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ent Success Story

무인도에서 살아남기

강훈(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 18)

내가 감명 깊었던 성공 스토리는 뭘까?


2018년 2월, 독학사에서 가정학 학사를 취득했다. 독학사란 평생교육진흥원에서 주최하는 학점은행제의 여러 갈래 중 하나로, 대학교 검정고시라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20대 후반의 나이에도 대학교를 가지 않았다. 그 이전의 삶을 설명하자면 ‘도피와 도망에 익숙해진 겁쟁이의 제자리걸음’이었다. 학사라는 자격요건이 생겼기에 현실에 맞춰 자격증 공부를 하거나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하려고 했다. 마음속으로는 늦게라도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20대 후반에 대학에 간다는 주변의 인식이 좋지 않았고, 6~7년간 쉰 공부를 다시 할 보장이 없었기에 섣불리 행동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에, 2018년 11월 비보이 홍텐의 ‘프리스타일 세션’ 세계대회 우승은 망설이던 나에게 시작을 안겨준 계기가 되었다.


춤을 오랫동안 추었고, 좋아한 나에게 비보이 `홍텐`은 슈퍼스타와 다름없다. 하지만, 당시에 홍텐의 나이는 30대 중반이었고 10대와 20대가 즐비한 비보이씬에서 홍텐의 평가는 전성기가 다소 지나지 않았느냐는 평가가 있었다. 하지만, 홍텐은 보란 듯이 우승했고, 증명했다. 주위의 시선을 실력으로 답한 것이다. 이후에 홍텐은 다가올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 처음 하는 비보이 종목에서 40대의 나이에 금메달을 목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40대에 비보이 올림픽 금메달 도전이라니...’ 일반적인 상식에서 믿기 어려운 일이지만, 그의 활약에 납득이 됐다. 그리고 깨달았다. 주위의 기준과 시선이 만든 퍼즐 속에 내 삶을 끼워 맞추기보다 자기만의 그림으로 채워 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홍텐의 눈부신 이야기에 자극 받아 늘 마음속에 있던 대학 진학을 결심하고 편입시험을 통해 독학사 가정학 출신에서 우리 대학 화학공학/고분자공학부에 입학했다.



“성균관대라는 무인도에 떨어진 나”는 모든게 낯설고 힘들었다.


대학에 입학했지만 전공 공부하기에 앞서 기초적인 학교 시스템의 적응조차 어려웠다. 편입생은 L.C, F.G와 같은 제도도 없어서 더 힘들었다. 가장 힘들었던 교과목은 실험 실습 교과목이다.  매 학기 진행되는 실험 실습 교과목은 골치 덩어리였다. 전공 지식도 부족한데 전무한 실습 경험과 예비 레포트, 결과 레포트, 직접 실험 참여 및 실험 발표 영상까지 너무 힘들었다.


사람은 성장하기 마련이다. 나 또한 그렇다. 예전의 나였으면 분명 다시 또 익숙함으로 도망쳤을 것이다. 이해 안 되는 수업을 듣고 있는 나를 볼 때면, '아 그냥 포기할까, 휴학할까'를 마음속으로 외쳤던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배움의 의미가 다른 친구들과 달리 조금은 더 특별했던 것 같다. 공부하러 왔고, 엔지니어로서 성장하기 위해 왔다. 힘들다고 포기하거나 지체할 시간이 없었다. 하나씩 배우고 익혔다. 그럴때 마다 뿌듯했고 그에 맞춰서 점점 전공 수업 내용이 이해되고, 실험 레포트나 여러 과제를 잘 해결해 나갈 때마다 성취감이 힘나게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났다. 3학년 1학기를 필두로, 도전학기, 2학기, 겨울학기, 4학년 1학기 그리고 지금 졸업을 마무리하는 4학년 2학기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결과적으로, 전 학년 백분위 95.8%라는 성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무인도에서 작은 사회로”


졸업을 준비하며 마지막 학기를 마무리하는 지금, 엔지니어로서 새로운 시작과 성장을 위해 앞으로 나아가려 한다. 외부 교육을 수강하며 현업에서의 디테일한 관점들을 배우고, 우수학부 연구생 활동을 통해 학부 공부 이외에 랩실만의 깊은 공부를 하고 있다. 마지막 학기에 종합설계 프로젝트도 참여하고 있기에 아주 바쁘게 지내고 있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무인도인 줄 알았던 성균관대에서  나도 하나의 작은 사회를 이루어 나가며 적응하고 성장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학생성공’이란?


‘경험에 진심을 얹는 것’이 학생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결과에는 성공과 실패가 있다. 그 성공의 크기에도 크고 작음이 나누어져 있다. 경험에 진심을 얹는다는 것이 성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실패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실패에서 얻을 수 있는 가치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실패도 진심을 얹은 이에게 주어지는 또 다른 '얻음'이다. 성균관대에 들어오기 이전의 삶은 실패라기보다 도망과 회피였다. 대학 입학 후에는 선택한 길에 최선을 다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배우려 노력했고, 이러한 진심을 얹은 경험을 공유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확산할 수 있었다. 세상에는 다양한 경험이 있다. 이 글을 읽는 후배들은 보통 나와 같이 독학사를 공부했거나, 20대 후반의 늦은 나이에 학교에 온 이는 흔치 않으리라 생각한다. 상황이 달라도 그 알맹이를 느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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