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udent Success Story

의료사회 복지사 : 실천가, 연구자, 그리고 행동하는 사람

문이지 (사회복지학과 박사과정 )

2008년 문이지 원우는 사회봉사특기자전형으로 성균관대학교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다. 그에게 ‘봉사’는 삶의 전부이자 앞으로 나아갈 방향이었다. 그는 중고등학생 때 공부만 하는 우등생은 아니었다. 그 당시 사회복지 공부를 하던 엄마를 따라 장애아동시설에 자주 방문하여 여러 봉사활동을 했다. 이 경험은 책에서 얻기 어려운 깨달음을 얻을 수 있는 배움의 장이었다. 열심히 공부를 해도 학업 성적은 잘 오르지 않았지만, 봉사활동은 1000시간이 넘게 참여해도 지루하거나 힘든 줄 몰랐다. 축적된 봉사활동을 토대로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했지만 사회봉사특기자전형으로 입학했다는 점이 다른 학우들에게는 편하게 입학한 학생들이란 편견을 갖게 했다. 


원하던 대학에 입학했지만 대학생활은 쉽지 않았다. 그는 재학중 ‘앞으로 내가 지닌 가치를 변함없이 발휘해나가자. 조금 오래 걸릴 수 있겠지만 더 확실하게 증명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이자.’ 라는 두 가지 다짐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구체적인 도전과제를 만들었다.  ‘봉사활동 지속하기, 내가 가진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관련 지식을 빠삭하게 익혀 준비하기, 학과 학생들과 공동의 가치를 나누는 장을 마련하기, 학생으로 할 수 있는 실천현장에서의 경험 쌓기, 경제적·정서적으로 독립하여 이 모든 것을 스스로 이루어보기’였다. 그는 목표로 세운 것을 행동으로 옮겨서 실천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서 누구보다 부지런히 움직였다. 기존에 하던 봉사활동을 그만두지 않고 지속했고, 봉사 정신만 투철한 사람에 그치고 싶지 않아서 대학교 생활에 충실했고 수업을 열심히 듣고 공부했다.


그 외에 학교 밖에서의 활동은 지금의 자신의 모습을 만들어 주었다. 서울대학교 어린이병원에서 치료 중인 고등학생 친구의 학업을 돕는 멘토링 봉사활동를 시작한 것이다. 평소 ‘장애아동’에 관심이  있던 그에게 의료사회복지 수업은 병원 내 중도 장애를 얻게 되는 환자 및 가족을 위한 일을 하는 사회복지사의 존재를 알게 했다. 의료사회복지사가 되기 위해서는 졸업 후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이 있는 상태에서 1년의 인턴 기간을 거쳐 시험을 봐야 하는데, 워낙 신규 직원을 채용하는 기회가 적고 이를 꿈꾸는 학생들이 많아 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려운 길이었지만 ‘어려워도 무조건 한다. 포기만 하지 않으면 되는 거 아닌가?’라는 마음가짐으로 도전했고, 실천가로서의 역량을 키우기 위한 초석으로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성모병원에서 실습 경험을 했다.


 씨앗 심기, 선별한 씨앗을 뿌리기 작업


대학 졸업 후 하고 싶은 것을 하는 준비과정으로 서울대학교병원 사회복지팀에서 1년의 인턴 과정을 거쳐 드디어 의료사회복지사 자격을 갖추었다. 인턴 과정을 거치며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의료사회복지 세부 분야가 무엇일지 고민하던 중 신생아중환자실 부모 면담을 하게 됐고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커다란 무력감을 느끼는 경험을 했다.


그러던 중 소아완화의료 및 소아호스피스가 잘 정착된 국가의 해외 전문가를 섭외해 소아호스피스 훈련가를 양성하는 강의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 강의로 외국에서는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영적전문가 등 다양한 전문가가 함께 일하며 환자 및 가족의 슬픈 과정을 돕는 것을 알게 됐고 그렇게 소아호스피스 사회복지사를 꿈꾸게 됐다. 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안됐고 인턴 월급도 얼마 되지 않아 고액의 교육비용이 비싸게 느껴졌지만 미래의 나를 위한 투자라고 생각하며 통 크게 투자해 교육을 들었다.


 새싹 키우기, 평생 하고 싶은 일과의 만남 그리고 꿈의 구체화


1년 간 인턴 과정을 마친 후 세부 관심 분야를 찾기는 했지만 이를 적용시킬 마땅한 현장이 없어 방황하는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인턴 경험을 통해 찾은 세부 분야에 대해 더 깊이 공부하는 것이 지금 할 수 있는 유일한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어 다시 대학원 석사과정에 입학했다. 계획하지 않았으나 시작된 대학원 과정의 경험은 그에게 관심 분야의 연구를 찾아볼 수 있도록 훈련하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국내에 소아호스피스 관련 실천 현장이 없어 해외 연구를 통해 소아완화의료 및 호스피스의 내용을 조금이나마 간접적으로 접할 수 있는 기회였다. 


대학원 입학 후 1년이 지나도록 소아호스피스를 실천하는 마땅한 현장이 생기지 않아 고민하던 중, 2014년 1월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 관리 코디네이터를 뽑는다는 공고문이 붙었다. 당시 공고문에서 원하는 인재는 ‘소아완화의료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있는 자. 파트타임으로 일할 수 있는 자. 봉사자를 관리할 수 있는 자. 신규 사업을 운영할 수 있는 자’였다. 자신이 적임자라는 확신이 들었다. 대학원 진학 후 1년간 연구를 찾아보며 준비기간을 거친 덕에 학업과 업무를 병행하기 시작하자 연구에서 보았던 소아완화의료·호스피스를 현장에 적용해볼 수 있어 너무나 가슴 벅찬 경험이었다. 


‘꿈을 담은 꽃씨가 움트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은 소아완화의료·호스피스에 대한 친근한 표현의 명칭’인 ‘꿈틀꽃씨’ 코디네이터로 일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꿈틀꽃씨 코디네이터로 일하며 병원에서 치료 중인 중증 희귀난치 질환아동 및 청소년을 위한 놀이, 집단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운영하는 일을 했다. 꿈틀꽃씨 코디네이터로의 삶은 ‘그토록 원하던 일, 평생 하고 싶은 일, 아이들을 위한 일, 아이들의 행복을 보며 내가 더 행복해지는 일’로 채워져 꿈만 같은 시간이었다. 꿈틀꽃씨가 신문기사, KBS 방송 프로그램, 뉴스 등에 소개되기도 했다. 학부 재학시절 학생회장을 하면서 학과를 알리기 위해 글을 쓰고 홍보를 했던 경험이 일을 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을 느끼며 ‘역시, 경험은 중요하구나.’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하지만 행복의 이면에는 늘 불안감이 공존했다. 정해진 길을 걷는 것이 아닌, 길을 만들어가는 일원이 되어 소아완화의료 현장을 구축해 나가야 해서 ‘과연 이곳에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계속 던졌고, 게다가 당시에는 병원 내 정규직원이 아니어서 매 순간 고민하며 괴로운 시간을 보냈다. 


 꽃 피우고 열매 나누기


2018년 7월, 드디어 보건복지부 산하 소아완화의료 시범사업도 시작되었고 신분도 병원 내 정규직 의료사회복지사가 됐다. 2019년 박사과정에 입학하여 ‘소아완화의료’를 알리기 위한 연구를 시작했다. ‘소아완화의료의 필요성, 현장에 적용되는 프로그램, 현장 실무자가 느끼는 소진’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 외에도 2016년, 2018년 두 차례 해외 학회에 참여해 포스터 발표를 통해 대한민국에서 소아완화의료가 시작되고 있다는 것을 알리고, 해외 여러 국가의 소아완화의료 서비스를 배우기 위한 도전을 했다.


학사, 석사, 박사과정을 통해 나아갈, 그리고 나아가고 싶은 방향이 정해졌고 힘겨웠지만 의미 있는 노력의 시간을 통해 터전이 생겼으니 이제 진짜 시작이라는 생각이 든다. 학교에서 석, 박사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분야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채우는 방법을 습득하게 된 덕분에 불안감을 단단하게 눌러가며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학생성공’이란?


성공의 기준은 결코 객관화시킬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각자가 스스로의 삶에서 즐겁게 발휘할 수 있는 것을 찾아서 그 잠재력을 키우기 위해 자기개발의 시간을 쏟고 실패의 순간이 왔을 땐 겁먹기보다는‘어 아닌가 보네’ 하며 가볍게 다른 방법을 찾아보는 것.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오면 ‘어 좀 힘든가 보네’라고 하며 스스로에게 보상과 쉼을 주기도 하면서 계속하다 보면 결국 내가 바라는 성공의 모습과 조금씩 닮아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씨앗을 찾고 각자의 길을 걷다 보면 우리 성균관대 학생 모두 자신이 바라는 성공의 모습으로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 성균관대학교의 건학이념인 수기치인의 자세일 것이다. 우리 모두 성균관대학교에서 자신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씨앗을 찾고 사회에 나아가 이를 심고 열매를 맺어 주변과 나누어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일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 이 글은 ‘2020 우리들의 성공수다’ 책에 실린 학생성공스토리 공모전 수기집에 실린 글을 편집해서 올린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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