있도록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족보 덕을 못 봤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족보에 의존하기보다는 스스로 열심히 공부해 주세요. | 공학도였던 민무홍 교수님의 모습도 궁금합니다. 캠퍼스에서 보낸 청춘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공학도라 하기에는 유별난 학생이었어요. 저는 경영이나 마케팅, 교육에도 관심이 많았고 다른 과에도 상당히 기웃거리는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복수전공까지는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아서 제 전공을 열심히 살리면서 외부 활동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외부 연합동아리 활동을 많이 했습니다. 하나를 소개하자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경제 교육을 하는 JA (Junior Achievement) 라는 교육봉사NGO단체에서 대학생경제교육봉사단이라는 대학연합동아리 활동을 했습니다. 수많은 초등학교에 가서 교육을 진행했고, 우리 학교 대표를 맡았을 뿐만 아니라 전체 대학 연합동아리에서 부회장까지 할 만큼 열성적으로 활동했습니다. 회사원이 된 이후에 봉사나 특강을 하러 갔던 적도 있었고, 당시 같이 봉사활동 했던 동아리 친구들과의 인연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보물이 위치한 인문사회과학캠퍼스에 대한 호기심과 환상이 있었습니다. 육군으로 군대를 다녀오고 복학해서 1년간 학교를 더 다닌 시점에 무작정 휴학을 하고 인사캠에 갔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부는 맑은 하늘 아래 명륜당과 바라만 봐도 역사가 느껴지는 웅장한 은행나무를 제대로 즐겼습니다. 교수님들께 사전에 허락을 받아 청강도 해보고 즐거운 대학 생활을 즐기고 있었던 찰나에, 리먼 사태가 터졌습니다. 취업이 더 어려워지다 보니 취업 스펙을 준비하면서 대회나 공모전을 자주 나갔습니다. 학교 이름을 걸고 대회에 나가 상을 타오면 제가 학교를 빛낸 학생이 된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학교 이름을 더욱 빛내기 위해 애정을 가득 담아 참여했습니다. 학교에 다니면서 안철수연구소 외에도 넥슨, 한국전자통신연구원, 미래에셋증권에서 회사 경험을 했는데 학교 덕을 본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많이 들었습니다. ▲ 2004년 5월, 성균관대학교 강당에서 학부 시절에는 과제를 하기 위해 도서관에서 밤새 코딩하던 기억, 시험 기간마다 도서관에 자리를 맡겠다고 새벽같이 나왔던 추억, 봄이면 화사하게 피어나는 꽃들과 함께 걸었던 넓은 자연과학캠퍼스 풍경이 아직도 생생합니다. 공부를 잘하진 못했지만, 공부를 좋아하는 학생 중 하나였습니다. 그래서 도서관에 오래 앉아 있던 편이었는데요. 도서관이 문 닫을 때까지 공부하다가 교가를 들으며 걸어 나오면 뭔가 뿌듯하면서도 ‘그래 등록금이 아깝지는 않아’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물론 성적과 공부 시간이 비례하지는 않았습니다. 제가 놀지도 않고 뭔가 열심히 산 것처럼 보이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닙니다. 2004년 카트라이더에 빠져 살았던 이야기를 빼먹었네요. 제가 넥슨에 취업한 계기는 오로지 카트라이더 때문입니다. 당시 ‘성대사랑’이라는 우리 학교 전용 커뮤니티에서 카트라이더 클럽을 운영했습니다. 학우들과 함께 스쿨 카트를 타내기 위해 밤을 새워가며 카트를 달렸던 일, 팀을 모아 대학 챔피언 토너먼트에 나가서 온게임넷까지 출연해 본 일, 모두 다 20년 전 일이지만 아직도 기억 속에 생생하게 남아있습니다. | 교수라는 직업의 벽을 허물고 학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시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온/오프라인 가리지 않고 교수님을 학생들 곁에서 함께하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학생들과의 교류는 제게도 큰 즐거움이고 배움의 기회입니다. 트렌드가 빠르게 변하는 IT 분야에서는 학생들이 더 새로운 기술이나 플랫폼에 능통하고 적응력이 좋습니다. 제가 학생들에게 배우는 게 더 많습니다. 그들의 신선한 관점과 아이디어는 제 연구에도 많은 영감을 줍니다. 제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단순히 좋은 성적을 받는 것을 넘어서 진정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보람입니다. 그들의 성장 과정에 제가 작은 도움이라도 될 수 있다면, 그것이 제가 교수로서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이자 원동력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교육은 지식 전달을 넘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라고 생각합니다. 저같이 친구 같은 교수도 한 명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진정한 교육은 소통과 공감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이 겪는 고민과 어려움, 그리고 기쁨을 함께 나눌 수 있을 때 비로소 의미 있는 멘토링이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같이 기술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는 단순한 지식보다 문제 해결 능력과 창의성이 중요한데, 이런 능력은 권위적인 관계보다는 수평적이고 자유로운 소통 환경에서 더 잘 발달한다고 생각합니다. | 마지막으로, 뒤에서 늘 교수님을 응원하는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은 제자이기도 하지만 제 20년 후배들입니다. 사회에 나가는 시점부터 성균관대 졸업생이라는 이름 아래 많은 기회를 얻게 됩니다. 모두가 자신이 원하는 수준의 기회를 다 가질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 이름 덕분에 기회는 더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것이 지금 이 자리에서 인터뷰하고 있는 저, 민무홍입니다. 그만큼 성균관대학교라는 이름이 주는 가치는 큽니다. 저는 우리 학교에 돌아오면서 제 후배이자 제자들이 성균관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성장하고 꿈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스스로 인생을 설계하여 제2의 민무홍이 몇 년 뒤 우리 학교의 교단에 설 수 있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끝으로 여러분의 응원과 지지가 제게는 큰 힘이 됩니다. 강의실에서, 온라인에서, 때로는 셔틀버스를 포함한 캠퍼스 곳곳에서 여러분과 만나는 순간이 제 인생에서 가장 값진 시간입니다. '교수'라는 직함 이전에, 저도 여러분처럼 꿈꾸고 도전하는 성균인입니다. 완벽한 정답을 갖고 사는 교수자가 아니라, 여러분과 함께 배우고 성장하는 동행자가 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학생들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고, 더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들으며, 공감하는 교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계속 주어진다면 더욱 재미있는 콘텐츠들로 학생들과 함께 즐기며 학교생활을 이어가 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 No. 79
- 2025-04-16
- 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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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SKKU Fellowship 수상소감
‘성균관’의 이름을 빛낼 학문적 도약
지난 2월 19일, 우리 대학은 2024 SKKU Fellowship 시상식을 통해 뛰어난 연구 성과를 거둔 교수 10명을 발표했다. SKKU Fellowship이란 학문 분야별 연구력 수준 또는 산학 협력 성과가 세계적 표준에 안착하였거나 접근 가능성이 높은 교수에게 수여하는 영예로운 상으로, 2004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SKKU Fellowship에 선정된 10명의 교수에게는 최우수 교수라는 명예뿐만 아니라 파격적인 연구 지원이 약속된다. 2024 SKKU Fellowship에서는 23~24학년도 대학 운영 방침에 기반하여 저명 국제 컨퍼런스, 최상위 저널과 논문, 산학협력 생태계 부문에서 대상자를 선정했다. 2024 SKKU Fellowship 수상자로 선정된 사회과학대학 김민우 교수, 정보통신대학 최재혁 교수, 약학대학 신주영 교수, 생명공학대학 조재열 교수, 성균융합원 김영민 교수, 삼성융합의과학원 원홍희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Q . 2024 SKKU Fellowship 선정을 축하합니다. 소감이 궁금해요. 김민우 | SKKU Fellowship이라는 큰 영예를 안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시고 격려해 주신 많은 분께 감사한 마음입니다. 연구와 교육에 대한 열정을 가지고 노력해 온 시간이 결실을 맺게 되어 큰 영광이며, 동시에 우리 대학의 학문적 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비록 상은 제가 받았지만, 이는 제 개인의 성과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제 연구가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도와주신 동료 교수님들과 학생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저를 믿고 지지해 주는 가족들에게 이번 수상의 영광을 돌립니다. 혼자가 아닌 함께 성장하고 발전하였기에 SKKU Fellowship이라는 영예로운 상을 받을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최재혁 | 저는 산학 협력 부문에서 수상했는데, 교원 창업 기업인 ‘솔리드뷰’ 의 기술적 성과를 높이 평가해 주신 것 같습니다. 저는 대표로 수상만 했을 뿐 제 개인의 역량보다는 ‘솔리드뷰’ 임직원들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공동 창업자 및 공동 대표이사인 정보통신대학 전정훈 교수님, 성균관대학교에서 다년간 연구에 매진하고 졸업 이후 솔리드뷰에 입사하여 함께 기술개발을 하고 있는 석/박사 졸업생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신주영 | 연구와 교육이라는 제 직업의 범위에서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성과를 거두고 학교의 인정을 받게 되어 감사할 따름입니다. 9년 전 처음 성균관대에 와서 랩을 꾸리고 텅 빈 연구실에 함께 해준, 저의 어려운 시절을 함께한 제자들에게 특히 감사함을 전하고 싶습니다. 학교에서 시상식을 멋지게 해주셔서, 일로 바쁜 엄마 대신 육아의 많은 부분을 해주는 남편과 두 딸에게 자랑거리가 생겨 무척 기쁩니다. 조재열 | 실력 있고 우수한 교수님들로 구성된 성균관대학교에서 SKKU Fellowship 수상자가 된 것 자체가 매우 영광스럽고 기쁜 일입니다. 전 운이 좋아 2015년에도 SKKU Young Fellow가 된 적이 있어서, 두 번이나 이런 경험을 하게 된 것에 더욱 감사함을 느낍니다. 김영민 | 우리 학교에 훌륭한 교수님들이 너무 많으셔서 SKKU Fellowship의 영광스러운 수상자로 통지받았을 때 놀라웠습니다. 영광과 기쁨의 순간이 가라앉고 생각해 보니 학교가 제게 주신 상의 의미는 그동안의 결과에 안주하지 말고 더 큰 길을 찾는 출발의 계기로 삼으라는 것이라 생각하여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되었습니다. 원홍희 | 영예로운 SKKU Fellowship을 수상하게 되어 매우 영광스럽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항상 최선을 다해 즐겁게 연구하는 우리 연구실 학생들과 많은 도움을 주신 여러 공동 연구자분들의 공헌 덕분입니다. 좋은 동료들과 팀을 이루어 화목한 분위기에서 연구할 수 있어서 정말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이 자리를 빌려 도움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 김민우 교수, 최재혁 교수 Q. SKKU-Fellowship 선정의 영예를 안겨준 연구 성과에 대해 듣고 싶어요. 김민우 | 제 연구 분야는 사람의 감정을 뇌과학적인 관점에서 이해하고자 하는 정서신경과학(affective neuroscience)이며, 제 연구실에서는 인간의 뇌에서 감정이 어떻게 발생하고 조절되는지, 어떻게 다양한 정서 정보가 통합되고 처리되는지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특히 감정과 정서의 역동적인 처리 과정에 대한 신경학적 메커니즘을 기능성 자기 공명 영상(fMRI) 기술 위주의 뇌과학적 접근법을 사용해 연구합니다. 그중에서도 저는 불안이라는 감정의 뇌인지과학적 메커니즘을 규명하기 위해 뇌 영상 기술을 활용해 심리학과 뇌과학을 접목한 융합 연구를 꾸준하게 진행해 오고 있습니다. 제 연구는 인간의 편도체(amygdala)와 전전두피질(prefrontal cortex)로 이루어진 신경회로가 불안과 감정의 조절에 있어 작동하는 원리를 밝히는 것을 목표로 하며, 이를 통해 ‘불안한 뇌’의 특징을 밝히는 데 기여하고자 합니다. 특히 정서적으로 불확실하고 모호한 정보를 처리할 때 나타나는 신경회로 반응이 어떻게 불안으로 이어지는지를 탐색하는 연구는 불안한 뇌를 규명하는 데 있어 중요한 시도로, 제 연구가 향후 불안장애를 비롯한 병리적 불안의 진단과 예후를 예측하는 기술 개발로 이어지는 기초과학적인 토대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최재혁 | ‘솔리드뷰’는 국내 최초, 유일의 LiDAR 센서 팹리스 기업입니다. LiDAR 센서는 자율주행, 로보틱스, 시큐리티, 스마트 시티 등 다양한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에서의 사물/상황 인지를 위한 핵심 센서입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다년간의 연구를 통해 국내 최초로 단일 칩 LiDAR 센서 IC를 개발, 2020년 Top-Tier conference인 IEEE VLSI 심포지엄의 하이라이트 기술로 선정되었으며, 이렇게 축적된 기술들을 기반으로 같은 해 창업했습니다. 이후 제품 개발을 통해 2024년에는 반도체 올림픽이라 불리는 Top conference인 IEEE ISSCC에서 LiDAR 센서 신기술을 2편 발표했고, 2025년 세계 최대 규모의 ICT 융합 전시회인 CES에서 저희의 신제품으로 혁신상을 수상했습니다. 신주영 | 한때 영향력 점수가 100점을 넘던 종합의학학술지인 the BMJ (2024), the BMJ (2021)에 출판된 연구 2편을 특히 소개하고 싶습니다. 임신한 여성들은 진통제, 소화제 한 알도 복용하는 것이 무척 망설여집니다. 임신부 약물 역학 연구를 많이 하고 있는 저조차도 환자 입장일 때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임신 중 항생제 복용과 영아기의 항생제 복용이 신경계 발달에 미치는 영향(2024년 BMJ), 그리고 12세 여성 청소년들이 자궁경부암 백신을 맞는 것이 안전한지에 대한 근거(2021년 BMJ)를 만들어 낸 것이 제 교수 생활 중 기억에 남는 결과로 많이 남을 것 같습니다. 결국 임신부, 영유아, 여성 청소년 등의 분야가 약물 역학연구를 통해서 빛을 발휘하는 분야라는 기본의 정신을 되새기게 됩니다. 조재열 | 저는 이전에 Young Fellow가 되었을 때도 언급했던, 4대째를 이은 연구 수행을 본 영예를 안겨준 주요 성과로 뽑고 싶습니다. 미국 템플대학교에서 근무하셨던 백운기 교수님의 단백질메칠화 연구, 백 교수님의 박사 제자였던 약학대학 이향우 명예교수님의 2대째 이은 연구, 이향우 교수님의 박사 제자이자, 저의 석사과정 지도교수이셨던 융합생명공학과(구 유전공학과) 홍성렬 명예교수님의 3대째 이은 연구, 그리고 제자인 저를 연결하는 4대째 연구가 바로 저에게 영광을 안겨준 성과라고 생각됩니다. 단백질메칠화관련 연구 결과들은 Cancer Letters, Experimental Molecular Medicine, International Journal of Biological Sciences, BBA Reviews on Cancer 등을 통해 출판되었습니다. 현재는 피부 색깔을 조절하는 단백질메칠화 효소, 간암, 흑색종 및 위암을 조절하는 메칠화효소, 뼈조직의 분화에 관여하는 메칠화효소 관련 연구를 3명의 박사후 연구원 및 30명의 대학원생과 함께 수행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 인간이 직접 관찰할 수 있는 물질의 가장 미세한 크기 수준은 원자들의 배열입니다. 이러한 극미세 영역의 관찰은 전자현미경을 이용하는데 똑같은 물질이라도 그 배열 구조가 다르면 성질이 완전히 다릅니다. 대표적인 예로 주변에 흔한 구리가 있는데 공기 중에 두면 쉽게 산화되고 전기적 특성도 나빠집니다. 그런데 특정한 원자 배열로 표면을 만들면 같은 구리인데도 전기적 특성은 금보다 좋으면서 산화가 반영구적으로 되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를 학계에 보고하여 큰 반향을 불렀습니다. 전자현미경으로 풀었던 구리 문제는 여러 연구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문제였던 거 같네요. 원홍희 | 우리 연구실은 대규모 오믹스 데이터와 임상 데이터의 통합 분석을 통해 여러 질환의 유전적 요인을 이해하고, 치료 표적을 발굴하며, 질병의 위험을 조기에 예측하는 연구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국내외 여러 임상 연구팀과의 다학제 연구를 통해 임상적으로 가치 있는 연구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그동안 연구가 부족했던 동아시아인과 한국인을 포함한 다인종 유전체 연구를 발표하였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으며, 그 결과 Top-Tier 저널에 20편 이상의 논문을 꾸준히 발표하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 신주영 교수, 조재열 교수 Q. 앞으로의 계획이나 목표가 무엇인가요? 김민우 | 심리학과 뇌과학 연구자이자 교수로서 제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목표는 뛰어난 제자들과 후학들을 길러내는 것입니다. 학생들의 잠재력을 끌어내 미래의 우수한 연구자로서의 첫걸음을 걷도록 할 수 있다면 저는 더 바랄 게 없습니다. 저의 지도를 받은 제자들이야말로 저의 진정한 학문적 유산이며, 이들이 훌륭한 과학자로 성장하는 것이 제가 학계에 오래도록 기여하는 가장 의미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감정이라는 심리적 개념의 실체를, 뇌과학을 통해 밝혀내는 것 또한 앞으로 남은 교수 생활 동안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최재혁 | 저희 ‘솔리드뷰’는 첫 제품을 2024년 말 출시했고, 시장 공략을 시작했습니다. 아울러 경쟁사와 차별화된 독보적인 후속 제품들을 개발하여 출시할 예정입니다. 다가오는 로보틱스 및 자율주행 시장에 저희 제품들을 공급, 점유율을 확대하여 세계적인 팹리스 기업으로 성장함과 동시에 성균관대 교원 창업 기업의 위상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 신주영 | 지금까지 하이 임펙트 논문을 출판하는 것을 목표로 조교수, 부교수 시절을 달려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논문을 출판했고, 그중 일부는 아주 좋은 학술지에 출판했습니다. 하지만 쉼 없이 달리는 과정에서 저와 함께 연구했던 학생들과 동료들이 너무 지치거나 연구에 흥미를 잃는 경우를 보았고,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지속 가능하고, 즐겁고, 의미 있는 연구를 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 성균관대학교 약물 역학연구실을 양질의 연구를 효율적으로 한다는 기존의 목표에 더하여 지속 가능하고 즐거운 연구를 하는 연구실로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조재열 | 위에서 언급된 메칠화효소들의 기능을 완벽히 이해한 후에, 이들 효소들의 활성을 조절하는 약물을 선별하여, 관련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제 연구의 목표입니다. 그리고 우수한 약물이 확보되면, 이를 활용하여 스타트업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김영민 | 물질의 원자 배열과 성질 간의 상관관계를 찾아내면 이를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전자현미경 분석 기술은 최근 컴퓨터비전 기술과 접목되어 비약적인 발전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인공지능기술을 접목하여 비정질 재료를 포함한 양자 및 에너지 소재의 분석 난제들을 해결하는 전자현미경 분석 기술들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원홍희 | 대규모 오믹스 데이터를 활용한 약물 개발의 성공 가능성은 매우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 연구실에서 현재 진행하고 있는 연구를 더욱 발전시켜, 임상적으로 효과가 높으면서도 최소의 부작용을 갖는 치료 표적을 발굴하고자 합니다. 또한, 멀티모달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의 질병 위험도를 예측하는 모델을 더욱 정교하게 개발하여, 정밀 의료 실현에 기여하고자 합니다. 지도 학생들이 의료 빅데이터 분석의 세계적 전문가로 성장하도록 열심히 지도하고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 김영민 교수, 원홍희 교수 Q.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김민우 | 성균관대학교에 오고 5년을 지내면서 많은 제자들을 지도하고 졸업생들을 배출한 결과 우리 학생들의 잠재력은 그 누구보다 크고, 세계 무대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과도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는 사실에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어디에서 무엇을 하든 성균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가지고 당당하게 임하시길 바랍니다. 최재혁 | 가장 먼저, 나아가는 방향이 한 곳일 것 같지만 의외로 많은 갈림길이 있기에 오픈 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새로운 도전의 기회는 우연히 찾아오니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늘 열심히 실력을 정진하세요. 마지막으로, 그러한 도전은 혼자보다는 함께 해나갈 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으니 협력과 융화에 힘쓰길 바랍니다. 신주영 | 저의 20대 시절은 몸도 아팠고, 성과도 나오지 않았고, 거절도 많이 받았고, 졸업도 늦었고, 모든 일이 마음처럼 진행되지 않던 시기였습니다. 40대가 된 지금 운이 좋아 여러 영광의 순간을 많이 누리게 되었지만, 이것 또한 계속 지속되거나 영원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모범생인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남과 비교하지 말고, 거절에 상처받지 말고, 묵묵히 용감하게 잘살아 보라고 파이팅을 전하고 싶습니다. 조재열 | 요즘은 눈앞의 스마트폰만 바라보고 사는 시대인 것 같습니다. 물론 스마트폰이 많은 걸 알려주긴 하지만요, 인생은 눈앞에 있는 일들만 생각하면서 살기에는 너무도 긴 시간과 파란만장한 일들로 가득합니다. 전 그래서 우리 학생들이 아주 멀리, 아주 크고, 그리고 높게 생각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멀리 있을 미래에 다가올 일들을, 더 크고, 더 높은 목표를 가지고, 준비하면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이런 삶의 습관은 우리 학생들이 희망하는 꿈을 실현하고 이루는 데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당부드리고 싶은 말은, 젊은 시절에 정말로 재미있게 평생 할 수 있는 운동을 만들어 놓았으면 좋겠습니다. 건강을 위해서도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서도 근육을 움직이게 하는 운동을 배우고 시작하길 강력히 추천합니다. 김영민 | 누구나 아름다운 꿈을 꿀 수는 있으나 그것을 오래 간직하고 묵묵히 나가긴 힘든 것 같습니다. 가다 보면 상처 나고 힘들 때가 많습니다. 스스로를 믿고 큰 꿈을 꾸며 큰 세상으로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항상 전보다 성장한 자신을 보게 될 것이라 믿습니다. 원홍희 | 먼저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가능한 구체적으로 설정하시고, 이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지시면 좋겠습니다. 목표를 이미 이룬 선배들이 어떠한 노력과 경로를 거쳐 갔는지를 잘 참고해 보면 좋겠습니다. 세계적인 수준의 전문가로 성장하기에 우리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의 잠재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성균 가족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서로 돕고 정진하시길 바랍니다. 성균웹진 나연후 기자
- No. 78
- 2025-04-02
- 62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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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처장 권은용(사학과 00)
문화와 전통, 정체성에 대한 담론
【대구간송과 세상의 접점을 만들다】 간송 전형필 선생이 설립한 보화각을 전신으로 하는 간송미술관(서울)이 국채보상운동의 진원지이자 한국 근대미술의 발상지인 대구에서 새롭게 발돋움한다. 대구간송미술관은 우리 문화와 전통, 정체성에 대한 현재적인 담론을 지역과 세대의 경계를 넘어 미래세대와 함께 풀어가고자 하는 사명을 지니고, 가장 어려운 시기에 우리 것을 지키고자 했던 간송의 숭고한 신념을 서울로부터 이어받아 왔다. 그리고 그 반짝임에 응답하듯이 지난 9월 열린 개관전에는 22만 명의 관객들이 걸음했다. 대구간송미술관을 세상과 만나게 하는 이가 바로 대외협력팀장 권은용(사학과 00) 동문이다. 대외협력팀은 홍보와 마케팅을 전담하여 미술관과 그를 둘러싼 여러 요소들을 연결한다. 이곳이 지닌 가치를 널리 알리고 더욱 빛내어 앞으로의 도약을 돕는 것이다. 성균관대학교 예술대학에서 겸임교수를 함께 맡고 있는 권 동문은 학사와 박사 시절을 모두 우리 대학에서 보내고, 다시 돌아와 학생들에게 배움을 나누고 있을 정도로 성균관대학교를 향한 애정이 깊다. “성균관대학교 사학과 00학번 권은용입니다. 2019년에 예술대학에서 예술학 박사로 졸업한 후 문화예술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해 왔고, 그 경험을 대학에서 학생들과 나누는 일을 하고 있어요.” | 대구간송미술관이 지난 9월 개관해 22만 4천여 명의 관람객을 맞이하며 성황리에 개관 기념 국보·보물전을 마무리하고, ‘2024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되었어요.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간송미술관은 간송 전형필 선생이 문화 보국 정신으로 수집하신 귀중한 문화유산들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 최초의 사립 미술관입니다. 널리 알려진 소장품으로는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아 온 신윤복의 미인도나, 교과서에서 만나 보던 청자 상감운학문 매병 등이 있어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그리고 문화예술을 사랑하시는 분들이라면 모두 눈여겨보시는 간송미술관이기에, 지역 분관이 개관한다는 소식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셨던 것 같아요. 저는 대외협력팀장으로서 대구시를 비롯해 정부, 기업, 기관들과 대구간송의 접점을 다양하게 만들면서 개관 의미를 확장하려고 했습니다. 22만 명의 관람객, 그리고 ‘한국관광의 별’ 수상 등으로 결과를 확인한 것 같아서 보람 있고 기쁜 마음입니다. *한국관광의 별은 한국 관광 발전에 기여한 개인과 단체, 관광지 등을 발굴하고 우수한 국내 관광자원을 알리기 위해 추진되고 있는 사업으로, 2010년 처음 시작되어 올해로 14회째를 맞이한 관광 대상이다. ▲ 대구간송미술관 전경 | 현재 대구간송미술관 대외협력팀장으로 계시기까지의 여정을 들려주세요. 사학과 00학번으로 입학해서 학교에 다니는 동안, 수업도 재미있게 들었지만 대학로에서 공연을 보거나 삼청동에서 전시를 보는 것을 좋아했어요. 저는 예전에도 지금도 문화생활을 하기에 성균관대학교만큼 좋은 곳은 없다고 생각해요. 문화예술이 항상 함께하는 곳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점점 ‘내가 재미있게 보는 이 전시와 공연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소개해 주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어요. 예술경영에서 말하는 매개자, 혹은 기획자의 역할을 하고 싶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다른 전공이다 보니 생각보다 진입 문턱이 높았어요. 제가 정확하게 무엇을 하고 싶은지, 뭘 할 수 있는지도 잘 몰랐고요. 그렇기에 학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네기 멜런 대학에서 예술경영 석사학위를 받았고, 국립현대미술관, 예술경영지원센터 등을 거치며 다양한 실무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러던 중 대구간송미술관 개관 소식을 듣고 좋은 기회를 마주하게 되었어요. 미술계에서 오래 일했지만 미술관 개관은 쉽게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여러 가지가 잘 맞아야 해볼 수 있는 드문 기회예요. 23년 3월, 큰 꿈을 안고 함께하게 되었고, 지금까지도 아주 즐겁고 보람 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 대외협력팀에서 담당하는 업무를 구체적으로 소개해 주세요. 또, 현재 진행 중인 상설 전시와 관련해 특별히 준비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함께 알려주세요. 대외협력팀은 홍보 마케팅을 비롯해 외부 기관, 단체, 혹은 사람과의 접점을 만들고 소통하는 매개의 역할을 합니다. 미술관이 전해야 하는 이야기를 다양한 채널을 통해서 전달하고 관람객에 더하여 미술관에 관심을 보이는 여러 이해관계자를 미술관으로 연결하는 역할을 하지요. 홈페이지, 온·오프라인 홍보, 뉴스레터, SNS 운영부터 언론, 미디어 광고 등 수많은 채널을 관할하고, 기관 간 MOU 합의부터 후원 유치까지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다양한 기관과 간송의 접점을 만듭니다. 상설 전시는 연중 진행되는 전시로 관람객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기에, 분기별로 작품을 본인의 경험과 연결 지어 해석하고 미술관과 나눌 수 있도록 하는 행사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 이번에 대외협력팀에서 진행한 KTX와의 제휴 마케팅이 인상 깊었어요. 대구에서 미술관을 개관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 중 하나가 소비자가 느끼는 교통과 가격의 허들이었어요. 대구 이외의 지역에서 미술관을 찾으시는 분들이 약 40% 이상으로 파악되었고, 이분들이 미술관에 방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생각했습니다. KTX와 같이 전국을 일일생활권으로 만들어주는 교통수단을 할인된 가격으로 제공한다면 대구 이외의 지역에서 오시는 분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어요. 물론, 협력 상품에 대해 KTX도 홍보를 하게 될 테니 일석 이조인 셈이지요. 마케팅은 소비자의 니즈를 찾아 채워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고, 같은 문제에 대해 고민하는 기관·단체·개인과 협력한다면 효과가 배가 될 수 있어요. | 대구간송미술관 홈페이지의 ‘Museum Identity’ 페이지를 보면 자료 관리 담당이 대외협력팀으로 되어 있는데, 미술관의 정체성 확립과 관련해서도 많은 역할을 하셨나요? 그렇습니다. MI 작업은 미술관이 가지는 정체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는 의미에서 중요해요. 대구간송미술관이 기존의 간송이 지닌 의미와 가치를 시대와 장소를 넘어 이어간다는 것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려고 했고, 간송미술관의 심볼을 유지하되 폰트나 모티프를 바꾸면서 디자인 포인트를 잡았어요. 내부에서 워크숍을 통해 브랜드 가치를 도출해 내었다면 외부에서는 공모전을 진행해 간송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작업이었지만 지금의 MI가 대구간송미술관을 잘 표현하는 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대구간송미술관 MI | 카네기 멜런 대학교에서 예술경영학 석사를 마치시고, 성균관대학교에서 다시 연구를 이어가기로 결정하신 이유가 궁금해요. 학부에서 역사를 공부하고 인문학을 베이스로 문화예술을 접했어요. 예술경영으로 전공을 바꾸어 카네기 멜런 대학에서 석사를 하면서 여러 가지 수업을 들었지만, 국내 실정과는 많이 다르다는 생각에 답답함도 있었습니다. 당시만 해도 예술경영은 이론적으로 잘 정비되어 있기보다는 실무적 전문성 함양과 학문적 접근 그 어딘가에 위치한 분야였기에 한국에 들어와서 우리 상황에 맞는 주제, 실제 업계와의 접점을 가지고 연구하고 싶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박사 진학을 결심했고, 좋은 교수님들의 가르침 덕분에 연구자이자 업계의 한 사람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 우리 대학에서 예술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어떤 기억이 떠오르시나요? 일하면서 수업을 들었기 때문에, 학교에 수업을 들으러 오는 것이 힘들 때도 있었어요. 입학부터 졸업까지 무려 7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답니다. 하지만, 긴 시간 동안 학교를 다녔기에 그만큼 다양한 동문, 선배, 후배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같이 수업이나 과제가 끝나면 맥주도 마시고, 서로 기획하는 전시나 공연도 같이 보았던 일들이 기억에 남아요. 물론 일하면서 느끼는 고단함이나 현장의 어려움들을 나누기도 했고요. 그분들이 결국 지금 업계에서 같이 일하는 동료이자 서로 힘들 때 도와주는 지원군이 되었네요. | 작년 11월과 12월 두 달간 영남일보 <문화산책>에서 필진으로도 함께해 주셨는데, 평소에 글 쓰는 일도 좋아하시는지요. 글 쓰는 일을 좋아하지만, 글을 쓰는 일에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영남일보에서 제안을 주셨을 때 고민을 많이 했는데, 용기를 내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개관전 운영 기간이라, 전시 중에 있었던 일이나 고민을 글로 풀어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앞으로도 기회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임할 계획입니다. | 성균관대학교에서 간송미술관(서울)이 가까워요. 성균관대 학생들에게 간송미술관의 매력을 들려주실 수 있을까요? 간송미술관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간송 전형필 선생이 문화 보국 정신으로 수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는 곳이에요. 2만 점에 달하는 수집품뿐만 아니라 미술관 건물 자체도 최초의 근대 건축물이라는 명성으로 2019년에 국가 등록문화재에 등재되었답니다. 방문해 보시면 서울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공간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를 느껴 보실 수 있습니다. 일 년에 두 번 기획전을 하는데요, 꼭 한 번 가 보시기를 바라요. 작품이 외적으로도 하나하나 아름답지만, 각각이 가지고 있는 간송 선생님의 수집 일화들까지 함께 들으며 보신다면 더 풍부하게 전시를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 2025년은 대구간송미술관의 해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앞으로 어떤 도약을 기대할 수 있을까요? 2024년이 개관으로 미술관을 소개하는 자리였다면, 202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기획전을 통해 대구간송의 이야기들을 풀어내는 시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대중적으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전시부터, 오랜 기간의 연구가 바탕이 되어 준비한 진중한 전시까지 다양한 라인업이 준비되어 있어요. 전시와 더불어 여러 교육, 문화 프로그램들이 운영됩니다. 지역사회와 소통하기 위해 소외계층이나 시니어,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미술관 문턱을 낮출 수 있는 프로그램들부터 시작해 볼 계획이에요. | 마지막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성균관대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2025년이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유난히 좋지 않은 소식들이 많았어요. 마음이 힘들고 지칠 때 더욱 빛을 발하는 것이 문화와 예술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미술관 오셔서 아름다운 작품도 만나시고,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 속에서 마음의 위안을 찾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들 예술과 함께 아름답고 평안한 2025년 되시기를 바랍니다. 성균웹진 이정빈 기자
- No. 77
- 2025-03-20
- 24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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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아나운서 홍주연 동문(미디어커뮤니케이션 16)
편안함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아나운서는 가치 있는 정보를 언제나 신속하게 전달한다. 우리 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를 졸업한 홍주연 아나운서는 이러한 신념과 더불어 시청자에게 편안함을 남기는 아나운서로 성장하고자 한다. 인터뷰를 통해 홍주연 동문이 아나운서로서 말하는 도전의 순간들을 따라가 보자. | 안녕하세요. 홍주연 아나운서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21년 12월에 입사한지 3년이 넘은 KBS 아나운서 홍주연입니다. 이렇게 인터뷰를 통해 사람들과 소통할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아나운서라는 꿈을 가지게 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어렸을 때, 막연히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에 지원했습니다. 그 후부터 방송국에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 시작하며 영상 편집도 배우고, 기사 쓰는 수업도 듣는 등 여러 직군을 경험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본격적으로 아나운서를 꿈꾼 건, 취업 준비를 시작할 때였습니다. 전 팀플할 때도 발표하는 걸 선호했고, 원체 사람들이랑 말하는 걸 좋아했습니다. 이런 제 성향이 아나운서라는 직업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어요. 어렸을 때부터 꿈꿔왔던 방송국에서 일하는 사람에도 충족하고, 좋아하는 일에도 충족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부터 아나운서라는 꿈을 가지게 됐습니다. | 지금까지의 활약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2024 파리 올림픽 출장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스포츠를 좋아하는 저에게, 세계인의 스포츠 축제인 올림픽이 펼쳐지는 파리에서 방송한다는 건 너무나 영광스럽고 소중한 기회였거든요. 바쁘게 시내 곳곳을 다니며 리포팅을 하느라 정작 경기는 하나도 못 봤지만, 그런 순간마저도 행복했어요. 특히 무척 더웠던 날, 루브르 박물관 옆 공원에서 촬영했던 때가 유독 더 기억에 남아요. 파리에 왔다는 게 실감이 나는 순간이었거든요. 수많은 외국인 사이에 들어가서 리포팅을 하고, 잘 끝내고 난 뒤에 주변 사람들에게서 박수까지 받으니 신기하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첫 해외 출장이라는 부담감이 컸는데, 그 부담을 이겨내고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었던 감사한 경험이었어요. | 아나운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 였나요. KBS 시험 때가 기억에 남아요. 저는 아나운서 경력이 없었어요. 그런데 1, 2, 3차가 계속 붙으니 놀랍기도 하고, 떨리기도 하고 한편으로 무섭기도 했던 것 같아요. ‘정말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걱정이 많았죠. 그래도 일단 해보자, 솔직하게 임하자는 마음으로 시험을 봤어요. 이런 마음이 모여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생각합니다. | ‘나는 000 한 아나운서가 되고 싶다’ 문장의 빈칸을 채워본다면? 저는 편안한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시청자들의 기억에 제가 딱! 하고 남진 않더라도, 저를 보실 때 부담스럽지 않고 편안하다고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오래오래 방송하더라도 질리지 않고 편안함을 나누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습니다. | 대학 재학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요. 소중한 엘씨 친구들과 함께 울고 웃고 놀았던 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촌스럽고 유치했던 시간을 공유한 친구들이거든요. 입학하자마자 학교에서 임의로 묶어준 관계로 시작했지만, 이만큼 깊은 관계로 발전한 걸 보면 신기하기도 해요. 10년이 다 되어 가는 지금도 만날 때마다 풋풋했던 새내기 때 이야기를 하면서 깔깔대곤 합니다. 서로를 무해하게 바라봐 주었고 열심히 응원해 줬거든요. 그래서 그런지 지금은 각자 원하던 곳에서 꿈을 펼치고 있습니다. | 앞으로 도전해 보고 싶은 방송 분야나 새로운 활동이 있으신가요? 저는 앞으로 스포츠 분야에 대해서 잘 알고 싶어요. 스포츠를 좋아하지만, 더 잘 알고 싶고 잘하고 싶어요. 지금 제가 좋아하는 스포츠 분야를 넘어서 더 넓고 깊게 공부해 보려고 합니다. | 마지막으로 기사를 읽고 있는 성균관대학교 학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 생각해도 인생의 가장 행복했던 순간들은 다 대학생 때 있었던 것 같아요. 엘씨 친구들을 만난 것, 학회 활동을 한 것, 교환학생을 다녀온 것 등 모두요. 지금 이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고, 마음껏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뭐든지 해도 되는 때고, 실패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시기라고 생각해요. 망설이지 마시고, 하고 싶은 거 다 해보셨으면 좋겠어요. 이것저것 다 하느라 남들보다 조금 늦어질까 봐 걱정할 수도 있겠지만, 사회에 나와보면 절대 늦은 게 아니에요. 그러니 어떤 아쉬움 없이 대학 생활 잘 즐기시길 바랄게요. 성균웹진 김연후 기자
- No. 76
-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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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과 83, 고기봉 동문
2025년 1호 기부자
2025년 을사년(乙巳年)의 새해가 밝아옴과 동시에 올해의 ‘1호 기부자’도 함께 탄생했다. 그 주인공은 바로 고기봉 동문(경제학과 83)이다. 고 동문은 1월 2일 오전 10시에 새해 첫 기부자로 나서며 1398대학발전기금에 5,000만 원을 기부하기로 약정했다. 1398대학발전기금은 우리 대학이 ‘인류 행복에 기여하는 세계적인 연구와 교육의 중심 대학으로 성장하겠다’는 담대한 꿈을 이룰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는 사업과 교육 인프라 구축에 사용된다. ‘기부’의 전통은 우리 성균관대학교의 귀중한 밑거름이다. 1945년 해방을 전후로 성균관에서 성균관대학교로 이어지는 역사가 바로 전국 향교 유림들의 기부로 재건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기부는 우리 대학의 뿌리이자 긍지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기부 외에도 학교 안팎으로 꾸준한 기부 활동을 해오며 세상에 따뜻한 마음을 나누고 있는 고 동문은 학교를 위해서라면 언제든 손을 내밀 준비가 되어 있다. 새해의 시작을 알리며 전해온 사랑에 성균관의 한 해가 벌써 따뜻하다. ▲ (왼쪽) 1398TF(발전협력) 단장 최재붕 교수, 고기봉 동문(오른쪽)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 83학번 고기봉입니다. 현재 성균관대학교 총동창회에서 부회장과 명예사무국장, 산학협력교수를 역임하고 있습니다. | 2025년 새해 첫 기부자로 나서 주셨는데요. 소감 한 말씀 들어보고 싶어요. 지난 15년 동안 저는 모교와 동문들을 위해서 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힘써왔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부 문화가 더욱 활성화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고, 1398TF(발전협력) 단장 최재붕 교수님과 여러 차례 깊이 있는 논의를 나누어 동문 사회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기부 문화를 확산하는 데 앞장서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앞으로도 모교의 발전과 동문들의 유대 강화를 위해 더욱 힘쓰고 싶습니다. | 이전에도 기부 활동에 참여하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기부 활동에는 꾸준히 참여해 왔습니다. 학교를 위해서는 *SKKU 글로벌센터(총동창회관) 건립기금과 *후배사랑학식지원기금을 통해 모교 발전과 후배 지원에 보탬이 되고자 노력했습니다. 외부적으로도 국회의원 후원금이나 국제개발협력 NGO 월드투게더 후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부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든지 기꺼이 동참하며 나눔을 실천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SKKU 글로벌센터(총동창회관) 건립기금 성균관대학교와 총동창회가 2012년부터 함께 추진하여 종로구 원남동에 지하 3층 지상 12층 규모로 기숙사 시설(4~11층)과 총동창회 사무실 등이 들어선 글로벌센터가 완공되었다. *후배사랑학식지원기금 ‘선배가 쏜다’ 어려운 후배들에게 선배의 사랑이 담긴 따뜻한 밥 한 끼를 전달하고자 마련한 후배사랑 학식지원 모금 캠페인이다. ▲ 성균관대학교 발전기금 홈페이지 | 대학 시절, 동문님은 어떤 학생이었나요? 그때의 추억을 들려주세요. 대학 시절을 돌이켜 보면, 미래를 위하여 고시 공부를 한 적도 있지만 진학보다는 장남으로서의 책임도 있어서 취업을 선택했습니다. 고교 시절까지 학업에 충실하며 모범생으로 지냈고, 대학에 입학한 후에는 고교 동문 선후배 및 대학 동기들과 진실한 교분을 쌓기도 했지만 평범한 학생이었습니다. | 학교를 졸업하신 후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계세요? 졸업 전 1990년 1월 1일 럭키화재(현 KB손해보험)에 입사해 8년 8개월 동안 근무하며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 이후에는 대학 시절의 평범을 버리고 파격을 추구하다가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실패와 좌절의 순간도 많았습니다. 현재는 욕심을 버리고 소소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 기부 외에도 우리 대학과 꾸준히 인연을 이어가고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어떤 방식으로 참여하고 계시는지 궁금합니다. 성균관대학교 경제대학 동문회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그 이후에는 총동창회에서 상근사무국장으로 1년간 재임하면서 다양한 동문들을 만나 왔습니다. 이러한 경험을 바탕으로 지금은 국회, 법원, 중앙행정기관, 검찰, 언론, 민간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동문 선후배들과의 네트워크를 더욱 확장하면서 각종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습니다. 동문들이 더욱 긴밀하게 단합을 도모할 수 있도록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어요. | 앞으로 성균관대학교에서 기부금이 어떻게 활용되길 바라시나요? 1398TF(발전협력)팀에서 기부금을 잘 사용해 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1398발전기금’이 우리 대학의 지속적인 성장과 발전에 기여하며, 주요 정책 추진과 교육 환경 개선, 연구 지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의미 있게 활용되길 기대합니다. 성균관대학교가 앞으로도 우수한 인재를 양성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 고기봉 동문님께 ‘기부’란 어떤 의미인가요? 기부란 단순히 금전적 지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동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는 길입니다. 학교와 후배들에게 선사하는 뜻깊은 실천으로 배움의 터전이었던 곳에 감사를 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후배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제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 보람찬 일입니다. 또한 기부함으로써 학교를 넘어 사회 구성원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며 나눔의 기쁨도 온전히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성균관대학교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배움의 터전이기에, 타 대학과의 비교에서 벗어나 우리 스스로 학교에 대한 자부심을 갖기를 바랍니다. 애교심이나 동문 사회의 소속감이 다소 약한 것이 현실일 수도 있지만, 노력에 따라 모든 것은 변화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주변을 탓하기 전에 스스로를 돌아보며 나의 작은 노력과 성취가 학교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기를 바랍니다. 성균웹진 이정빈 기자
- No. 75
- 2025-02-18
-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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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예술학과 김현희
연기와 교육을 잇는 도전
연기는 새로움을 향한 도전과 노력의 결실이다. 우리 대학 연기예술학과 김현희 교수는 제15대 한국연극교육학회 및 제17대 한국대학연극학과 교수협의회 신임 회장에 선출됨으로써 연기 교육의 도약을 실천하고자 한다. 자세한 인터뷰를 통해 김현희 교수가 생각하는 교육자와 배우로서의 신념을 들어보자. | 안녕하세요 교수님,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학교 연기예술학과 교수 김현희입니다. 저는 연기와 움직임을 중심으로 배우 훈련 방법을 연구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사람을 탐구하고 현존하는 연기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현재는 주로 연기와 움직임 수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학생들과 함께할 때 가장 행복하고, 무대에서 연기할 때 가장 생동감을 느끼는 배우이기도 합니다. | 제15대 한국연극교육학회 및 제17대 한국대학연극학과 교수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되었다고 들었습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15대 한국연극교육학회 및 17대 한국대학연극학과 교수협의회 신임 회장으로 선출된 것에 대해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자리는 저에게 큰 영광을 주는 동시에 연기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끼게 합니다. 앞으로 연극 교육과 연구를 더욱 발전시키고 학회와 교수협의회가 학문적, 실용적 측면에서 더욱 활발히 활동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 한국연극교육학회는 학술대회와 학회지 발간을 정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한국연극교육학회는 어떤 단체인가? 한국연극교육학회는 연극 교육의 발전과 연극 관련 학문적 연구를 촉진하는 학술 단체입니다. 학회는 주로 학술대회와 학회지 발간을 통해 연구자들과 교육자들이 활발히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다양한 워크숍이나 세미나와 같이 전문성을 강화할 수 있는 여러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매년 열리는 학술대회는 연극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이슈와 연구 성과를 발표하는 중요한 기회로서 참가자들이 서로의 연구와 경험을 공유하고 연극 교육의 발전을 도모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 한국대학연극학과 교수협의회는 매년 서울 대학로에서<젊은 연극제>를 주최한다고 들었습니다. 해당 연극제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젊은 연극제>는 1993년에 시작되어 31년째 이어져 오고 있는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장수 연극 축제이자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자랑스러운 행사입니다. 매년 40~50개의 대학이 참여하며, 연극의 메카라 불리는 대학로 소극장에서 대학 연극의 진수를 선보입니다. <젊은 연극제>는 단순히 공연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이 교류하고 성장할 기회를 제공합니다. 대학 버스킹, 학술 세미나, 해외 아티스트 특강, 등 다양한 워크숍과 강의를 통해 여러 대학 학생이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합니다. 이 연극제는 젊은 학생들의 참여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단순히 공연을 넘어 대학교육과 연극 현장을 잇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며, 미래를 이끌어갈 신진 예술가를 양성하는 매개체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젊은 연극제>는 학생들에게 큰 도전이자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무대이며, 연극 교육과 창작의 미래를 보여주는 중요한 축제라고 생각합니다. | 현재 우리 대학 연기예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계시는데, 강의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신가요? 몇 년 전, 졸업 공연 수업에서 하나의 역할을 이중 캐스팅해 연습을 진행하던 중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습니다. 선배의 연기를 보며 주눅이 들어 자신감을 잃고, 자꾸 선배의 연기를 따라 하려는 모습을 보였죠. 캐릭터를 제대로 만들어가지 못해 공연 날짜가 다가오는데도 변화가 없어서 무대에 세울 수 있을지 논의할 정도로 상황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학생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연습 후 남아서 늦게까지 개인 연습을 함께 하고, 대화를 나누며 격려했습니다. 다양한 파트너와 즉흥 연기를 시켜보는 등 지독하게 연습을 이어갔습니다. 드디어 '런'을 돌던 날, 그 학생이 완전히 변화된 모습으로 캐릭터를 멋지게 소화하며 무대에 선 순간, 너무 감격해서 그 학생을 끌어안고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졸업 후에도 매년 찾아와 그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믿어줘서 감사했다고, 그 경험 덕분에 지금까지 연기를 포기하지 않고 이어가고 있다고 말해 줄 때마다 정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이러한 일들이 제가 교수로서 계속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 같습니다. | 씨아뜨 컴퍼니의 대표로서 배우이자 연출, 움직임 감독으로 활동하고 계신다고 들었습니다. 많은 직책을 겸임하고 계신 만큼 더 많은 책임감을 느끼실 것 같습니다. 관련된 이야기가 있을까요? 얼마 전, ‘하늘을 걷는 선인장’이라는 모노드라마를 공연한 적이 있습니다. 상대 배우 없이 1인 10역 이상의 캐릭터를 혼자 창조하고 형상화해야 했기에, 다양한 소리와 움직임을 시도하며 80분 동안 무대를 채워야 했습니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매우 도전적인 작업이었죠. 게다가 대표로서 제작비 마련, 스태프 구성, 그리고 진행되는 모든 일을 직접 확인하고 결정해야 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잠시도 쉴 틈이 없어 힘들고 외로운 시간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공연이 올라가고 관객들이 그 공간을 함께 채워주며 울고 웃고 공감해 주시는 모습을 보니 모든 어려움이 감사함으로 바뀌었습니다. 관객들의 박수갈채는 저에게 큰 힘이 되었고, 지난 순간의 모든 노력이 보람으로 다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김현희 교수는 책임감을 요구하는 다양한 직책을 맡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이를 통해 언제나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나아가 앞으로도 학생들과 함께 연기하고, 도전하며 연극 교육의 위상을 높이고 사회적 공감에 이바지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성균웹진 김연후 기자
- No. 74
- 2025-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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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씽’, ‘인사이더’ 민연홍 PD(신문방송학과 99)
드라마로 우리 사는 세상 따뜻해질 수 있다면
사람이 드라마를 만들지만, 드라마가 사람을 만들기도 한다. 드라마를 보고 자란 사람은 드라마 같은 삶을 꿈꾸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드라마 속에 자신의 인생을 담아간다. 그리고 시청자들에게 이러한 경험을 선물하는 사람이 바로 드라마 PD다. 여기, 수많은 이들에게 ‘인생 드라마’를 선물하며 하루하루가 기다려지게 하는 연출자가 있다. <터치>, <미씽: 그들이 있었다> 시리즈, <인사이더>, <로얄로더> 등 많은 수작을 연출한 민연홍 PD는 우리 대학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고 SBS 프로덕션에 드라마 PD 공채로 입사하여 현재는 프리랜서 드라마 연출자로 활동하고 있다. 그가 연출한 작품은 순수 재미를 넘어 깊은 여운까지 남긴다는 찬사를 받는다. 2025년 방영 예정인 배우 이재욱, 최성은 주연의 차기작, <마지막 썸머> 또한 큰 기대를 모은다. 안녕하세요. 성균관대 신문방송학과 99학번 민연홍입니다. 프리랜서 드라마 연출자로 활동하고 있어요. | 드라마 PD로 활동하신 기간이 20년을 바라보고 있어요. 꿈의 시작점은 어디였나요? 유년 시절 카메라로 세상을 보는 것을 좋아해 늘 사진을 찍었어요. 특히 할아버지께서 물려주신 8mm 캠코더로 홈비디오를 찍는 걸 좋아했죠. PD라는 직업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건 6mm 카메라의 보급이 확대되어 VJ(비디오 저널리스트)라는 직업이 새롭게 부상할 것이라는 신문 기사를 봤을 때였어요. 직접 기획부터 취재, 촬영, 편집을 해서 작품을 만들 수 있다는 개념이 가슴을 뛰게 만들더라고요. 그 후로 여러 다큐멘터리 프로젝트에서 조연출, 연출을 하다가 2006년 SBS 프로덕션 드라마 PD 공채를 통해 드라마 업계에서 본격적으로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 예능, 다큐와 달리 드라마가 갖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드라마’를 연출하고자 하신 계기가 궁금해요. 원하는 콘텐츠를 찾아서 보는 지금과는 달리, 그럴 수 없었던 당시에는 시청자가 가장 선호하는 ‘프라임타임 시간대(저녁 7시~11시)’가 있었어요. 그 시간에는 모든 방송사가 드라마를 방송했어요. 시청률도 다른 장르에 비해 월등히 높았죠. 사람들이 재미있어하는 이야기로 울고 웃는 감동을 선사하면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도 담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았어요. 드라마는 일반인이 아닌 배우 및 각 분야 전문가와의 약속을 통해 만들어지기에, 다큐멘터리 작업에서 순간을 포착하지 못해 안타깝게 원하는 이야기를 구성하지 못했던 경험과도 비교가 됐어요. 제가 힘겨운 드라마 조연출 기간을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이렇게 감동, 메시지와 완성도가 모두 갖춰진 드라마를 연출하는 날을 꿈꾸고 있었기 때문이었어요. | 책의 인터뷰에서, 드라마 PD는 어떤 직업이냐는 질문에 ‘머리는 차갑고 가슴은 뜨거운 종합예술인’이라고 하셨습니다. 그 의미를 자세히 들어보고 싶어요. 드라마 PD는 풍부한 감성으로 관객에게 웃음과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하는 한편, 수많은 스태프, 배우와의 효율적인 협업에 있어서는 빠르고 냉철한 판단력을 요하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했어요. 시대적 흐름을 발 빠르게 읽어내고, 그것을 이야기와 영상으로 녹여내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예술적 요소들을 두루 고려한 결정을 내려야 하므로 결국 종합 예술인이 되어야 하죠. 이는 모든 영상 기획자에게 다 요구되는 자질이지만, 드라마 PD에게 특히 필요한 덕목이라 생각합니다. 『차갑고 뜨거운 종합예술인 드라마PD』, 민연홍 저 | 결국 PD는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자신의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이끌고, 최종적으로 작품을 완성해 내는 ‘지휘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드라마를 지휘하는 PD님만의 연출 철학이 있으신가요? 촬영장에서 모두가 즐겁게 자신이 가진 능력을 맘껏 발산하게 하는 것이 저의 현장 철학입니다. 드라마 스토리상 튼튼한 골조가 세워졌고 큰 방향성에 변함이 없다면, 이 무대에서 각자가 신명 나게 놀아 보는 거죠. 그 과정에서 늘 발생하는 많은 변수를 상호 조율하면서 이야기의 흐름에 더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결과물들을 조합해 나가는 것이 드라마 연출가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보통 업계에서 드라마는 살아있는 생명체와도 같다고 이야기해요. 작가와 연출이 중심이 되어 끌어가는 이야기와 영상이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참여하는 모두가 유기적으로 작품에 생명을 불어넣는 작업 또한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작업을 통해 더 탄탄한 작품이 탄생하며 이는 곧 작품성, 시청률과도 연동된다고 믿기에 꾸준히 이런 작업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 지금까지 제작한 프로그램 중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미씽: 그들이 있었다> 시리즈는 전하는 메시지도 의미가 있었고 개인적으로 애착이 큰 작품입니다. 휴먼스토리를 좋아하는 제 개인적 성향도 있지만, 시청자분들이 좋아할 만한 판타지 장르적인 요소나 코믹 포인트들이 다 어우러져 있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드라마입니다. 드라마를 연출하면서 촬영 현장이나 편집실에서 눈물 흘리며 본 경험도 드문 일인데, 이 작품을 하면서는 그런 순간들이 여러 번 있었어요. 그 기억들이 아마도 더 애정의 깊이에 크게 작용하는 게 아닐까 합니다. | <미씽: 그들이 있었다> 시즌 3을 기다리는 애청자들이 많습니다. 독특한 소재, 내용 전개부터 감동적인 엔딩까지 호평 일색이었는데요. 후속 제작 계획이 있으신가요? 두 번의 시즌을 연출하면서, 스태프와 배우진 모두가 다음 시즌을 또 하면 좋겠다고 했던 드라마는 처음이었어요. 아직 정해진 바는 없지만 후속에 대해서도 꾸준히 논의 중입니다. ▲ <미씽: 그들이 있었다> 시즌1, 시즌2 포스터 | 우리 대학 신문방송학과를 졸업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대학 시절의 배움이 현재 연출가로서의 삶에 어떻게 작용했나요? 대학 시절, 연합 합창동아리 ‘쌍투스코러스’에서 활동했어요. 사실 그때의 제 모습을 떠올리면 늘 동아리 생활에 몰두해 있었던 것 같아요. 동아리 활동으로 외부에서 현장 경험을 많이 한 것도 도움이 많이 됐고, 신문방송학과 수업에 더해 영상학과에서 연극 연출론이나 공연 기획 수업까지 수강하면서 제 관심 분야를 더 파고들기도 했어요. 대학 시절 가장 큰 배움이라면, 끊임없이 도전하면서 제 한계를 깨나갔던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그때 느껴봤던 열정이고요. 그것들이 지금까지도 제 심장을 뛰게 하는 원동력이에요. | 앞으로 연출가로서의 계획이나 목표가 궁금합니다. 드라마 PD를 꿈꾸던 시절, 꼭 만들고자 하는 드라마가 있으셨나요? 음악을 좋아했기에 뮤직 드라마를 만들겠다는 목표가 시작부터 있었고, 구상했던 여러 기획을 꾸준히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음악 선율에 울고 웃었던 그 많은 사소한 감정들과 순간들을 잘 담아내 보고 싶어요. 한국이라는 무대를 넘어 세계인들이 함께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이 저의 목표입니다. | 마지막으로, 드라마를 사랑하는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드라마를 시청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학우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작은 곳에서 발견되는 삶의 소중한 의미들을 드라마라는 확대경을 통해 함께 들여다보며 오래도록 이야기 나누고 싶습니다. 감동과 웃음이 있는 좋은 드라마를 만들어 우리 사는 세상이 조금 더 따뜻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면, 그거 하나만 바라보며 또 촬영에 매진하겠습니다! 성균웹진 이정빈 기자
- No. 73
- 2025-01-16
- 6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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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경영공학과 권석범
과감한 도전에서 시작한 쾌거
■ 안녕하세요, 교수님. 인터뷰를 통해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성균관대학교 공과대학 시스템경영공학과 및 산업공학과, 그리고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기술경영학을 가르치고 있는 권석범입니다. 2022년 성균관대학교에 부임하기 전, 약 2년 동안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기술경영 및 정책을 연구하고 관련 과목을 가르쳤습니다. ■ 현재 우리 대학에서 기술경영학을 연구하고 계시는데, 기술경영학의 목적이나 연구 대상, 방법론이 궁금합니다. 학문의 분야가 다양해지고 학문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시대에, 어떠한 학문을 정의한다는 것은 조심스럽고 어려운 일입니다. 사실 저 스스로가 가진 기술경영학에 대한 정의도 매번 바뀌고 있어서 이 질문에 대해 선뜻 대답하기가 어렵네요. 그래도 인터뷰의 목적상, 제가 생각하는 기술경영학의 정의를 이야기해 드리자면 기업, 조직, 국가가 경쟁력을 향상할 수 있도록 기술 혁신의 창출, 확산, 활용 전과정에 대한 과학적 관리 방법을 연구하는 학문 분야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기술 경영학은 공학, 경영학, 경제학, 정책학 등 다양한 학문 분야가 융합되는 다학제적인 학문이라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 기술경영학은 공학과 경영의 성격이 함께 드러나는 분야인 것 같아요. 기술경영학 중에서도 교수님이 주로 연구하시는 부분이나 관심을 기울이는 부분이 있을까요? 맞습니다. “기술”과 “경영”이라는 단어가 함께 들어가 있는 것에서 알 수 있듯, 기술 경영은 두 영역의 균형적 관점이 매우 중요한 학문 분야입니다. 저는 기술경영학 분야에서도 기술 혁신 프로세스에서 정부와 기업 간의 상호 작용에 대한 정량 분석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정부의 과학 기술 정책이 기업의 혁신 성과 및 연구 개발 방향에 미치는 영향, 지식 재산권 제도의 변화가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에 미치는 영향 등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특허 정책과 기업 전략 분석에 관심이 많습니다. ■ 최근 사이언스 지에서 발표하신 논문이 ‘상업적 이해관계 클수록 정부 지원 명시 누락 증가’라는 주제를 담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해당 논문에 대해서 더 자세히 들어보고 싶습니다. 정부는 과학 기술 발전을 위해 ‘연구개발 자금 지원’과 같은 다양한 제도적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부의 지원으로부터 수행된 연구를 통해 창출된 연구 성과물에 대해서는 정부가 공공의 목적을 위해 해당 특허 연구 성과물을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습니다. 특허에 정부의 연구 개발 지원이 있었음을 명시하도록 하는 것이 대표적인 규정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규정이 실제로는 잘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종종 있어 왔어요. 모더나의 코로나 mRNA 백신 특허가 그러한 사례 중 하나입니다. 모더나의 코로나 mRNA 백신을 가능케 했던 원천 연구 성과가 미국 국립보건원의 자금 지원과 소속 연구원과의 연구 협력을 통해 달성되었음에도 불구하고, 해당 백신 기술에 대한 특허에는 미연방 정부의 연구 지원 사실이 명시되지 않았어요. ▲정부 지원을 명시한 특허와 명시하지 않은 특허 간의 경제적, 기술적 가치 비교 이번 사이언스 지에 출판된 논문은, 앞선 질문에 대해 대량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체계적 증거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굉장히 많은 수의 특허가 정부의 연구 지원 사실 명시를 누락해왔고, 특허의 상업적 이용 가치가 높거나 특허 소유권자가 기술의 상업적 이용을 우선으로 하는 기업일수록 커진다는 사실을 보여주었습니다. 권석범 교수는 이번 논문이 과학 기술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정부와 혁신 주체 간 상호작용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진실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더하여 논문의 분석이 현실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복잡하고 이상적이지 않으며, 때로는 불편한 진실을 수반한다는 것을 학술적으로 시사한다는 점에서 이상과 현실 간의 간극을 여러 측면에서 연구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줄 수 있을 것이라 덧붙였다. ■ 우리 대학 화학공학 및 고분자공학부에서 활동하시는 권석준 교수님과 형제지간이라고 들었습니다. 같은 대학의 교수직을 맡게 된 특별한 계기나 에피소드가 있나요? 저는 성균관대에 부임하기 전 일본 도쿄대학교에서 조교수로 근무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이제는 모국으로 돌아가 후학을 양성하며 연구자의 길을 계속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침 성균관대학교에서 그 계획을 실행할 좋은 기회가 주어졌어요. 감사하게도 우리 학교에 부임이 결정되었는데, 그때까지도 권석준 교수님은 제가 성균관대학교에 부임하게 된 사실조차 모르고 있었지요. 대부분의 형제가 그렇듯, 무척 어색한 사이라서 시시콜콜 이야기하지 않거든요. 권석준 교수님과 저는 초등학교, 고등학교, 대학교까지 같은 곳을 졸업했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때는 담임선생님까지도 같았어요. 이제는 같은 직장에서 근무하고 있네요. 제가 가는 길을 먼저 걸은 선배이자 선구자로서 물심양면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존경의 마음을 담아 고맙다는 말 전하고 싶습니다. ■ 다시 교수님의 기술경영학 분야에 대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기술경영학은 다소 생소한 학문인데, 기술경영학에 관심을 가지시게 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을까요? 원래 학부 전공은 전기공학이었습니다. 전기공학을 전공하면서 졸업 논문 작성까지 완료하고 그렇게 4학년 1학기를 마치고 나서, 문득 이대로 졸업하면 전기공학 외에는 아는 것 없이 황금 같은 대학 생활을 마치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 억울함, 아쉬움 등의 복잡한 감정이 밀려왔습니다. 그래서 과감하게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졸업을 미루고, 공학과 너무 동떨어져 있지 않으면서도 새로운 분야에 대해 배워보기로요. 어떤 전공을 시작해 볼까 알아보다가 “기술경영” 이라는 전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기술경영학은 공대를 중심으로 산업공학, 경제학, 경영학, 행정학, 사회학 등 온갖 전공 분야에 대해 넓게 배울 수 있는 아주 매력적인 전공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날로 바로 프로그램을 신청하여 기술경영 전공을 새롭게 시작했습니다. 배우면 배울수록, 수강하고 싶은 강의가 늘어갔고 즐거움은 배가 되면서 기술경영학에 깊이 매료되었습니다. 학부를 졸업할 때가 되자 이대로 끝내기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 대학원 진학을 결정하면서 여기까지 온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재학생들에게 조언이나 하시고 싶은 말씀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성균관대학교에 부임하고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놀라는 순간이 많습니다. 성실하고 똑똑한 학생들은 물론이고 오늘의 모습이 어제와는 확연하게 다른, 폭풍 성장하는 학생들이 참 많다는 점에서요. 실제로 제가 지도한 학부생과는 벌써 연구 논문을 작성해서 저명 국제 저널에 게재하는 쾌거를 이룰 정도로 연구나 학업에 열정적이고 성장이 놀라울 정도의 친구들이 많다는 것을 새삼 깨닫습니다. 학생의 성공이 곧 저의 성공인 입장에서는 무척 기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다만, 학생들 스스로가 자신의 가치를 너무 평가절하하는 경우도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도 있습니다. 여러분, 스스로의 능력을 예단하고 가능성에 한계를 정하기보다는 내일은 오늘과 다른 새로운 내가 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성균관대학교는 그러한 학생들이 오는 곳이라는 사실을 언제나 마음에 새기며 즐거운 대학 생활 보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성균웹진 김연후 기자
- No. 72
- 202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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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창업대학원 15기 이동원 동문
농촌 활성화를 선도하는 농촌관광 플랫폼 ‘놀고팜’
농촌여행을 찾아 떠나는 사람들이 해마다 늘고 있다. 지역 축제는 물론 이색 체험과 먹거리 등 농촌에서 할 수 있는 활동이 많아지면서 그 인기가 날로 커지고 있다. 흐름에 발맞추어 이동원 대표는 2019년 농촌관광 및 생태여행 특화 플랫폼 <놀고팜>을 창업했다. 놀고팜은 농촌과 산촌, 어촌 등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과 숙박 상품을 편리하게 제공한다. 농촌과 디지털을 결합한 이동원 동문의 이야기를 만나보자. Q. 만나서 반갑습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액티부키 주식회사 대표 이동원입니다. 저는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에서 15기로 석사 졸업했습니다. Q. 하고 계신 사업에 대한 소개부탁드립니다. 액티부키는 농촌의 디지털전환(DX)을 선도하고, 농촌 활성화를 위해 많은 고민을 하는 기업입니다. IT, GIS, 위치기반, 공간정보 등 저희가 보유한 기술 역량을 활용하여 농업농촌에 쓰임이 있는 서비스를 개발해 왔고, 현재 ‘놀고팜’이라는 농촌관광 플랫폼과 ‘간식맘’이라는 온오프라인 통합형 신선식품 구독 플랫폼을 주요 서비스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먼저 진행했던 서비스는 ‘놀고팜’이었는데요. 2019년 당시에 농촌에 있는 여행 상품의 경우 70% 이상의 농가가 전화 예약만 받고 있었고, 고객과 공급자 모두에게 불편한 문제를 온라인 플랫폼으로 해결하기 위해 놀고팜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원래는 저희 회사명인 액티부키(액티비티+부킹)로 서비스를 진행하다가, 농촌에 계신 분들이 회사명을 발음하기 어려워하셔서 현재의 ‘놀고팜’으로 변경하게 된 사연이 있습니다. 해당 플랫폼에 입점 농가가 늘어나면서 농가의 신선식품을 도심의 소비자에게 전달하기 위한 채널도 고민하다가 ‘간식맘’ 서비스로 올해 확장하게 되었습니다. Q. 다른 경쟁사들과 어떤 부분에서 차별점이 있나요? 처음 이쪽 시장에 진입했을 때는 IT 기술역량에 대한 강점만을 지니고 있었지만, 현재는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으면서 고객에 대한 이해, 서비스 역량, 농촌에 특화된 노하우가 차별성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놀고팜’은 현재 농협과도 협약을 맺어 NH올원뱅크 앱에서 ‘NH오늘여행’이라는 이름으로 함께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고, 고향사랑기부제도 민간플랫폼 사업자로 저희 서비스 내에서 이용할 수 있게 하여 다양한 편의와 채널 경쟁력을 갖췄습니다. 이런 강점을 기반으로 확장한 ‘간식맘’ 사업도 식료품에 대한 소싱 경쟁력과 전국망 물류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사무실 간식구독 서비스는 물론이고 마트/PC방 등 구독모델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습니다. Q. 처음 창업에 도전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어릴 때 버킷리스트 1~2순위에 항상 세계 일주와 창업이 있었습니다. 25살 군대 전역 후 2년 3개월 정도 세계 일주를 다녀왔고 그 다음 버킷리스트였던 창업을 시도했습니다. 군대와 세계 일주로 공백기가 무려 5년이나 됐습니다. 처음엔 열정만으로 무턱대고 창업했다가 많이 고생했습니다. (웃음) Q. 사업을 운영하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 그리고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맨 처음 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사업자를 내게 된 날이나, 대기업 플랫폼 안에 처음 론칭하던 날, 간식맘 서비스를 처음 고객사에 설치한 날과 같이 무언가 새로이 시작한 날들은 항상 기억에 남습니다. 투자나 대기업 파트너십, 해외 진출 같이 상상해 오던 큰 마일스톤들이 달성되었을 때도 큰 보람을 느꼈고요. 힘든 순간은 사업이 워낙 변수가 많기 때문에 하루 기뻤다가 다음날 힘들었다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많은 순간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업 초창기에 오래 공들였던 프로젝트를 외주사가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망하는 바람에 노력한 시간이 물거품이 되고 팀원들도 나가게 되어 혼자 고군분투한 때 가장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덕에 소프트웨어 SI회사로 전향하여 IT사업을 하게 되었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으니 전화위복이 되었다 생각합니다. Q. 농어촌, 디지털, 그리고 관광, 농식품 등 언뜻 보기에 서로 다른 아이디어를 어떻게 결합하여 사업 아이템으로 만드셨는지, 처음부터 이 사업에 확신이 있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초기 저희의 강점이 IT였고, 농업농촌 분야에서 디지털로 전환할 부분이 무궁무진했기에 사업성이 있다고 생각하여 저희 기술력을 바탕으로 진입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농촌 관광 분야에서 전화 예약으로 인한 문제가 많이 발생하던 시기여서 디지털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놀고팜’을 시작했습니다. 이 사업이 잘 진행되다 보니 그간 갖춰진 네트워크와 인프라를 활용하여 농촌의 식료품을 도시에 연결하기 위한 채널로써 사내 간식구독 서비스 및 식료품 구독 서비스 ‘간식맘’을 시작하여 빠르게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현재 저희가 가지고 있는 강점과 제 앞에 온 기회를 포착해서 유기적으로 연결하면서 강점을 강화해 나간 것 같습니다. ▲ 놀고팜 애플리케이션 Q.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에서 석사 졸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본 교육과정이 대표님에게 어떤 배움과 영감을 주었나요? 성균관대학교 글로벌창업대학원 석사 기간 동안 회사 또한 급성장하게 되었습니다. 일하면서 바쁜데 과연 석사 과정을 마칠 수 있을지 처음엔 고민이 많았었는데, 지금은 아주 잘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서비스를 검증하는 방법론부터 HR, 조직관리에 대한 사례분석을 통해 많은 시행착오 시간을 아낄 수 있었고, 교수님뿐만 아니라 동기들, 선배들 네트워크를 통해 사업적인 영감과 실질적 도움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Q. 앞으로의 비전이나 목표가 있다면? 농촌의 활성화는 결국 도시와 농촌의 연결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나 식료품 판매 촉진과 구조 개선은 더욱 근본적인 솔루션이 될 수 있기에 올해부터는 저희 식료품 구독 모델과 마이크로 풀필먼트를 강화해서 푸드테크 스타트업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해 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또한 라오스와 일본 글로벌 비즈니스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어서 “신선한 농촌의 식탁을 도시로, 도시의 소비를 농촌으로 연결하다”라는 비전을 가지고 신선식품 구독 플랫폼으로 북미의 인스타카트를 위협하는 기업이 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로 새로이 스타트업에 도전하는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성장하게 됩니다. 사업은 지난한 여정이고, 빠르게 좋은 결과물을 받아보기 힘들 수 있습니다. 장기간 인내심과 기업가정신을 가지고 두드려봐야 하기에 큰 결심이 필요하지만, 동시에 나만의 가설로 세상에 증명하며 얻는 성취감 또한 굉장합니다. 한 번의 시도로 빠르게 결과물을 얻으려 하기보다는 자신만의 뾰족한 아이디어로 시장에 부딪혀보고 배우면서 성장해 나간다면,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바를 달성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파이팅!
- No. 71
- 2024-12-26
- 3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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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학과 08, 유다원 동문
세상을 잇는 목소리, 앵커 유다원
뉴스는 세상 곳곳에서 들려오는 수많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그 목소리의 의미를 전달하는 데 의의가 있다.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는 그 뒤에 숨겨진 맥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려 노력한다. 이를 시청하는 우리는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잠시 멈춰 서서 세상을 이루는 다양한 목소리에 집중해 본다. 더 나아가, 세상의 목소리를 더 많이 듣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되고자 노력을 기울이기도 한다. 이렇듯 뉴스는 세상의 이야기를 전할 뿐만 아니라, 그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바꾸는 역할을 한다. 이번 <인물포커스>에서는 뉴스와 시청자 사이를 잇는, 앵커로 활동 중인 유다원 동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무용학과와 신문방송학과를 복수전공한 유다원입니다. 아나운서를 꿈꿨던 대학생 시절을 지나 2013년 본격적으로 방송의 길을 걷게 됐어요. SBS를 비롯해 지역 민영방송으로 알려진 UBC 울산방송에서 아나운서로 일했고요. 이후 YTN으로 이직해서 앵커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 YTN || 방송국과 시청자 사이, 신뢰의 다리를 놓는 아나운서 아나운서는 단순히 뉴스를 읽는 사람이 아니다. 이들은 정보 전달의 최전선에 서서 매일 전 세계의 소식을 자신의 목소리로 전한다. 때로는 방송국을 대표하고, 때로는 시청자의 입장을 대변하기도 한다. 단어 하나, 문장 하나에도 무게를 두고 신중히 전달하는 이들의 목소리에는 책임감과 신뢰가 담겨 있다. 아나운서라는 직업은 단순한 전달자를 넘어, 시대와 대중을 잇는 가교 역할을 한다. |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어떻게 정의하시는지 궁금합니다. 아나운서는 방송국과 시청자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한다고 생각해요. 아나운서는 뉴스부터 매거진 프로그램이나 시사, 교양, 음악, 예능 프로그램은 물론이고 라디오 DJ, 교통, 날씨 등 전문화된 분야까지 폭넓은 업무를 담당해요. 결국, 어떤 프로그램을 맡더라도 그 방송국을 대표해서 시청자를 만나게 되는 거죠. 이렇게 아나운서가 방송국을 대표할 때도 있지만 반대로 시청자를 대표하는 역할을 하기도 해요. 아나운서는 방송에서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대신 해소해 줄 수 있어요. 가령 한 분야의 전문가나 기자가 방송에 출연하면, 아나운서는 시청자의 관점에서 궁금한 것들을 대신 물어보거나, 시청자가 알고 싶어 하는 정보를 끌어내기 위해 질문을 해요. 그래서 아나운서는 방송국과 시청자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라고 생각해요. | 현재 YTN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 <뉴스NIGHT> 앵커로 활약하고 계십니다. 아나운서에게 주어지는 다양한 업무 중 ‘뉴스 진행’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뉴스’라는 아나운서의 메인 업무를 절대 포기할 수 없었어요. 세계 각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체크하고 공부하면서 나를 단단하게 다지는 게 좋았거든요. 전 세계 주요 뉴스를 제 목소리로 시청자들에게 전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었어요. 매일 비슷한 뉴스를 진행하면 지루하지 않냐는 질문도 종종 받아요. 그런데 세상에는 생각보다 다양한 일이 일어나고 있어요. 크고 작은 이슈를 집중적으로 공부해서 책임감을 가지고 전달하는 뉴스만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 매일 뉴스를 진행하는 앵커로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중립이라고 생각해요. 뻔한 답일 수는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것이 가장 중요한 법이잖아요. 아나운서는 민감한 사회 이슈를 다룰 때가 많아요. 직접 글을 쓰는 기자나 작가도 중립을 지키려고 노력하지만, 결국 시청자들은 앵커의 입을 거쳐서 뉴스를 접하기 때문에 앵커로서 이러한 부분을 더욱 신경 쓰려고 해요. 물론 앵커의 시선으로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순간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순간에는 중립적인 자세로 다양한 의견을 들어 최대한 객관적으로 사실을 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뉴스에 대한 판단은 소식을 접한 시청자가 직접 하는 것이고요. || 세상을 잇는 목소리, 중립의 무게 YTN의 메인 앵커로 활동 중인 그는 특히 뉴스 진행을 “단순한 일상의 반복”이 아닌 “세상과 끊임없이 연결되는 과정”으로 바라봤다. 그리고 그의 중심에는 ‘중립’이라는 변치 않는 원칙이 자리 잡고 있었다. 다양한 의견과 사실을 최대한 객관적으로 전달하며, 시청자들이 스스로 가치를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가 말하는 앵커의 직업의식은 신뢰와 책임감의 무게로 빛나고 있었다. | 아나운서를 준비하던 시절, 힘든 시기도 있었을 것 같아요. 그 과정을 어떻게 극복하셨는지 궁금합니다. 아나운서를 준비하던 시기에는 늘 불안하고 힘들었던 것 같아요. ‘내가 언제 방송을 할 수 있을까?’ 조급했고 ‘합격하더라도 내가 방송을 잘할 수 있을까?’ 의구심도 들었어요. 하지만 이러한 마음을 극복할 방법은 오로지 연습뿐입니다! ‘연습만이 살길’이라는 말이 있잖아요. 실력을 갖추고 기본기를 다지면 불안함과 힘듦은 반으로 줄어들더라고요. 아나운서를 준비할 때 정말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남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나의 확고한 가치관대로 나아간 게 도움이 많이 됐어요. | 직업을 선택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개성을 찾고 차별화를 이뤄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유다원 동문은 이 과정에서 어떤 노력을 기울이셨나요? 아직도 가장 많이 고민하는 부분이에요. 차별화를 위해 자신만의 개성을 찾아야 한다는 말을 아나운서를 준비할 때부터 들었어요. 스스로 저에게 맞는 이미지를 찾기가 어려워서 주변에 이러한 질문을 종종 하곤 했어요. 제가 지인들에게 공통적으로 들었던 대답은 신뢰감 있는 이미지가 어울린다는 것이었어요. 시청자에게 신뢰감 있고 지적인 이미지를 어필하려면 그만큼 아는 것도 많고 공부가 되어 있어야 하는데요. 이러한 부분을 발전시키기 위해서 지금도 나아가는 중입니다. || 꿈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의 의미 꿈을 향해 나아가는 길은 설렘만큼이나 불안이 가득하다. “내가 이 길을 잘 가고 있는 걸까?”라는 마음속 의문이 때때로 나 자신을 흔든다. 하지만 멈추지 않는 연습과 자신을 믿는 마음은 그 길을 조금씩 단단하게 만든다. 속도가 느린 것처럼 보여도 꾸준히 나아가다 보면 자신만의 색깔이 자연스럽게 드러나기 마련이다. 실패와 불안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성실함은 나에게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 매일 쌓아 올린 작은 노력은 결국 스스로를 지탱하는 큰 힘으로 돌아올 것이다. 흔들리는 청춘들에게 필요한 건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가는 용기가 아닐까. | 아나운서로서 스스로 생각하는 본인의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생방송 대처 능력과 성실함을 꼽고 싶어요. 저는 대학생 때까지 발레를 전공하면서 무대에 설 일이 많았어요. 그런데 무대는 생방송과 참 닮았어요.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나기도 하고 순간적으로 빠른 판단을 해야 할 때도 있어요. 그동안 쌓아온 무대 경험이 생방송을 진행할 때 많은 도움이 됐어요. 돌발 상황이 일어났을 때 당황하지 않고 대처할 수 있는 저만의 방법이 생겼거든요. 목표를 향해 꾸준히 나아가는 성실함도 일할 때 큰 도움이 됐어요. 남들보다 속도가 느려 보이고, 성과가 나오지 않는 것 같아 힘든 순간이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내가 가진 무기는 성실함과 꾸준함이라고 되뇌었어요. 포기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끝까지 나아가는 힘을 키우자는 것이었죠. | 아나운서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낀 순간은 언제인지 궁금합니다. 하루하루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생방송을 무사히 마쳤을 때인 것 같아요. 매일 생방송을 진행하다 보니 전쟁 같은 하루를 보내는 날이 많아요. 생방송을 시작할 때마다 느껴지는 긴장감, 한 번씩 크게 찾아오는 압박감은 지금도 여전합니다. 그래도 열심히 준비해서 이 감정들을 이겨내고 뉴스 프로그램을 마쳤을 때 보람을 느껴요. 지금처럼 앵커 일을 할 때는 앵커가 직접 주제를 선정하고 기사를 쓰기도 해요. 제가 만든 앵커 리포트가 잘 방송됐을 때도 하루를 알차게 보냈다는 생각이 들어요.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날도 많지만, 방송을 무사히 끝냈을 때의 쾌감은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예요. 그래서 방송을 ‘끊을 수 없는 중독’이라고 표현하는 것 같아요. 사실 저에게 가장 힘이 되는 건 시청자들이에요. 무엇보다도 시청자들이 건네는 “잘 보고 있다”는 말 한마디와 응원은 언제나 가장 큰 보람입니다. | 아나운서로서 이루고 싶은 목표는 무엇인가요? 제가 아나운서 생활을 시작할 때부터 친구들과 농담삼아 했던 말이 있어요. “아나운서계의 송해 선생님이 되자”였는데요. 최장수 MC로서 꾸준히 방송에 임하셨던 송해 선생님처럼 활동하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시청자들을 오랫동안 뵙고 싶다는 마음에는 여전히 변함이 없어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감사한 일이니까요. 때로는 주변에서 나를 흔드는 말이 들리고,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을 정도로 힘든 상황을 맞닥뜨릴 때도 있어요. 하지만 그럴 때마다 시청자들과 꾸준히 소통하고 싶다는 의지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어요. 시청자 곁에 오랫동안 남아있는, 친근하고 따뜻한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 끊임없이 나아갈, 아나운서로서의 여정 발레를 전공하면서 무대 위에서 쌓아온 경험은 돌발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대처 능력을 길러주었고, 오랜 시간 길러온 성실함은 불안했던 시간을 극복할 힘이 되었다. 매일 같이 반복되는 생방송의 긴장과 압박 속에서도 그가 느끼는 보람은 단순하다. 신뢰감 있는 목소리로 시청자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일. 일상의 어려움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온 그는 지금도 “끊을 수 없는 중독” 같은 방송을 이어가며, 시청자 곁에 오래 남는 아나운서가 되기를 꿈꾼다. | 마지막으로 성균관대학교 학우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여러분이 현재 누리고 있는 대학 생활은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순간이에요. 확실한 목표와 꿈을 향해 나아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학생 때는 많은 걸 경험해 보면 좋겠어요. 여행이나 대외 활동, 동아리 활동도 좋아요. 사회에 나와 일을 시작하기 전에 지금 대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후회 없이 다양하게 해보세요. 소중한 대학생 시절을 행복하게 보내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꿈을 향한 여정, 대학생 시절의 소중한 경험이 만드는 나 유다원 동문은 대학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본인의 시야를 넓힐 기회를 소중히 여길 것을 권했다. 그의 말처럼 꿈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한 목표가 아닌, 그 걸음 속에서 얻는 경험과 성장이다. 꿈을 향한 길이 때로는 불확실하더라도 그 과정에서의 경험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 것이다. 그동안의 발자취와 현재의 모습을 연결 짓는 유다원 동문의 메시지는 꿈을 향해 나아가는 청춘들에게 울림을 준다. 결국, 꿈을 향한 여정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나름의 가치가 있는 발걸음이 아닐까. 성균웹진 이다윤 기자
- No. 70
- 2024-12-12
- 6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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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포츠 아나운서 신예원 동문(영상학과 16)
찾아서 보게 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스포츠 경기장의 열띤 분위기를 생생히 전해주는 스포츠 아나운서는 집에서 야구나 배구를 시청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오늘 소개할 동문, 신예원 아나운서는 우리 대학 영상학과를 졸업하고 연합뉴스TV 뉴스 캐스터를 거쳐 2022년 SBS 스포츠 아나운서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그녀는 현재 베이스볼S, SBS 진짜 야구, 레슨 팩토리와 주간 배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맡고 있다. 그녀의 진솔하면서 담백한 이야기를 바로 만나보자. Q.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SBS 스포츠 아나운서 신예원입니다. 20년도에 성균관대학교를 졸업하고 오랜만에 인연이 닿아 후배들에게 이야기를 드리는 것 같아 정말 반갑습니다. Q. 네 반갑습니다, 선배님은 처음부터 아나운서를 꿈꾸셨나요? 아닙니다, 방송국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맞지만 처음부터 아나운서를 꿈꾸진 않았어요. 제가 아나운서에 도전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대학교 3학년 때였습니다. 고학년이 되어가고 취업을 준비하면서 여러 길을 고민했습니다. 처음엔 영상 PD를 생각했고 크게 “내가 딱 아나운서다!” 하는 확신은 없었어요. 대학교에서 팀플을 하면서 사람들 앞에 서기도 하고 중학교 방송부에서 교내 아나운서를 맡았던 경험이 카메라 앞에 서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그러다 3학년 때 과감히 진로를 아나운서로 틀게 되었습니다. 한 번 마음을 먹으니까 조금이라도 빨리 경험을 해봐야겠다 싶어서 이때부터 아나운서에 도전하기 시작했습니다. Q. 현재 베이스볼S나 SBS 진짜 야구, 레슨 팩토리와 주간 배구 등 다양한 종목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계시는데 이처럼 여러 프로그램을 기획하면서 기억에 남는 행사나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베이스볼 S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왜냐하면 항상 생방송이거든요. 많은 분이 아나운서라고 하면 앞에 프롬프터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스포츠 방송에는 프롬프터가 없어요. 프롬프터는 앞에 카메라를 보고 아나운서가 이야기를 하면 화면에 대본이 올라가 외우지 않고 자연스럽게 읽을 수 있는 장치를 말합니다. 그런데 스포츠 아나운서는 그날 경기 결과가 1분 1초에 따라 바뀌기에 대본이 즉석에서 나와야 해서 프롬프터를 쓸 수 없는 거예요. 바로 대본을 소화하고 만약에 대본이 부족하다 싶으면 본인이 직접 때워야 해요. 그래서 베이스볼S를 진행하다 보면 경기 속도라든지 진행 상황에 따라서 갑자기 바뀌는 경우가 허다하죠. 인이어로 PD님 멘트를 계속 집중하면서 진행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사직구장으로 가겠다고 이야기했는데 갑자기 아니라고 대구로 넘겨달라고 하는 변수들이 흔히 생겨요. 그러면 저도 버벅거리고 표정에서 동공이 흔들리고 이럴 때가 있답니다. 선배들이 끝나면 “너 그때 진짜 당황했지” 이러면서 놀리고 집에 오면 가족분들도 그때 왜 갑자기 표정이 새파랗게 질렸냐 하기도 해요. 내부 사정은 나만 아는 이야기라 조금 억울한 구석도 있지만요.(웃음) 처음에는 티가 많이 났는데 이것도 시간이 지나고 여유를 갖게 되면서 어느 정도 대처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돌이켜 보면 베이스볼S를 하는 모든 순간이 저에겐 에피소드였어요.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고 싶은 분들이 만약에 이 글을 보고 계시다면 순발력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전해드립니다. Q. 아나운서의 길도 아주 다양하다고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시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처음부터 스포츠 아나운서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처음엔 뉴스 캐스터도 하고 작은 방송국에서 다른 일도 진행해 보면서 여러 경력을 쌓았습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좋은 기회를 잡아 스포츠 아나운서로 올 수 있었습니다. Q. 선배님만의 특별한 공부 방법이나 자세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멋모르고 무식하게 시작했던 게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생각해요. 조급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아나운서를 지망하는 준비생이 워낙 많다 보니 딱 몇 년을 준비하고 안 되면 다른 걸 해야지 이렇게 하는 분들이 많거든요. 현실적으로 맞을 수 있고요. 근데 저는 이것을 정해두면 스스로 조급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어 일단 해맑게 “시작해 보자” 했습니다. 무작정 지원도 하고 많이 떨어져도 보면서 막연히 “난 언젠가 잘될 수 있을 거야” 되뇌었어요. 무모하게 취업 준비 기간을 버텼던 것이 아나운서가 되는 데 필요했다고 생각합니다. Q. 아나운서 중 특히 스포츠 아나운서는 말씀해 주신 것처럼 고정 TO가 있지 않다 보니 여러 친구들이 힘들게 준비하고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선배님께서는 이를 이겨낼 방법으로 ‘해맑음’을 말씀해 주셨는데 선배님의 해맑음의 원천은 어디서 올 수 있었을까요? 준비를 열심히 하다 보면 기회는 자연스럽게 어느 순간에 따라오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에 아나운서 중 딱 스포츠 아나운서를 원하는 분이 있어도 저는 절대 기회에 제한을 두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방송 아나운서 관련된 직군이라면 다 도전해 본다는 생각으로 기다려야 기회가 찾아올 때 잡을 수 있어요. 아나운서 직업 특성상 뽑는 것이 불규칙하다 보니 스포츠 아나운서만 해야겠다가 아니라 기상캐스터도 뜨면 지원해 보고 뉴스캐스터 아니면 MC 등 작은 무엇이라도 해보면서 경력을 쌓다 보면 방송 능력과 실력이 자기도 모르게 레벨업이 되어 있을 거예요. 그렇게 꿈꾸는 자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즉 관련된 경험을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면 내 길을 한정 짓지 말고 언제든 도전해 보자. 그리고 그래야만 고된 취업 준비 기간을 버틸 수 있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Q. 선배님은 원래 스포츠를 즐겨 보는 사람이었나요? 저는 처음 아나운서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을 때 스포츠 아나운서를 할 줄은 몰랐어요. 스포츠라는 분야는 아예 생각에 없는 분야였거든요. 지원을 하는 순간까지 야구나 배구에 대해서 잘 알지 못했어요. “내가 지원하면 뽑힐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떨어지더라도 지원해 보고 떨어지는 게 낫다 싶어서 지원했습니다. 면접장에는 스포츠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았어요. 스포츠 아나운서를 꿈꾸는 분들이니까요. 제가 붙을 수 있었던 이유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 회사 입장에서 스포츠를 잘 안다는 게 큰 장점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들어오면 얼마든지 공부해서 준비를 할 수 있고 저만의 밝고 새로운 이미지를 회사에 주고 싶다” 는 느낌을 풍긴 것을 좋게 봐주셨다고 하더라고요. “입사하면 나 진짜 열심히 배우고 공부하겠다 대신 나는 이전에 이런 경험이 있어서 생방송을 잘할 수 있고, 순발력도 있고, 흡수력도 빠르고, 인터뷰도 적극적으로 잘할 수 있다”. 이런 본인만의 경력과 모습을 녹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살면서 스포츠 아나운서를 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을 못 했지만 이제는 직업을 갖게 되면서 스포츠를 공부하고 즐겨 보는데 너무 재밌고 잘 맞다고 느껴요. 흘러가는 운명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Q. 스포츠 아나운서라는 직업 특성상 여러 지역으로의 이동이 많은데, 이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에피소드가 많은데 막상 말씀드리려니 잘 생각 나지 않네요. 지역 이동이 많다 보니 막차를 놓치는 경우가 많아요. 경기가 길어지거나 변수가 생겨 일정이 길어지면 숙소를 하루 연장해서 자고 와야 할 수도 있고 그런 점이 여타 직업군과 다르다고 느꼈어요. 어느 날은 광주에 있다가 또 어느 날은 대구에 있으면, 각 구장의 색다른 분위기를 느낄 수 있고 다양한 지역 팬들을 만나는 것이 저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것 같아요. 잦은 이동을 꺼리지 않는 사람이 스포츠 아나운서를 하면 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야구 리포팅을 하다 보면 리포팅 내용을 취재해서 한 1분 30초 2분 정도 내용을 작성하고 생방송으로 나가는 형식입니다. 이때 카메라가 멀리서 저를 잡고 있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제가 방송을 하고 있는지 모르는 분들이 간혹 앞에서 시야를 막는 분들이 계세요. 그럼 저는 외운 거를 아무렇지 않게 얘기를 해야 하는데 갑자기 시야가 바뀐다거나 누가 나를 치고 지나간다거나 하면 외운 거를 다 까먹을 때가 있어요. 방송 초창기에는 멘붕도 오고 떨려서 수첩만 보고 읽은 적도 참 많았답니다. 덜덜 떨면서 그냥 수첩만 보고 읽은 적도 있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많이 실수도 해보고 스스로 무너져도 보고 깨달아도 보면서 조금씩 단단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처음부터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요. 선배님들 얘기를 들어보면 다들 많이 우셨다는 거예요. 어떤 날은 최선을 다해 준비했지만, 막상 방송에서는 노력한 부분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거나 실수한 장면만 비칠 때가 있어요. 그런 날엔 방송을 마치고 집으로 운전하면서 오는 길이 울적해요. 참 속상하죠. 그런게 쌓이다 보면 차츰 이 감정을 어떻게 빨리 털어낼 수 있는지 알게 되고, 다음번엔 조금 더 나아진 나를 발견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Q. 선배님의 대학 생활이 궁금합니다. 제 대학 생활을 돌이켜보면 가장 먼저 하이클럽(HI-Club)이 떠오릅니다. 교환학생 친구들을 도와주는 하이클럽 생활을 열심히 했어요. 하이클럽 같은 학생단체에 가면 다양한 과의 친구들을 만나잖아요. 여러 과가 섞여 있고 율전 캠퍼스 친구도 있고 다양한 친구들을 만났어요. 저는 아직까지 제 절친들이 하이클럽 때 만난 친구들이에요. 성균관대 하면 영상학과도 영상학과대로 친한 친구들이 많지만 하이클럽 생활하면서 새로운 이야기를 듣고 다른 친구들은 뭐 준비하는지 얘기도 들으면서 그런 시간들이 재밌었고 친구들에게 자극을 되게 많이 받았던 것 같아요. 영상 쪽 말고도 다른 게 없을까 눈을 넓히다 보니까 아나운서까지 생각하게 되지 않았을까 합니다. 하이클럽 활동을 하다 보면 교환 학생 친구와 대외적으로 앞에 나가 이야기를 해야 할 일이 많은데 그런 부분이 아나운서의 길을 가는데 도와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저에게 보석 같은 존재였어요. Q. 선배님은 외향적인 편이신가요? 저는 사실 극 I입니다. 강아지랑 집에서 쉬며 보내는 걸 좋아하죠. 일할 때 에너지를 다 쏟아내고 집에 오면 기진맥진 쓰러집니다. 그래서 제 성격과 반대되는 직업을 하고 있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낯을 많이 가리고 사람 많은데 별로 안 좋아하고 시끄러운 것도 안 좋아하고 그렇지만 막상 주목받는 건 좋아하는데 또 너무 주목받는 건 싫어하고 애매한 포지션에 있는 사람 같아요. 입사 초창기에는 쉴 때 거의 집에만 있었어요. 그렇지만 제가 스물여덟이잖아요. 어느 순간 내가 일만 하고 20대가 사라지는 게 아쉬운 거예요. 일만 하다가 스물여덟이 끝나가고 있잖아요. 그게 억울한것 같아서 요즘은 억지로라도 쉴 때 친구들에게 연락하고 밖에 나가서 분위기 좋은 카페를 갔다 오거나 마음 정리하기 좋은 책을 읽는다든지 하면서 여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태도의 말들』을 재밌게 읽었어요. 다행인 건 제가 직업 자체로 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오히려 아무렇지 않게 일하는 편이더라고요. 업무 모드가 오프 됐을 때는 정반대의 사람으로 돌아오고요. 체력을 완전히 쏟을 때와 체력을 비축할 때 온도 차가 굉장히 큰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Q. 선배님은 어떤 아나운서로 사람들에게 남고 싶으신가요? ‘찾아서 보게 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어요. 3사 중에서도 베이스볼S, 아이러브 베이스볼 베이스볼 투나잇 등 다양한 하이라이트 프로그램이 있는데 “오늘 신예원이 진행한대” 하면은 믿고 볼 수 있는, 자연스럽게 채널을 돌리게 하는 아나운서가 되고 싶습니다. 팬들의 마음을 대변하면서 전문성을 갖고 정보를 잘 전달할 수 있는 스포츠 아나운서가 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아나운서를 꿈꾸는 학교 후배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아나운서, 어떻게 보면 굉장히 화려한 직업으로 비춰집니다. 아나운서를 꿈꾸는 많은 분들이 이런 면에서 매력을 느꼈을 거라 생각해요. 아나운서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한 자신감과 자부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나운서가 되어서든, 다른 분야에 도전하든,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를 믿는 마음이 있어야 흔들리지 않고 일을 해 나갈 수 있어요. "나는 정말 괜찮은 사람이다, 나만큼 대단한 사람은 없다"라는 마음가짐으로 기회의 문을 두드리며 열심히 준비해 나가길 바랍니다. 특히 스포츠 아나운서를 꿈꾸는 분들에게는 스포츠에 대한 꿈을 절대 놓지 말고, 관련 정보를 꾸준히 따라가며 그 재미를 잃지 않았으면 해요. 다른 기회가 찾아온다면 주저하지 말고 도전해 보면서 경력을 쌓아 가기를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모두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찬란한 대학생 시절을 아낌없이 누렸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대학생 때로 다시 돌아가라고 하면 너무 돌아가고 싶어요. 대학생 당시 부모님이 맨날 지금만큼 행복할 때가 없다 지금 만큼 걱정 없을 때가 없다 그런 얘기를 하셨는데 안 믿었어요. 저는 할 과제도 많고 시험도 쳐야 하고 취업 준비도 해야 하는데 도대체 이게 왜 힘들지 않고 좋은 거지 생각했습니다. 근데 행복한 시기였던 게 맞더라고요. 그 시절에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휴학도 해볼 수 있으면 해보고 교환 학생도 갈 수 있으면 가고 새로 경험할 수 있는 것을 잔뜩 경험하고 사회로 나와도 절대 늦지 않으니, 여러분이 대학 생활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어 나가셨으면 좋겠습니다. 성균웹진 이준표 기자
- No. 69
- 2024-11-25
- 103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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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차원양자헤테로연구단 신현석 교수
세계적인 허브가 되는 것이 목표
흑연의 한 층을 분리해 낸 나노물질인 그래핀. 탄소 원자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진 벌집 모양의 평면 물질, 즉 이차원 소재다. 이와 같은 이차원 소재와 다른 종류의 이차원 소재가 결합하게 되면 이를 헤테로구조체라고 부른다. 올해 초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2DQH; Centerfor2D QuantumHeterostructures)이 새롭게 출범했으며 그 첫 단장을 본교 신현석 교수가 맡았다. 인터뷰를 통해 연구단과 그 비전에 대해 알아보자. ➔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란 무엇인가요? 연구단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연구단 이름이 ‘2차원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이라 이 질문을 종종 듣습니다. 2차원, 양자(quantum), 헤테로구조체(heterostructures)로 나눠서 설명하면 이해하기 조금 쉬울 것 같네요.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그래핀이 무엇인지 알고 있는데요, 그래핀과 같은 원자층 두께의 소재를 통틀어 2차원 소재라고 합니다. 이런 소재를 A4 용지 묶음처럼 수직으로 쌓으면 수직 헤테로구조체, 레고 블록을 위로 쌓지 않고 옆으로 연결할 때 서로 다른 레고 블록을 연결한 것처럼 2차원 소재의 한 층에서 서로 다른 소재가 결합해 있으면 수평 헤테로구조체라고 합니다. 이런 헤테로구조체는 두 구조가 결합한 부분에서 다양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 연구단은 그래핀과 육방정계 질화붕소 (hexagonal boron nitride, hBN)의 헤테로구조체와 이들에게서 나타나는 양자 현상 연구에 관심이 있어요. 최근 신문에도 많이 나오는데, 양자 컴퓨팅, 통신, 센싱 등과 같은 응용을 목적으로 한 기본적인 물리 현상에 관심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차원 양자 헤테로구조체’ 연구단입니다. ➔ 연구단의 대표적인 연구 활동을 소개해 주세요. 저희 IBS 연구단은 제가 UNIST에서 이직하면서 올해 3월 1일에 출범했습니다. 연구단의 연구 활동은 이제 막 시작했지만 매우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UNIST에서는 그래핀을 비롯한 다양한 2차원 소재들을 합성하고 에너지 및 전자소자의 응용을 연구해 왔습니다. 기초 연구부터 다양한 응용 연구에 관심이 있어서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온, LG에너지솔루션 등의 기업과도 활발한 공동연구를 진행했습니다. IBS 연구단을 시작하면서 이러한 연구 외에도 기초연구에 좀 더 집중하고 연구의 관심을 확장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직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BCN 구조체, 그래핀과 hBN의 헤테로구조체, 위상 절연체/위상 준금속 등의 전이금속 칼코젠 화합물과 같은, 아직까지 연구자들이 만들지 못했던 2차원 소재를 합성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이들의 양자 현상을 탐색하고 미래 양자 기술에 응용하기 위한 기반 기술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구는 연구단 단독으로 할 수 없고 다양한 공동연구를 통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를 위해 국내외 많은 연구자와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고, 특히 이미 갖추어진 국제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미국, 영국, 프랑스, 싱가포르에 있는 많은 대학 연구진과 밀접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 하나의 연구는 어떤 과정과 방법을 통해 진행되나요? 연구를 시작하기 전에 기본적인 4단계 과정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어떤 한 분야의 연구를 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분야에서 보고된 많은 문헌을 조사하여 어떤 문제 및 이슈를 해결할 것인지 목표를 정합니다. 이러한 목표가 잘 설정이 되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실험을 수행할지 실험 방법을 설계합니다. 그리고 실험을 수행한 후 데이터를 얻고 분석합니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실험 방법을 수정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많은 데이터를 논리적으로 해석하고 우리의 결론을 만든 후, 논문을 작성합니다. 제가 강조하고 싶은 것은, 대학원에 들어와 박사과정을 하는 이유는 독립적인 연구자가 되기 위함이라는 것입니다. 저널에 논문을 몇 편 쓰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독립적인 연구자로 성장하기 위한 훈련을 받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그래서 위의 연구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여 논문까지 쓸 수 있는 자질을 만드는 것이죠.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선배나 동료, 지도교수, 공동연구자들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습니다. ➔ 연구단에서 이루어진 연구들은 어떻게 활용되나요? 저희는 새로운 소재를 만들고 이들의 물리화학적인 특성을 밝히는 연구를 합니다. 물론 저희가 일부 응용 연구도 진행합니다. 저희가 이러한 소재들을 합성하고 물성에 대한 논문을 발표하면, 이것을 보고 다른 연구자들이 다양한 응용에 대한 연구도 진행합니다. 한 가지 예를 들면, 2020년에 밀도가 높은 비정질 질화붕소 박막을 합성하고 유전상수가 2.0보다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이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만의 TSMC에서 반도체에 적용하기 위해 공동연구를 제안하였고, 실제 TSMC 자체적으로 관련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국내 모 반도체 회사들에서도 BEOL (Back-End-Of-Line) 초저유전체나 Capping layer로 사용하기 위해 개발을 시작했습니다. 물론 당장 상용화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새로운 소재가 실제 제품에 적용될 때까지 많은 난관을 거쳐야 합니다. 작년 노벨 화학상의 주제였던 양자점도 처음 개념이 나오고 양자점이 합성된 후 수십 년이 지난 후에 실제 제품에 적용되었던 것을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 본 연구단에서 연구하는 분야의 앞으로의 비전과 연구단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10년 후, 이차원 양자 소재 혹은 양자 헤테로구조체 하면 떠오르는 연구단이 되고 싶습니다. 관련 연구의 세계적인 허브가 되어 우리가 만든 소재를 전 세계 연구자에게 공급하고 우리 소재들로부터 후속 연구가 진행되는 연구단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비전입니다. 이러한 비전 아래 연구단 목표를 좀 더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이차원 양자 소재의 전주기 연구’ 체계를 만드는 것입니다. 양자 현상을 보이는 이차원 소재를 만들고 양자 정보 기술에서 활용할 수 있는 기반 기술까지 완성하고 싶습니다. 첫 단계는 양자 현상을 보이는 이차원 소재의 전구체를 설계하고 합성하는 것입니다. 전구체는 2차원 소재를 합성하기 위한 출발 물질입니다. 이 전구체로부터 이차원 양자 소재를 고품질로 대면적 성장합니다. 그다음은 양자 현상을 관찰하고, 그러한 현상으로부터 양자 기술로의 응용 가능성도 검토하려고 합니다. 다양한 양자 현상 중 저희는 현재 이차원 양자소재로부터 어떻게 양자 광원을 생성하고 어떻게 스핀 큐빗을 만들지에 관심이 많습니다. ➔ 연구단만의 자랑거리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연구단 자랑 부탁드립니다. 저희 IBS 연구단에서는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많은 첨단 장비가 갖추어져 있습니다. 양자 관련 연구를 수행하기 위한 장비들을 구축 중이고요. 그리고, 공동연구 네트워크가 우수하다는 점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들어 우수한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활발한 공동연구가 필수적인데, 우리 연구단에서는 국내외 관련 전문가들과 네트워크가 잘 구축되어 있어서 우리가 잘 못하는 부분은 공동연구자들과 협력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구단의 연구자들이 다양한 분야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과 연결됩니다. 해외 공동연구자들도 많아서 공동연구를 위해 우리 연구단 연구자들이 방문하는 기회도 많습니다. 글로벌 경험을 가지는 것이지요. 물론, 외국 석학들도 우리 연구실을 많이 방문합니다. 저희 연구진들과 토의도 하고, 때로는 함께 등산도 하면서 어울립니다. 대학원생들은 해외 석학들과의 어울림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는 기회도 됩니다. ➔ 연구단에 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자격이나 능력이 있나요? 어떤 학생이 연구단에 오면 좋을까요? 열정이 있는 학생이 제일 중요하지 않을까요? 나도 해 보겠다고 도전하는 열정이 있는 학생이면 충분합니다. 전공이나 지식은 큰 상관이 없습니다. 우리 연구단은 물리, 화학, 재료, 화공, 전자 등 많은 분야에 걸쳐 있고, 융합 연구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연구원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소위 좋은 저널에 논문 쓰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것보다는 ‘의미 있는 연구’를 하는 연구자가 되기를 바랍니다. 물론 좋은 저널에 논문을 쓰는 것을 소홀히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좋은 저널에 논문을 쓰면서 성장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다만, 궁극적으로 우리가 하는 연구가 어떻게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지, 우리 과학기술에 어떻게 공헌할 수 있는지를 고민했으면 합니다. ➔ 연구단 홈페이지: https://www.ibs.re.kr/2dqh/ 성균웹진 이주원 기자
- No. 68
- 2024-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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